강영원 독자 (서울송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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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미스 카인
이제 지하 29층에는 선생님이 없다. 그래서 아이들은 아침 9시에 와서 오후 3시까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집으로 돌아갔다.그로부터 일주일 뒤 새로운 선생님이 온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무서웠다. 소문에 의하면 새 선생님이 아이들을 너무 사랑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 반이 아니라면 아마 그 기분을 이해 못할 것이다.
한편 새로운 선생님인 미스 카인도 겁이 났다. 반 아이들이 선생님 한 명을 없앴다는데 겁이 안 날 리가 있나. 미스 카인이 지하 29층 교실에 도착하자 학생들이 안 보였다. 그곳에는 온통 아기 천사들만 있었다. 하지만 그곳엔 아이들이 있었다. 미스 카인은 그것도 모르고 학생들이 오기만을 기다리다 오후 3시가 되자 퇴근했다. 그렇게 3일이 지난 뒤 미스 카인은 겨우 교실에 있는 것이 아기 천사들이 아니라 반 아이들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스 카인의 수업은 아주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그 수업시간은 천국이었다. 벌점 란에 자기 이름이 2번 적히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이름이 2번 적힌 아이는 낮 12시에 두더지전용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가야 한다. 그리하여 지하 29층에도 수업다운 수업이 시작되었다.
*<설명> 두더지전용 버스: 두더지들만 타는 버스. 아주 더럽고 냄새가 역겹다.
3장 샐리
미스 카인반 아이들 중에 샐리라는 여자 아이가 있다. 지하 29층에서 가장 예쁜 아이다. 모든 아이들은 샐리를 좋아한다. 한 명만 빼고 말이다. 그 한 명은 바로 샐리 자기 자신이다. 샐리는 한 번도 자기 얼굴을 본 적이 없어서 자기가 예쁜 줄도 모르고 아이들이 자기를 좋아하는 줄도 모른다. 샐리는 좋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미스 카인 선생님은 샐리를 위해서 ‘샐리표 젤리’를 만들어 주었다.
“샐리, 이 젤리 좀 먹어보렴.”
“무슨 젤리가 이래요? 아무런 맛이 안 나요.”
샐리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맛이 궁금해진 다른 친구들이 샐리표 젤리를 먹어 보았는데 아주 맛있었다.
“야, 새콤 달콤 맛있기만 한데.”
맛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한 아이와 샐리 뿐이었다.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하던 찰나, 미스 카인이 말했다.
“아이쿠! 내가 큰 실수를 했네.”
그리고 다음날 다른 모양의 젤리를 만들어 왔다. ‘미스 카인표 젤리’였다. 역시나 미스 카인은 아무 맛도 못 느꼈지만 샐리와 친구들은 모두 맛있다고 했다. 이제 샐리는 미스 카인 선생님만 좋아한다.
그 다음날엔 제니표 젤리를 갖고 오셨다. 제니는 아무 맛도 못 느꼈지만 샐리와 친구들은 맛있다고 느꼈다. 이제 샐리는 미스 카인과 제니만 좋아한다. 이렇게 계속 매일 학생 한명 한명에게 ‘누구표 젤리’라고 하면서 나눠주었다. 마지막 젤리를 다 먹고 나자 샐리는 모두를 좋아하게 되었다.
강영원 독자 (서울송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