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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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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수 독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202 / 조회수 :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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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어카 할머니

“애기 엄마, 그거 나 줘요.”
“예? 아, 예. 저, 여기요.”
“고맙수다.”
“아니요, 뭘요.”
“고마워요.”
“아, 예에.”


하늘에서는 비가 기다란 엿가락처럼 주룩주룩 내리는 저녁이었습니다. 사랑이 집은 5층인데 아래를 내려다보니 작은 빌라 열네 동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우리 동네에도 놀이터에도 제법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엄만 현관문 앞에 쌓아놓은 박스와 신문지를 비가 그치면 내놓을까하시다 그냥 들고 나가기로 하셨습니다. 착한 사랑이는 엄마한테 우산을 씌워드리기 위해 따라 나갔습니다.
그렇게 사랑이는 엄마와 함께 박스와 신문지를 정리해 가지고 1층으로 내려가는데 할머니 한 분이 리어카를 세워놓고 계셨습니다. 우비도 입지 않은 야윈 할머니의 등에 사정없이 빗줄기가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사랑이는 손에 한가득 들고 있던 박스와 신문지를 얼른 내어드렸습니다. 할머니는 사랑이가 드린 박스와 신문지를 리어카에 싣고선 고맙다며 주름진 얼굴에 웃음을 가득 띄우시더니 빠른 걸음으로 가셨습니다.
사랑이는 이렇게 캄캄한 밤에 비까지 내리는데 종이를 수거하는 할머니가 불쌍해 보여서 빗속으로 사라지는 할머니를 한참이나 지켜보았습니다. ‘내 우산이라도 드릴 걸 그랬나......’
혼잣말을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사랑이네 가족은 고기 집에서 갈비도 먹고 집으로 오는 길엔 대형마트에 들러서 장도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빈 박스가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많이 나왔습니다. 아빠가 내다놓겠다고 하시는 걸 혹시나 하는 마음에 사랑이는 갖고 내려가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하지만 어제 그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할머니 눈에 잘 띄도록 도로 가까이에 박스를 내려놓으려는데 저만치서 할머니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사랑이는 괜히 반가운 마음이 들어서 손에 들고 있던 박스를 내밀었습니다.
“아이고, 착하기도 하지. 고맙다, 고마워!”
“아니에요.”
“복 받을 겨!”
“네? 안녕히 가세요.”
“으응. 그래그래.”


할머니는 까칠한 손으로 사랑이의 등을 쓸어 주시더니 또 빠른 걸음으로 가셨습니다.
엄마 말씀엔 할머니는 오십이 넘은 아들과 함께 사신다고 했습니다. 아들은 장애를 갖고 있는데 혼자선 제대로 밥도 못 먹는다고 했습니다. 나라에서 보조금이 나오는데 반찬값이라도 벌기 위해 종이를 줍고 다니신다고요. 그 얘기를 듣자 사랑이는 할머니가 더 가여워서 종이를 열심히 모아서 드려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무거운 리어카를 끌고 다니시면 힘드실 텐데 할머니의 걸음은 항상 힘이 넘쳤습니다. 아마도 집에 있는 아들에게 맛있는 반찬을 해서 먹일 생각을 하면 힘이 넘치시는 가 봅니다. 그동안 힘든 인생을 살아오셨을 할머니를 보면서 사랑이는 열심히 공부해야겠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문제집과 참고서를 열심히 풀고 있습니다. 그 동안은 엄마가 하루에 다섯 장씩 풀라고 하실 때마다 너무 많다고 투정을 부리고 짜증을 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좀 쉬어가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오히려 제 건강을 걱정하시는 엄마의 잔소리를 들어가며 열심히 풀고 있습니다.
사랑이는 또 생각했습니다.
‘난, 공부를 많이 해서 좋고, 다 공부한 문제집과 참고서는 할머니께 드리면 할머니는 돈을 벌 수 있어서 참 좋을 거야.’하고 말입니다.


오늘도 베란다에서 쪼그리고 앉아 신문지를 챙기는 사랑이에게 엄마가 말씀하십니다.
“또 그 할머니 드리려고 신문지 챙기는 거야?”
“네.”
“우리 할머니도 아닌데 사랑이는 왜 그 할머니한테 잘 하니?”
“할머니가 불쌍해서요. 이렇게라도 도와드리고 싶어서요.”
“우리 딸 참 착하기도 하지.”


조금 있으면 또 할머니가 사랑이네 집 골목을 지나가십니다. 챙겨놓은 신문지가 얼마 되지는 않지만 끌어안고 할머니께 달려갈 사랑이는 흐뭇하기만 합니다.

임지수 독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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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2-02 16:07:56
| 우리동네에도 폐지를 줍는 할머니 할마버지들이 많이계셔요. 날시가 추워져서 걱정이 많아요. 할머니 할마버지께서 돈을 많이 벌어서 잘 사셨으면 좋겠어요. 임지수기자님 잘 읽었어요 수고하세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2-05 20:35:52
| 정말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이야기네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2-05 20:35:53
| 정말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이야기네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2-08 23:05:30
| 가슴 따뜻한 이야기네요. 저희 동네에서도 그런 분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사랑이의 따뜻한 마음이 잘 느껴지는 동화, 잘 읽고 갑니다^^
임지수
북인천여자중학교 / 1학년
2010-12-09 12:34:39
| 채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12-12 08:44:26
| 저희 동네에도 폐지를 줍는 할머니가 있는데 며칠전에 교통사고가 나셨어요. 정말 슬픈일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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