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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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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빈 독자 (미원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35 / 조회수 :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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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선생님!

요즘은 항상 한숨이다. 졸업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들었던 친구들과도, 교실도, 선생님과도 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만나기 어려운 선생님께 편지를 통해서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


To. 이재용 선생님

안녕하세요. 저는 1년 동안 한 교실에서 함께 생활하던 혜빈입니다. 벌써 졸업을 앞둔 6학년이 되어 버렸네요. 처음엔 중학교에 간다는 것이, 아니 중학생이 된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1학년, 2학년, 3학년. 그저 언제나 초등학생이면 얼마나 좋을까 하며 생활했죠. 하지만 이제는 현실에 순응할 때가 되었나 봐요.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또 고등학교를 간다는 현실에 순응하게 되겠죠.


저는 1년 동안의 추억을 늘어 놓아보려고 해요. 6학년의 추억이라면 당연히 수학여행이겠죠? 그 때 쓴 숙소를 1박2일 팀이 사용해서 얼마나 신기했다고요! 안압지, 첨성대, 불국사, 석굴암, 석가탑과 다보탑 이곳저곳 여러 문화재들을 보고, 만지고. 그보다도 친구들이랑 한 방에서 생활하는 게 좋았죠. 방이 비좁았지만 큰 불만은 없었어요. 그저 친구들이 있다면 괜찮았죠. 봄인데도 불구하고 정말 더웠어요. 그렇죠? 덕분에 다른 문화재를 보러 이동할 때에는 불편이 따랐지만요. 친구들이랑 방에서 게임할 땐 재미있었어요. 친구들이랑 그렇게 뛰어다니면서 하는 게임은 아마 처음이었을 거예요.

선생님, 기억하시죠? 저희의 깜짝파티. 5월 15일 스승의 날 아침에 분주하게 파티상을 차려서 선생님께서 눈치 채지 못하게 하려고 했는데 티가 많이 났죠? 그래도 선생님께서 기뻐해주셔서 얼마나 좋았다고요. 선생님 얼굴에 묻은 생크림을 보며 어찌나 웃었던지 정말 즐거운 하루였죠.


스승의 날 말고 또 다른 추억이 있죠? 아주 장기적으로 생긴 추억이요! 7월 17일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대비를 위해 5시까지 함께 공부하고, 혹은 7시까지도 공부하는 친구들이 있었지요. 선생님은 퇴근 시간이 지났음에도 저희들을 위해 두 시간이나 더 사용해 친구들을 가르쳐 주셨잖아요. 5시까지 남아 공부하는 덕분에 난생 처음 학교에서 컵라면도 먹어보고 말예요. 피곤하고 힘도 들었지만 피곤하고 힘든 만큼의 성적이 나와서 기뻤어요. 선생님도 흐뭇하셨죠? 5시까지 남아서 공부하고,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보내는 시간도 정말 좋았는데. 이젠 그런 일들도 추억이 돼 버린 걸까요?

 

이렇게 추억 이야기는 마치고요. 이젠 정말 헤어질 시간이 한 걸음 한 걸음씩 다가오는 게 느껴져요. 헤어지고 싶지 않은데 말이죠. 6년 동안 봐 왔던 친구들, 이제껏 생활해왔던 교실들, 저에게 훌륭한 가르침을 주셨던 선생님들과도 이젠 안녕인가 봐요. 겨울이 지나고 봄이 되면 저희들은 모두 중학교에 가 있겠죠? 선생님, 예전에 했던 말씀 잊으시면 안 됩니다! 대학교 졸업하면 꼭 선생님 댁에 방문할 거예요. 저희들 피하시려고 일부러 연락 끊으시면 안 돼요! 선생님은 저희의 초등학교 마지막 선생님이시니까요.

 
선생님께 전하고 싶은 말이 두 가지 있어요. 이렇게 전할 수 있어 좋은걸요? 첫 번째로는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어요. 저희를 가르치시는 게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전교에서 소문난 도무지 통제할 수 없는 기량의 아이들이었죠. 이런 저희를 맡으신 선생님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정말 고생하실 거라는 예감이 들었죠. 선생님도 저희를 만난 첫 날부터 느끼셨을 거예요. 저희가 보통 말썽쟁이가 아니란 것을요. 항상 저희가 사고를 치고 혼이 나고, 다음날이면 말짱해져선 또 사고를 치곤 했죠. 6~7월은 큰 시험 때문에 바빠서 즐거운 일을 할 시간이 없었지만 지금은 대부분의 교과서 공부가 끝나서 시간이 많아 즐거운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저는 연말이 좋았어요. 몇 달간 하던 공부로 인해 피곤해진 뇌에게 휴식을 줄 수 있어서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예체능 시간이 더 늘어나서 좋아했지요. 그런데 이번 연말은 그다지 좋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예체능 시간이 많기는 하겠지만 친구들의 얼굴, 선생님의 얼굴을 볼 수 없다는 슬픈 생각에 잠겨 예체능 시간이 괴로울 것 같아요. 시간이 지나 모두 극복하고 어엿한 중학생이 되어 다시 만나면 될 텐데 지금은 왜 이렇게 괴로운 지 저도 모르겠어요.

 

두 번째로는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지요. 항상 말썽부리고, 사고치고, 힘들고, 골치 아프게 해드려서 죄송해요. 항상 말을 듣지 않은 건 저희였죠. 청소하라고 할 때엔 수다나 떨고, 장난치고. 선생님께서 아무리 훈계하시고 매를 드셔도 소용이 없었어요. 혼날 때만 엄숙했으니까요. 조금 지나면 금방 쾌활해지는 저희니까요. 그런 저희를 좋은 길로 올바르게 이끌어주신 것은 선생님이세요. 선생님이 아니었다면 저희들은 마구 떠들고, 장난쳐서 학교가 조용할 날이 없었을 것이에요. 선생님이 저희 때문에 많이 힘드셨을 것으로 압니다. 그래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었어요.


선생님, 저희가 나쁜 학생이든 착한 학생이든 저희를 언제까지나 기억해주시고 사랑하고, 아껴주실 거죠? 선생님은 무엇보다도 학생을 아끼시는 선생님이시니까요. 이재용 선생님, 그 동안 저희를 아껴주시고,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희의 무례한 행동 죄송합니다. 그래도 저희를 잊지 말고 언제나 기억해주세요.


2010년 12월 8일 존경하는 이재용 선생님께 아끼는 제자 박혜빈 올림.

박혜빈 독자 (미원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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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2-16 21:15:01
| 초등학교를 졸업한다니 가슴이 콩딱콩딱 할것 같아요. 선생님과 친구들이 엄청 보고 싶을것 같아요. 중학생이 되는걸 축하 드려요 박혜빈 기자님.
박혜빈
대성여자중학교 / 1학년
2010-12-18 13:25:23
| 감사해요 청비 기자님도 약 1년 후면 졸업이겠네요^^ 5학년 생활 화이팅입니다!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12-18 18:40:57
| 저도 내년있으면 초등학교를 졸업해야 하는데 친구들과 해어지는 마음은 어떨까요?
정지수
산남중학교 / 1학년
2010-12-21 20:47:21
| 참재밌던 파티였던거 같네요.
저도 내년이면 졸업인데..
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0-12-27 19:11:33
| 선생님이 좋은분 같습니다.
저희 언니도 졸업을 하는데 언니와 같이 초등학교를 다니고 싶은데
언니가 중학교를 가네요ㅠㅠ
기사 잘 읽었습니다.
박주현
민백초등학교 / 6학년
2010-12-27 19:45:28
| 초등학교를 졸업하면 참 아쉬울것 같아요. 저도 6학년이 되는데 6학년 올라가기 전에 지금 선생님께 감사편지를 꼭 써야겠어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2-29 12:02:22
| 저도 2학기때 함께한 선생님과 헤어지고 많이 속상했어요.
우리를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던 선생님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어요~^^
최시헌
성광중학교 / 2학년
2010-12-30 12:08:23
| 이젠 초등학교 선생님들과 모두 이별이네요~ 섭섭하기도 하고 또 중학교 선생님들과 만날 생각에 떨리기도 합니다. 기사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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