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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2월 16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64 / 조회수 : 1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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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이의 변신

"엄마 나 저거 사 달란 말이야~ 저번에 사 줬잖니! 쳇, 그거? 유행지난지 오래거든요!! 어휴, 내가 너 때문에 못살아. 너 이제, 한 달 용돈 반으로 줄인다... 이렇게 된거라구... 아, 정말.. 그 옷이 유행 지난 지가 며칠이나 됐는데 정말... 우리 엄마는 너무 요즘 트렌드를 몰라. 어휴.."

아영이가 자기 혼자 엄마와 자신의 흉내를 익살스레 내며 친구들 앞에서 이야기 했다.


"아영아, 며칠밖에 안됐는데 또 옷을 산다는 건 좀..."

"그래서 뭐!! 넌 내 얘기 듣기 싫으면 나가 있던가!"

아영이는 유행에 따라 끌려다니며 며칠마다 옷을 하나씩 사는 아이이다. 아영이의 옷장은 인기 연예인들이 입고 나왔던 의상으로 가득하고, 아영이도 그 옷장을 보며 자신이 그 멋진 옷들을 입고 요즈음 최고 인기인 연예인 언니처럼 당당하게 길거리를 누빌 것을 생각하면 입에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다음날.

아영이는 학교를 마치고 바로 번화가에 있는 옷가게 앞을 서성였다. 그렇지만 지갑 사정은 좋지 못했다. 아영이는 한숨을 쉬었다.

"어!"

앞에는 긴 머리를 단정하게 뒤로 묶은 희정이가 지나가고 있었다. 평소 돈을 잘 쓰지 않는 희정이는 돈이 많을 것만 같았다. 아영이는 희정이에게 다가가 어깨동무를 하며 친한 척 말을 걸었다.

"희정아~ 내가 지금 급한 일이 있는 데 돈을 집에 놔 두고 왔지 뭐야. 혹시 돈 있으면 조금만 빌려주면 안될까? 친구야~ 헤헤.."

"얼마정도?"

"한... 3만원만? 아... 아니 2만원만.."

"너 또 유행하는 연예인 옷 사려고 그러는 거지? 미안하지만 그런 데에 쓸 거라면 빌려 줄 수 없어. 안녕, 학교에서 보자."

아영이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에이, 쟤는 돈도 많을 텐데 일부러... 친구한테 그 까짓 몇 만원 빌려 준다고 어디가 덧나나? 에이, 몰라. 이왕 온 김에 옷 구경이나 하고 가지, 뭐.."


아영이는 번쩍번쩍한 인테리어의 멋진 마네킹을 뽐내는 옷매장에 들어갔다. 모두 아영이가 좋아하는 최신 유행 스타일이었다. 그런데 그 중에서 괴상하게 보이는 옷이 있었다. 그 옷은 우스꽝 스럽게 생겼었다. 팔 쪽은 반 쯤 파여 있었고 그 안에는 솜털이 달려 있었다. 배는 오리털 파카처럼, 아니 뱃살처럼 불룩 튀어 나와 있었고, 옷깃은 목을 넘어 턱까지 가릴 것 같이 생겼었다. 그리고 가장 괴상했던 것은 풍선껌을 불다가 터져버린 풍선처럼 괴상한 분홍색 도형 안에 아영이와 비슷하게 생긴 여자아이가 밋밋한 회색 체육복을 입고 무표정을 하고 있는 캐릭터 였다. 아영이는 그 옷을 집어들었다.

"뭐 이렇게 괴상하게 생긴 옷이 다 있담? 아이 정말. 이 여자아이는 나랑 꼭 닮았잖아? 어휴, 이건 어느 디자이너가 디자인 했대? 어휴, 이 여자 애 패션 좀 봐"

아영이는 빈정거리며 캐릭터 여자아이의 체육복 차림의 옷을 툭툭 쳤다. 순간, 아영이의 몸이 이상했다. 갑자기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니, 기계음 같은 소리가 아영이의 귀를 뒤흔들었다. 아영이는 어딘가로 끌려 들어가는 느낌이었다. 잠시 뒤 사방에서는 그렇게 괴상하게 생긴 옷들이 아영이의 몸으로 던져졌다. 아영이는 그 공간 속에서도 옷을 맞지 않으려고 힘 썼다.


털썩!

아영이가 떨어 진 곳은 낯선 거리 위였다. 그 거리는 아영이네 동네 거리와는 달랐다. 괴상한 옷을 입고 눈코입의 위치도 제각각인 사람들이 거리에 페인트 통을 들고 나와 자신이 밟고 가는 보도블럭을 하나 하나 자기 마음대로 개성있게 색칠하고 있었다. 그것은 아주 이상해 보였지만 여러가지 색이 함께 어우러져 예쁘기도 했다. 자세히 보니 그 거리와 사람들은 옷차림과 얼굴 생김새만 약간씩 다를 뿐 아영이의 동네와 비슷 해 보였다. 아영이는 조심스레 아영이의 집이 있을 위치에 터벅터벅 걸어갔다.


‘다행이다!’

다행히도 아영이의 집은 그 모습 그대로 있었다. 아영이는 조심스레 현관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방이며, 주방이며, 가전제품이며 모두 회색이었던 것이다. 아영이는 놀랐지만 엄마를 불러 보았다. 작은 소리로.

"엄마~ 나 왔어. 아영이....."

"응? 우리 아영이 왔구나?"

주방에서 대답하는 엄마 목소리 만큼은 그대로여서 아영이는 안심했다. 아영이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고 엄마께 여쭤보며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잠시 뒤 주방은 아영이의 비명으로 꽉 찼다.


"꺅~! 엄마 왜 그래요! 왜 이렇게 된 거예요? 진짜 우리 엄마는 맞는 거죠?"

아영이의 엄마의 얼굴이 아빠 얼굴과 완전히 똑같고, 얼굴은 회색이었다. 게다가 아무런 무늬 없는 밋밋한 체육복을 입고 계셨다.

"얘가 갑자기 왜 이래? 얼른 씻고 옷갈아 입어."

아영이는 너무도 놀라고 황당했지만 일단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 화장실도 아영이의 비명으로 꽉 채워졌다.


"꽥~~~!! 내 얼굴이 왜 이렇게 된 거야?"

아영이의 얼굴도 아빠의 얼굴로 바뀌어 있었고, 엄마처럼 얼굴이 회색빛이었다. 게다가 엄마가 입고 계시는 옷 까지... 모든 생김새가 이상해 졌다. 아영이는 자신의 얼굴이 발그스름해 질 때 까지 얼굴을 박박 문질렀다. 아영이의 얼굴을 다행히도 원래의 예쁜 모습을 되찾았다. 아영이는 눈물이 나왔다. 왜 갑자기 자기가 이 곳에 오게 된 건지, 왜 엄마가 이렇게 된 건지, 여긴 대체 어딘지도 모르고 무서웠기 때문이다. 아빠가 퇴근 하고, 동생도 유치원에서 돌아왔다. 그리고 아빠와 동생의 얼굴도 모두 회색빛에 똑같이 생겼었다. 한마디로 그 세계는 엉망진창 이었다. 모두 제 멋대로 제각각 이지만 아영이네 가족만 다 똑같이 생기고 다 똑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이다. 아영이는 머리가 너무 혼란스러웠다. 아영이는 엄마에게 가 최대한 심기를 건드리지 않도록 상냥한 목소리로 말했다.


"엄마, 다른 사람들은 다 제 각각인데 왜 저희 가족은 다 똑같이 생겼을까요?"

"너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니? 나는 너희 아빠가 너무 좋아서 평생 너희 아빠만 따라하고 살 거야. 그래서 네가 직접 이 아빠와 똑같이 생긴 마법의 가죽 가면을 사 오지 않았니?

"아, 네..."

아영이는 겉으로는 태연한 척 했지만 속으로는 너무 혼란스러워 머리가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아영이는 밖으로 곧장 뛰쳐나갔다. 그러자 거리에 있던 사람들이 아영이를 보고 수군댔다. 심지어 키득키득 웃으며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었다. 어떤 아주머니가 말씀하셨다.


"얘야, 넌 왜 그렇게 개성 없는 옷을 입고, 옷과 얼굴색, 그리고 머리카락 색 까지 같은 거지? 좀 괴상하고 우습기도 하구나. 우리 세계에서는 그런 건 용납 되지 않고 이해가 되지 않는단다.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니, 옷 갈아입고 나오거라. 내가 널 생각해서 하는 말이니."

그 아주머니는 아주 길어서 질질 끌리는 종이 상자로 만든 무지개색 치마를 입고 계셨다. 게다가 얼굴의 눈코입 순서는 뒤죽박죽 엉켜있었다.

"얘야, 그리고 그건 우리 세계에서 가장 개성없다고 평가되는 사람, 윤창민씨의 옷 아니니? 네 눈에는 아무리 그 사람이 멋있어 보인다고 해도 그렇지, 가장 중요한 것은 네 개성이야. 넌 윤창민씨가 아니지. 넌 너야. 그래서 이 세계의 사람들은 모두 한 명 한 명이 최고고. 자신은 자신이니까.. 자신의 개성이 살아있으니까 말이다." 그러고는 아영이의 어깨를 툭툭 치셨다. 그런데 ‘윤창민’은 아영이의 아빠 성함이었다.

‘우리 아빠가 이 세계에서 가장 개성 없다니...’


어느새 아영이의 옷은 날개옷이 되어있었다. 아영이는, 우스꽝스러웠지만 그 회색 체육복 보다는 훨씬 예쁘다고 생각 했다. 그리고 갑자기 머릿속에서 그 아주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넌 너니까... 그래, 난 나야. 텔레비전에 나오는 연예인 언니 들도 아니고, 그 언니들을 따라하는 따라쟁이도 아니야. 난 이제 개성있는 사람이 되겠어!’ 그 날 밤, 아영이는 어쩔 수 없이 그 이상한 세계를 떠나지 못하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아영이는 소중한 결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자신은 윤아영 이라는 사실도 굳게 깨달았다.


다음 날 아침.

"아영아, 빨리 일어나!! 안 일어나? 학교 갈 시간이야!"

아영이는 자명종을 끄고 엄마 얼굴을 바라보았다.

"어?!"

"왜 그런 뚱한 표정을 짓고 그래? 어서 학교 갈 준비나 해."

"엄마, 돌아왔군요!"

"돌아왔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엄마!"

아영이는 엄마를 와락 껴안았다.

"엄만 회색 아빠얼굴 괴물엄마가 아닌거지? 그렇지?"

"얘가 무슨 소리래? 얼른 준비하고 학교나 가세요~"


아영이는 자신이 언제부터 잠이 들었는지 헷갈렸다. 아마도 책가방을 놔 두러 집에 와서 쭉 잠만 잔 것 같았다.

아영이는 책가방을 둘러매고 거리로 나와 외쳤다.

"그래, 난 나야! 윤 아 영!"

거리에 걷고 있던 사람들의 눈총을 좀 받긴 했지만 아영이에게는 의미있고 소중한 한마디였다. 자신만의 개성을 살리려는.

이채현 독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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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2-16 17:00:54
| 연예인 같이 흉내내고 비싼옷을 사고 악세사리를 하면 너무 낭비라고 생각되요 아영이가 다시 착한 학생이되어서 다행이예요. 그런데 꿈이 너무 무서웠을것 같아요.
심혜성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2010-12-16 19:19:48
| 아영이가 다시 착해져서 다행이다.^^ 언니 매번 기사에 재미있는 동화 올려줘서 고마워~ 추천^^
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0-12-16 20:45:55
| 다른 사람을 따라하지 말고 자기 개성을 살려야겠다는 언니 동화 잘 읽었어~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2-17 17:04:36
| 정말 재미있어요~~ 추천할께요 ♡
한진희
척과초등학교 / 6학년
2010-12-17 18:31:05
| 요즘 자신의 개성을 잃고 남을따라하는 사람들에게 뜻깊은 동화인것 같네요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12-18 20:08:50
| 좋은 동화네요. 아영이가 꿈을 꾼 것이었다는 컨셉을 잘 잡은 것 같아요^^
윤희서
동안초등학교 / 6학년
2010-12-20 18:30:45
| 역시나 개성이 중요하죠~~ 교훈을 주는 이야기네요!!
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0-12-22 20:02:38
| 아영이는 자신만의 개성있는 옷을 입을 것 같아요^^ 재미와 의미가 있는 동화입니다.^^
하헌우
대구동천초등학교 / 6학년
2010-12-23 20:33:41
| 저희 누나도 연예인들의 의상에 관심이 많아요! 자신의 개성을 살려 입는 것도 괜찮은 것 같아요~
송아영
성당중학교 / 1학년
2010-12-26 10:45:15
| 이 동화 주인공이 저랑 이름이 같은 아영이네요~(성은 다르지만) 저는 유행에는 그렇게 집착까지 하지는 않지만 좋아해요~^^ 역시 이 이야기는 많은 교훈을 가져다 주네요!
박소영
성명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2-26 13:38:59
| 내 주위에도 아영이 같은 친구가 있는데 이 글을 읽고 바뀌었으면 좋겠어^^ 추천*^^*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12-27 23:42:49
| 저는 연예인을 꼭 따르려고 하지 않고 저에게 어울리는 옷을 입으려고 하고 있어요
노연정
구룡중학교 / 2학년
2011-01-05 22:05:52
| 나도 가끔은 연예인처럼 옷을 입고 싶은데, 나 자신의 모습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서 그냥 내게 맞는 옷을 입어. 채현이 동화는 언제나 교훈이 있더라..감동.^^
김수연
서울신도림초등학교 / 6학년
2011-02-15 19:17:45
| 정말 재미있고, 나에대해 다시 한번 깨달을수 있었어요. 글 잘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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