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홍규 기자 (서울언북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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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은 신정을 쇠기에 차례도 세배도 지난 1월 1일(토)에 모두 마쳤다. 그래서 연휴가 긴 구정에는 달리 할 일이 없이 한가하다. 이번에도 할머니께서는 “가래떡을 뽑자”고 하셨다. 늘 새해가 되면 할머니께서는 직접 쌀을 불리셔서 방앗간에 들고 가 가래떡을 뽑으셔서 나눠주신다. 방앗간 기계에서 죽죽 길게 길게 가래떡이 나오는 건 참 재미있고 신기하다. 금방 뽑은 가래떡은 그대로 간장과 참기름에 찍어 먹으면 정말 꿀맛이다. 엄마는 가져온 가래떡을 구덕구덕하게 굳힌 뒤 어슷하게 썰어 떡국떡을 만드신다.
설날에는 왜 가래떡을 먹게 되었을까 궁금했다. 여기 저기 찾아보니 우리나라에서 떡이 언제 전해졌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중국과 같이 당시에 이미 쌀농사가 행해지고 있었던 우리나라에도 오래 전부터 떡이 존재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었다.
떡국이 설날의 대표적인 음식이기에 가래떡도 명절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가래떡은 원래 멥쌀을 충분히 물에 불려 소금을 넣고 빻아서 고운 체로 친 다음, 물을 뿌려가며 버무려서 찜통이나 시루에 베보자기를 깔고 쪄 내 절구에 찧은 뒤 조금씩 떼 편평한 돌판이나 도마 위에 놓고 두 손바닥으로 굴리듯이 하여 길게 밀어 모양을 만드는 것인데 요즘에는 방앗간에서 뽑아 먹거나 그 과정도 없이 마트에서 일년동안 언제나 쉽게 구할 수 있다.
가래떡의 이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전해내려오고 있는데, 하나는 ‘가래’라는 단어의 뜻 중에 ‘떡이나 엿 따위를 둥글고 길게 늘여 만든 토막’이 있기에 모양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이고. 또 하나의 설은 농기구 ‘가래’에서 유래했다는 것이다. 가래는 삽날 양쪽에 긴 줄을 매달아 한 사람은 삽자루를 잡고, 양쪽 두 사람은 긴 줄을 당기면서 흙을 파거나 고르는 기구인데, 여기서 줄을 ‘가래줄’이라고 하고, 떡을 가래줄 모양처럼 길게 손으로 비벼서 만들었다고 해서 이름을 붙였다는 설명도 있다고 한다.
설날 아침부터 특별히 떡국을 먹는 것은 양(陽)을 상징하는 가래떡을 길고 가늘게 만들어 가족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기원하는 것이며, 또한 순백의 떡과 국물로 지난 해의 묵은 때를 씻어버리자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가래떡을 엽전 모양으로 잘게 썰어 떡국을 끓이니 일년 내내 돈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지내게 해 달라는 바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래떡을 수직으로 썰지 않고 어슷어슷하게 썬 것은 떡의 면적을 넓혀 떡국이 더 푸짐해보이고자 한 것일 듯 싶다. 이와 같이 우리 조상님들은 작은 행동 하나에도 많이 생각하고 행동하셨다는 것이 느껴진다.
최근에는 흰 떡 이외에도 색색가지 가래떡이 나오기도 하고 11월 11일을 빼빼로 데이 대신 가래떡 데이로 하자는 캠페인도 있다. 또한 농어촌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가래떡 홍보가 전개되기도 한다. 사실 가래떡은 떡국이외에도 떡볶이, 가래떡 구이 등의 입맛을 당기는 요리로 변신할 수 있기에 훌륭한 음식 재료이다. 또한 치즈를 녹여 살짝 구운 가래떡을 찍어 먹으면 그 맛이 일품이다.
이번 설 연휴에도 가래떡과 함께 행복하고 빵빵한 시간을 보내야겠다. 그러나, 가래떡은 쌀로 만들어져 그 내용이 탄수화물 90% 이상이기에 불어나는 뱃살은 책임질 수 없을 듯하다. 2011년! 가래떡처럼 쭉쭉 좋은 일만 늘어지게 일어나는 한 해 되길!
신홍규 기자 (서울언북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