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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2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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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고은 나누리기자 (와석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24 / 조회수 :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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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새해소원

오늘은 12월 31일.

2010년의 마지막 날이다.

몇분, 아니 몇초만 더 있으면 종이 울리고 2011년이 다가온다.

"조금 후 종이 울리겠습니다."

두근거림에 눈을 가려보지만, 그것도 잠시 슬그머니 손을 내리고 카운트다운을 듣게 된다.

"카운트다운."

"3"

"2"

"1"

"데-엥~ 데-엥~ 데-에엥~~"

청아하게 울려퍼지는 소리에 나도 모르게 미소가 얼굴에 번진다.

2011년, 혼자 맞이하는 첫번째 신정.

왠지 모를 그리움에 눈물이 흐른다.

"엄마.. 아빠.. 보고 있어요? 듣고 있어요? ..헤헤.."

2010년 10월..바람이 어느덧 서늘해져서 사람들이 기분좋게 쏘다니는 가을.

그 10월을 어느 날..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와 함께 기분 좋은 피크닉을 갔다.

"여보, 우리 지하도 좀 챙겨주면서 먹어요. 후훗.. 지하야, 오랜만에 피크닉 어때?"

그때는 아무 것도 몰랐고 난 계획없이 나온 피크닉에 기분이 상해 있었다.

그날 나는 친구들과 시내에 나가기로 했었기 때문이다.

후회되었고 지금도 생각만 하면 내게 원망이 든다.

뭐가 어떻긴요. 흥. 엄마 아빠 때문에 내가 신용불량자가 되겠다구요 !"

그렇게 성질을 버럭버럭내는 딸이 뭐가 그리 소중하신지..그런 버르장머리 없는 말에도 그저 미안하셨나 보다.

"그저 날씨도 좋고.. 그래서.. 근데 그게 우리 지하는 싫었나 보네.."

"지하야~ 그러면 아빠랑 신나게 드라이브나 하자 ! 여보, 얼른 이리와봐. 시원한 바람이나 맞으면서 드라이브를 즐기자구."

"그래요. 좋은 생각이네요. 지하야, 얼른 드라이브하고 집에 가자. 응 ?"

"네."

기분이 상했다는 것을 자랑이라도 하는 듯 거칠게 내뱉어지는 대답.

무뚝뚝하고 감정이 없는 그런 어조로 나는 ‘네.’라고 대답한다.

누구나 생각하면 기분이 나쁜 어조지만 엄마는 다 괜찮은가 보다.

그러니까 내가 막말을 하게 되는건데, 엄마는 그래도 내가 사랑스러우신가보다.

부르릉ㅡ. 부릉ㅡ.」

차 시동이 걸리고 부드러운 가을 바람을 따라 우리는 드라이브를 즐겼다.

스스로 즐기고 있으면서도 괜시리 퉁명스럽게 한 대답때문에 즐기고 있다고 말도 못하고, 괜찮다는 말도 못하는 나. 그리고 그 대답, 그 어조때문에 나를 계속 신경써주는 아빠와 엄마.

운전하는 아빠조차도 힐끔힐끔 볼 만큼 나는 그런 존재였나 보다.

"지하아빠, 잘 보고 운전해요. 지하얼굴만 보지말구. 호호.."

"알았어요, 걱정 말아요.. 으응..?"

그때 다가오던 소형 덤프트럭. 운전자는 그 전날 밤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거나하게 취한 상태로 음주운전을 한 것이었다.

그리고.. 집에 가던 중 그 운전자와 우리가 맞닥뜨린 것이다. 그 트럭은 이미 중앙선을 넘었고, 맑은 공기를 마시자며 갔던 시골길은 좁아서 우리에게 피할 길조차 주지 않았다.

"여..여보!! 까아아아악~"

「끼이이익ㅡ. 쿠-웅...」

「삐용삐용삐용..」

나는 그때 뒷자석에 앉아서 가벼운 찰과상으로 치료를 했다.

하지만 앞좌석에 앉은 우리 엄마와 아빠는.....

"마음에 준비를 하시죠. 즉..사..하셨습니다.. 자제분께서는.. 하아.."

그때는 아닐 꺼라고 믿었다.

항상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주시던 우리 엄마 아빠.

내 어리광도, 투정도 다 받아주셨던..

하지만 내 귓속에 들려오는 의사의 말에 나는 그만 주저앉고 말았다.

그리고 장례를 치렀고, 근 며칠간은 나는 눈물 없이는 살 수가 없었다.

항상 눈물에 찌든 그런 무표정한 얼굴로 장례식을 해드렸다.

그 때, 나에게 남은 것은 후회와 원망뿐이었다.

내가 왜 그때 심기를 불편하게 해 드렸을까..

난 왜 이런 성격을 가졌을까..

엄마 아빠는 왜 나같은 딸도 예쁘다고 자상하게 대해 주셨을까..

모든 것이 슬펐고.. 모든 것이 절망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다 그런 것.

엄마 아빠의 빈 자리는 여전하지만 그에 대한 슬픔은 아주 조금.

아주 조금은 가셨다.

살짝 맺히는 눈물방울을 닦으며, 나는 종소리를 따라 흥얼거렸다.

"엄마..아빠.. 보고싶어요.. 흐흑..흡.."

하늘에서 날 지켜보고 계실까?

왠일인지 떨어지는 유성우에 희망을 걸어본다.

제소원인데요, 하루만이라도, 아니 단 1분만이라도... 우리 모자란 엄마아빠 보게 해주세요.. 나 때문에 돌아가신 우리 엄마아빠한테 사과할래요... 제발.. 제발..!!”

이렇게 떨어지는 유성우에 소원을 빌고, 새해에 눈물을 머금고 침대에 눕는다.

< 2011년 1월 1일 아침 >

"으음.. 어제 늦게 잤더니 피곤하네.."

어제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통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다.

보고 싶어요, 아니 아녜요. 아니 볼래요.

이런 생각이 계속 연이어 머리속을 스쳤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기 전 흘린 눈물때문인지.....

"으악.. 눈..내 눈!!!!!!!"

눈이 부어 버렸다. 동태 눈.. 하하.. 망했다..

"에효.. 오늘도 눈 가라앉히는게 선두주자네.."

「타박타박ㅡ」

나는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어제 냉동실에 넣어둔 숟가락으로 눈을 냉찜질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면 눈이 조금 가라앉는다나 뭐라나.

"어, 지하야. 일어났니?"

오늘은 일하는 아주머니가 오시는 날도 아닌데,

왠 굵직한 목소리에 졸립던 생각이 싹 가셨다.

"누구..?"

"하하.. 지하야, 새해라고 아빠 얼굴도 잊은거야 ? 녀석 참.."

"아..빠.. 헤헤.."

어제 떨어지던 유성우는 정말 내 말을 들어준건가?
아니면 전부 다 꿈은 아닐까?

이런 저런 의문에 스스로 볼을 꼬집어 본다.

"아야!!"

"어머, 지하야. 왜 그래 ? 엄마, 지금 밥하고 있어. 얼른 앉아. 좀 있으면 된다."

항상 들려오다 사라졌던 우리 바보같은 엄마 목소리.

해맑은 웃음으로 그 답을 대신한다.

다시 돌아온 아빠, 다시 돌아온 엄마.

이게 정말 믿어도 되는 걸까?

"밥상 다 차렸어요~ 얼른 둘 다 와서 밥 먹어요~"

엄마의 부름에 어느 때 보다도 잽싸게 그 말을 듣고는 따랐다.

오늘의 매뉴는 엄마표 김치찌개. 매콤하면서도 사르르 녹는 김치에 내 마음도 사르르 녹는 것 같다.

‘엄마, 아빠. 이제 영영 오는거야? 아니면... 가야 되는거지..?’

단지 마음 속으로만 담아둔 말들을 오늘도 되뇌어 본다.

진실이 아니더라도, 이 행복이 환영이더라도..

나는 이 시간이 소중하니까..

어느덧 시간은 흘러 10시가 되었다.

엄마, 아빠가 온 뒤 왠지 더 정신없게 흘러간 시간.

나는 피곤한 몸을 이끌고 방으로 들어가 누워버렸다.

‘벌컥-!’ 하는 소리와 함께 열려진 내 방의 문.

아빠다. 아니 엄마인가?
감고 있는 눈을 살며시 떠보니 엄마와 아빠가 같이 와 있다.

내가 자는 척을 하는 것을 모르는 듯 슬며시 다가와 말을 한다.

"우리 여린 지하가 얼마나 울었겠어요? 흑.. 수척해진 것 좀 봐.."

"여보, 이게 어디야? 우리는 죽었지만 지하는 살았잖아. 신에게 감사해야지.."

"그렇죠. 우리 예쁜 지하.. 아무쪼록 잘 커야될텐데.."

"허허.. 그것 참. 당신이 그러니까 더 떠나기가 싫어지잖소."

"흑.. 어찌 이 어린 것을 두고 간담.."

"데리고 갈 수도 없지 않소? 시간이 됐구려.. 이제 그만 가자구.."

"그래요.. 지하야 미안하다.. 이 못난 애미를 용서해.."

"잘있어. 우리 귀여운 아가.."

눈물이 볼을 타고 흐른다.

눈을 떠보니 점차 사라져 가는 엄마와 아빠.

눈을 손으로 비비어 보면 볼수록 점점 흐릿해져만 간다.

잠시 후 ‘미안해..’ 라는 말과 함께 완전히 사라진 엄마와 아빠.

미안하다는 말은 내가 해야 되는데.. 내가 전해야 되는데 .. 왜 그러셨는지..

내 얼굴을 타고 흐르는 두 줄기의 눈물에 나는 결국 울음을 터트려 버렸다.

"나도 데려가세요.. 나도 데려가요.. 이 못난 딸..왜 지켜주려구 하냐구요.. 흑흑.."

2011년을 맞이하던 그 날..

나는 그렇게 힘들게도 가족을 만났고..그렇게 슬프게도 가족과 이별을 해야 됩니다...

해가 지나갈 때마다 괴롭힐 그 슬픈 기억들이.. 그 슬픈 과거가.. 지금도 내 맘을 괴롭힙니다..

하지만 찾아와 줘서 고마워요.. 엄마..아빠..

이제야 엄마가 소중하고, 아빠가 소중한 걸 배웠어요..

이제야 철들어 버린 못난 딸.. 용서해주세요.. 용서해주세요..

사랑해요.. 그리고 미안해요.. 엄마.. 아빠...

< 2011년 1월 1일 늦은 밤 다른 한 가정의 집 >

"언니, 그 소식 들었어?"

"무슨 소식?"

"이제 갓 14살이 된 여자애가 자살했다고 하던데?"

"14살이면.. 너랑 동갑인데?"

"그.. 그러네.. 근데 더 놀라운 건 뭔지 알아?"

"뭔데? 혹시 뭐 그 여자애가 이상한 애야?"

"그런건 아닌데, 그 여자애는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어제는 엄마와 아빠를 만났고 그 부모님들이 사라졌다는 거야!! 그래서 죽어도 여한이 없다나 뭐라나라고 하면서 죽었다고 하더라."

"에이.. 그게 믿겨져? 환영을 믿어? 귀신도 아니고 원참.. 그런 이야기 할시간에 니 숙제나 해. 이 것아!!"

"진짠데.. 몰라 ! 숙제나 하자구~"

그렇게.. 밝아오는 2011년을 비추는 해처럼..

그 아이의 눈물도.. 고통도.. 서서히 사라집니다.

사람들에게도 잊혀지겠지만.. 하지만 기뻐하며 이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

그 아이는 지금 행복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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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처럼 써본 이야기인데요.

동화는 처음 써봐서 잘 못썼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날짜가 좀 지났나요?
그래도 2011년 첫해!

푸른누리 기자단 여러분도 즐겁게 보내주세요~

정고은 나누리기자 (와석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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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2-05 17:51:09
| 재미있어요~~
정고은
용수중학교 / 1학년
2011-02-08 16:13:09
| 나름 열심히 적었지만 처음 적는 동화라 조금 부끄럽습니다.
심혜성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2011-02-10 21:16:10
| 와우! 감동적이에요~~
윤희서
동안초등학교 / 6학년
2011-02-11 21:20:08
| 감동적이네요~~
잘쓰셨어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1-02-15 13:20:05
| 조금 소설같네요. 그 아이는 이제 하늘에서라도 부모님을 매일 만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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