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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호 6월 2일

동화 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김영현 나누리기자 (의정부청룡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03 / 조회수 : 1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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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송이의 행복

필리핀에 사는 미리나는 한국계 필리핀인이다. 어머니는 한국인이시고 아버지도 한국인이셨다. 아버지는 눈꽃처럼 예쁜 딤섬을 만들어 파셨다. 그렇지만 딤섬이 많이 팔렸다해도 집세나 가게 세를 내고 나면 남는 건 하루치 식비뿐이었다. 더군다나 미리나는 암을 앓고 있었다. 이렇게 힘든 상황이지만 늘 밝았다. 왜냐하면 많은 책들이 미리나에게 힘을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미리나의 단짝 친구 카산드라는 언제나 미리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미리나의 병은 악성질환이었지만 고칠 수는 있었다. 다만 병원비와 필리핀의 기술 부족으로 인해 고칠 수 없었다. 어머니께서는 늘 이렇게 말씀하셨다.

"미리나야, 정말 미안하다. 우리가 돈이 없어서......."

그럴 때마다 미리나는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울음을 애써 참으며 대답했다.

"어머니, 저는 괜찮아요. 지금도 저는 충분히 즐겁고 행복한 걸요."

이런 대화를 나눌 때마다 집안 분위기는 가라앉았지만 언제나 밝은 미리나 덕분에 금방 분위기가 괜찮아지곤 했다.


어느 날, 미리나는 카산드라와 함께 책을 읽다가 눈에 관한 이야기를 읽게 되었다. 책에서 본 눈은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눈꽃송이의 모양도 아름다웠을 뿐만 아니라, 눈꽃송이 하나 하나가 매우 작다는 사실도 신비로웠다. 미리나는 책에서 눈을 떼지 못 한 채 어머니께 여쭤보았다.

"어머니, 혹시 눈을 보신 적 있으세요?"

"있다마다. 눈꽃송이 하나하나는 저마다 각각의 모양을 가지고 있단다. 그리고 눈은 눈부시게 하얗고 깨끗하단다. 우리 딸 미리나처럼 말이야. 아차, 아버지께서 만드시는 저 맛 좋은 딤섬도 눈꽃 모양을 본떠 만든 거란다."

"정말 그렇네요. 아, 저도 눈을 보고 싶어요. 어머니께서는 어떻게 눈을 보셨어요? 여기 필리핀은 눈이 내리지 않잖아요!"

"하하, 미리나 흥분하지 마려무나. 엄마의 고향은 한국이란다. 그 곳에는 겨울만 되면 눈이 내린단다."

그 때까지 잠자코 미리나 모녀의 대화를 듣고 있던 카산드라가 벌떡 일어나며 말했다.

"아줌마, 미리나. 우리 같이 한국으로 가요! 그 곳에 가면 눈을 볼 수 있을 거에요!"

"그래, 좋아! 어머니, 우리 같이 한국으로 가요."

미리나도 맞장구를 쳤다. 하지만 미리나의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얘들아. 한국은 멀고도 먼 나라란다. 비행기를 타고 가도 4시간이나 걸리는 나라지. 그리고 돈도 많이 들고........"

미리나의 어머니는 말끝을 흐렸다. 그래도 미리나의 머릿속에서는 눈을 보고 싶은 욕구가 사라지지 않았다. 카산드라가 미리나의 기분을 예상하고 말했다.

"미리나야, 그럼 우리 커서 꼭 한국에 가서 눈을 보자."

미리나도 활짝 웃으며 대답했다.

"그래 좋아."


눈에 대해 알게 되고 며칠이 지났다. 그 날도 역시 책을 읽고 있던 미리나가 어머니에게 심각하게 말했다.

"엄마, 나 머리가 아파."

평소에는 존댓말을 알아서 잘 쓰던 미리나가 갑자기 반말을 쓰자 미리나의 어머니는 깜짝 놀라 다가왔다.

"갑자기 왜?"

"아니, 그렇게 걱정하실 건 없어요. 관자놀이 쪽이 조금 아파서요."

미리나의 어머니는 두통약을 미리나에게 주었다. 그러고서는 엄마가 물을 가지러 간 그 몇 분 사이에 미리나가 쓰러졌다. 미리나는 응급차에 실려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여러 가지 진료를 받고 나서 주치의가 심각한 표정으로 대기실에 들어왔다. 미리나의 어머니는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간절하게 물었다.

"우리 미리나는 어떻게 됐어요? 괜찮은 거죠?"

"매우 위독합니다. 지금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가망이 없습니다."

미리나의 어머니는 수술에 찬성하고 애타게 기다렸다. 수술이 끝나자 미리나는 중환자실로 옮겨졌다. 어느 틈엔가 카산드라가 다가왔다. 그러자 미리나가 입을 달싹였다. 미리나의 어머니께서 귀를 기울이자 미리나는,

"눈이 보고 싶어요. 하얗고 깨끗한 눈이......."

카산드라가 울음을 터뜨렸다.

"미리나야, 죽으면 안 돼. 네가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눈, 우리 같이 보러 한국에 가야지."

하지만 끝내 미리나는 입을 열지 않았다. 미리나의 상황은 악화되어 갔다.


다음 날 카산드라는 학교 친구들에게 미리나의 사정을 이야기 하였다. 그러자 한 친구가 모두 함께 힘을 합쳐 미리나에게 눈을 보여주자고 하였다. 모두들 미리나를 위해 모금을 하였다. 처음에는 카산드라의 반 친구들만 하던 성금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 전 학교가 모두 미리나를 위해 모금을 하였다.
이 감동적인 이야기를 들은 한 기자가 사정을 듣고는 ‘눈꽃을 원하며 아파하는 어린이’라는 기사를 썼다. 그 기사는 삽시간 내에 빠르게 퍼져나가 엄청난 성금이 모였다. 미리나를 위해 한국 여행을 시켜주겠다는 여행사도 있었다. 카산드라가 이 소식을 미리나의 어머니께 전해드리자 미리나의 어머니는 기뻐하였다. 병원 관계자들은 미리나의 여행을 반대했지만 카산드라의 어머니는 딸의 마지막일지도 모를 소원을 꼭 들어주고 싶었다.


계획은 빠르게 진행되고 하루 하루가 빠르게 지나갔다. 드디어 영광의 날 미리나는 링거를 맞으며 어머니와 카산드라와 함께 비행기를 탔다. 모두들 여행의 행복을 이미 느끼고 있었다. 약 4시간여의 비행이 끝나고 그들은 한국에 도착했다. 이미 소문을 들은 한국 기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터뜨렸다. 그리고 그들은 유명인사가 되었다. 8박 9일의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미리나는 모인 성금으로 한국에서 수술을 다시 한 번 받게 되었다. 수술을 한 지 4주일이 지나자 미리나는 눈을 떴다. 하늘의 선물인지 그 날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다. 미리나는 미소를 띄었다. 미리나는 어머니와 함께 휠체어를 타고 눈을 구경하였다. 미리나는 눈 속에서 미소지었다. 난생처음으로 행복함을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느껴본 날이었다.

김영현 나누리기자 (의정부청룡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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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4-08 20:49:59
| 감동적이네요
불행속의 기쁨, 꼭 그것같아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1-04-10 17:12:54
| 감동적인 이야기 이네요.
김예림
대구경동초등학교 / 5학년
2011-05-02 17:10:38
| 감동적이에요
이윤이
대련한국국제학교 / 5학년
2012-09-02 17:12:06
| 미리나가 행복해서 다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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