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진 독자 (호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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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내서 주민회’회원인 엄마를 따라 5월 15일 셋째 주 일요일에 광려천에 갔다. ‘광려천 청소하는 날!’이란 플래카드 아래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는 열시 정각에 각자의 구역에 가서 청소를 시작했다. 엄마와 나는 호암쪽이라 광려천 아래편에 해당되는 곳을 배정 받았다.
“엄마, 위쪽이 더 깨끗하지 않아요?”
“우리가 아니라 누구라도 아래쪽을 청소해야겠지? 그 일을 우리가 하면 더 좋지.”
역시 환경에 관심이 많은 엄마셨다. 나는 더 이상 따지지 못하고 엄마를 따라갔다. 자세히 보니 나처럼 어린 초등학생도 몇 명 있었다. 어른들 틈에 끼어 모자를 쓰고 있어 잘 알아보지 못한 것 뿐이었다.
“왼편은 지후네와 일우네, 오른편은 민지네와 우리가 합시다.”
“예~열심히 합시다.”
나는 엄마를 따라 오른편에서 광려천 쓰레기 수거 작업을 시작했다. 밖에서 볼 때는 안 보이던 온갖 쓰레기들이 우리 집게에 걸려 나왔다. 진짜 많았다. 스타킹, 라면봉지, 음료수캔, 슬리퍼, 화장품튜브, 옷가지들... 또 스티로폼은 왜 그렇게 여러 조각으로 나뉘어져 있는지 줍는데 짜증이 났다. 크레파스, 수첩, 안경닦이, 빗, 휴대폰도 있었다. 그 중에서 제일 많은 것은 과자봉지 종류였다.
나는 담배꽁초는 못 본척 하고 지나쳤는데 엄마는 돌멩이를 치우고 하나하나 꽁초까지 주웠다. 엄마는 담배꽁초도 해로운 쓰레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엄마, 쓰레기 이렇게 많으니 물고기는 못 살겠지요?”
“글쎄다. 그러는 시간에 웅덩이 쪽에 가서 살펴보렴.”
나는 함께 온 민지와 물이 고여 있는 쪽으로 가 보았다. 그런데 이곳에서는 물고기들이 헤엄치며 놀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다슬기도 보였다. “엄마, 물고기와 다슬기도 있어요. 쓰레기가 많아도 얘들은 살 수 있나 봐요?” 내가 호들갑스럽게 떠들었다. “그럼, 떠내려 온 쓰레기가 문제이긴 하지만 예전에는 오염되어 냄새나던 광려천도 많은 사람들이 청소하고 공장 폐수도 점검해서 이제는 아주 깨끗한 2급수 수질을 유지하고 있으니 많은 생물이 살지.”
“그런 일을 푸른 내서 주민회가 한다는 말이지요?”
“그럼, 우리들은 푸른 광려천을 지키고 있는 거란다.”
나는 엄마가 진짜 근사하고 멋진 사람으로 보였다. 내가 늦잠을 자거나 TV에 빠져있을 때 엄마는 광려천에 나가 몇 년 동안 청소를 하고 광려천을 돌보셨다. 그래서 지금 광려천은 한결 깨끗해졌고, 제방을 쌓고, 가운데 쌓인 흙들을 끌어올리는 작업으로 정비가 되고 있다. 물이 잘 흘러가고 많은 생물이 살뿐 아니라 내서 사람들의 놀이터가 되어주는 광려천이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번 청소에도 엄마와 꼭 같이 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신유진 독자 (호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