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벼리 기자 (곡성중앙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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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피는 효자야, 올해에도 설피 덕에 겨울을 무사히 보냈어!”
옛 조상들은 겨울이 되면 설피를 신고 눈밭을 걸었는데, 신기에 간편하고 무게도 가벼워서 눈밭을 걷기 쉽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설피는 눈 때문에 생활에 불편함을 겪었던 조상들에게 그야말로 ‘효자’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설피는 10년 쯤 자란 다래나무나 물푸레나무, 노간주나무를 엮어 슬리퍼 형태로 만든다고 하는데, 눈과 닿는 넓이를 크게 해 바닥을 누르는 힘을 줄임으로 눈밭에 잘 빠지지 않게 하는 과학적 원리를 안고 있다.
지금도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인 강원도나 고성, 평창이나 정선에서는 설피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자연 재료로 만들기 때문에 돈도 절약할 수 있고, 무엇보다 장화와 달리 신고 다니기 편하기 때문에 설피를 선호한다고 한다.
그런데 설피의 과학 원리가 오늘날에도 흔하게 이용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바로 스키와 스노보드다. 스키와 스노보드는 설피처럼 눈이 많이 쌓이는 곳을 돌아다니기 위하여 만들어졌다. 스키는 끝이 뾰족하고 가늘어 누르는 힘이 클 것 같지만, 앞 뒤로 긴 길이가 누르는 힘을 막아주기 때문에 눈밭에 잘 빠지지 않는다. 스노보드 역시 신발만 신고 있을 때보다 누르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설피와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눈과 닿는 넓이를 크게 하면 바닥을 누르는 힘이 줄어든다는 것은, 힘을 여러 곳에 흩어서 주면 한 곳에 모이는 힘이 줄어들어 누르는 힘도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설피는 바로 이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그렇다면 설피는 눈에서만 효과가 있을까?
사실 눈밭에서만 발이 빠지는 것이 아니다. 갯벌 역시 눈밭과 같이 발이 빠져 잘 걸을 수 없는 곳이다. 그렇다면 이 설피를 갯벌에서도 활용할 수 있지 않을까? 눈에서도 잘 빠지지 않는 설피를 갯벌에서도 사용한다면, 갯벌에서 겪는 미끄러움이나 불편함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설피의 면적이 넓은 점을 이용하면 미끄러움 방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설피는 다른 신발들 보다 면적이 훨씬 넓기 때문에, 미끄러움을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 또한 설피의 바닥을 오돌토돌하게 만들면 더욱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하면 미끄러운 곳을 잘 걷지 못하는 사람이나,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유용한 물건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설피는 과학적 원리를 이용하여 실생활의 어려움이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이런 전통과학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세상의 불편함과 어려움이 더 많이 해결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조벼리 기자 (곡성중앙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