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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호 8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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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한방침도 ‘스마트’ 하세요~

우지끈 쾅! 한 시간이 넘는 긴 실랑이 끝에 급기야 태연의 방 문짝이 나가 떨어지고 만다. 발목이 삐었을 때는 침이 최고라는 엄마, 아빠와 죽는 한이 있어도 침은 맞지 않겠다는 태연의 발버둥 사이에서 엉뚱하게 방문만 부서지고 만 것.

“침을 맞느니 차라리 마늘 백만 개를 까먹고 곰이 돼버릴 거예욧!! 저의 소중하고 신성하고 아름다운 발목에 불온하며 사악하기 그지없는 침 따위를 꽂을 생각은 애시 당초 하지도 마시라고욧!”

“아무리 내 딸이지만 네 괴력은 진정 어메이징하구나. 무슨 초등학생이 문짝을 다 떼냐! 침술의 효과는 미국식품의약국(FDA)과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미 인정을 다 했어요. 침이 신경을 자극하면 뇌로 그 자극이 전달돼 엔도르핀 등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현대의학의 가설이지. 아직 해부학적인 실체를 찾지 못했고, 치료 원리에 대한 한의학과 서양의학 간 관점 차이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효과가 있다는 것만은 확실해.”

“거봐, 거봐, 해부학적인 실체가 없다고 아빠 입으로도 방금 얘기하셨잖아요! 아빠는 과학자면서 어떻게 그리도 비과학적인 침술의 세계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딸내미를 내모시냐고욧!”

태연이 제아무리 괴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초등학생은 초등학생이다. 엄마, 아빠의 합공에 밀려 바닥을 질질 끌며 결국 한의원으로 끌려가고 만다.

“차라리 병원에 가자고요. 주사처럼 한방 딱 맞고 끝나는 건 괜찮은데, 침은 엄청 오래 꽂고 있어야 한단 말이에요. 세 시간? 네 시간? 거기다 찌릿찌릿 전기까지 통하게 하고, 이건 고문이지 치료가 아니에요. 인류 역사상 이렇게 끔찍한 고문은 없었다고욧!”

“과장 좀 적당히 해라. 침을 꽂아놓는 건 기껏 30분 정도야. 한방에서는 기(氣)가 인체를 순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분이라고 하고, 양방에서는 침 자극을 줬을 때 아세틸콜린이란 신경전달물질이 15분 이후부터 분비된 뒤 30분에 멈추기 때문에 30분이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어.</b> 이런 일반적인 침 말고도 침술은 상당히 다양하단다. </b>약물을 넣은 약침(藥鍼), 레이저를 이용하는 광침(光鍼), 침에 아로마 오일을 입히는 향침(香鍼), 침에 전류를 흘려 자극을 주는 전침(電鍼) 등 여러 가지 요법이 있어. 방금 네가 말한 그 침은 전침을 말하는 것 같구나.”

“악!! 제발 전기침 같은 그런 사악한 단어는 제 귀에 들리지 않게 해주세요.”

“그럴 순 없지. 지금 네가 병원에 가서 맞을 침이 바로 그건데 말이야. 전기침은 전선이 연결된 커다란 집게를 침에 연결해서 전기 자극을 줌으로써 침의 효과를 높이는 요법이란다. 환자가 움직이거나 힘을 주면 침이 구부러지거나 뽑히기도 하기 때문에 그리 만만한 치료법은 아니지. 하지만 최근에 KAIST 연구진이 개발한 ‘초소형 스마트 침 시스템’ 덕분에 치료가 훨씬 쉬워졌어요. 이 스마트 침은 복잡한 선도 필요 없고, 지능형IC를 붙인 500원짜리 동전만한 패치를 붙이기만 하면 되는데다, 값도 기존 전기침 치료기의 1/100밖에 안된단다. 때문에 너같이 침 맞기 싫어하는 애들에겐 아주 딱 이란 말이지. 게다가 치료 중에 환자의 생체 신호 변화를 모니터링 할 수도 있는 아주 과학적인 시스템이기도 해. 한방과 현대과학의 아름다운 만남이랄까?”
“흥! 그럼 제가 치료 도중 침 공포증으로 기절이라도 하게 되면 그 스마트한 시스템이 참으로 모니터링을 잘 해주겠네요. 아버지, 전 발목을 삐고도 얼마든지 생활할 수 있어요. 삔 다리를 부여잡고 전국체전에 나가 100m 달리기에서 금메달을 딸 수도 있는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라고요. 그러니까 제발…!!”

이렇게 실랑이를 하는 사이, 태연과 엄마 아빠는 드디어 한의원에 도착한다. 집에서 한의원까지 겨우 10분 거리를 오는 동안 사막을 횡단한 사람들처럼 완전히 기운이 쭉 빠져버렸다. 드디어 진료실이 문을 여는 순간, 태연은 공포로 실신할 지경이 된다.

“아이고, 귀여운 통통이 예쁜 아가씨가 오셨네? 아니다, 완벽한 이목구비 사이사이에 살짝쿵 자리 잡은 살을 보니 비만치료를 하러 왔나보구나! 전기침이 살 빼는데 효과가 쏠쏠하니까 한번 놔줘 볼까? 하나도 안 아프니까 걱정 말고. 약 60kg으로 보이는 너의 비대한 몸을 45kg으로 만들어 보자꾸나~!”

“고뢔요오~~??!! 전기침으로 살도 뺄 수 있다고요? 홍홍홍. 제가 침을 얼마나 잘 맞는 아이인지 의사선생님은 상상도 못하실 거예요. 심지어는 제 롤모델이 고슴도치라니깐요? 호호호. 빨리 원하시는 대로 맘껏 꽂아주시겠어요? 고슴도치를 엄마~ 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많이요!!”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기사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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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성
성남신기초등학교 / 6학년
2012-05-13 09:51:44
| 추천! 와~~ 저는 아직 체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치료법입니다. ‘스마트 전기침 시스템’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어집니다. 축구를 하다가 발목을 다치는 경우도 있는데 그 때에도 가능하겠지요^^ 유익한 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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