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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호 9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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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지 나누리기자 (원미중학교 /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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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미산 천문대에서 우주의 별을 보다

원미중학교 부설 영재학급은 7월 25~26일 1박2일 동안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중미산 천문대로 여름캠프를 다녀왔다. 차가 막히지 않아서 중간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지도 않고 11시에 도착했다. 도착하자마자 눈에 띈 것은 여치였다. 바닥에 여치가 많이 죽어있었다. 살아있는 여치도 많았다. 처음 봤을 땐 곱등이인 줄 알았는데 일하시는 선생님이 여치라고 하셨다.


강당에 짐을 내려놓고 중미산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짐을 내려놓은 다음 근처를 둘러보며 산책을 잠깐 했는데, 날씨가 좋았지만 엄청 더웠다. 나는 친구랑 봉지를 들고 가다가 벌레에 물렸다. 봉사활동을 끝낸 뒤엔 너무 더웠는데 선생님이 물놀이를 해도 된다고 허락해 주셨는지 애들이 계곡물에서 물싸움을 하고 있었다. 나도 참여했는데 옷이 완전 쫄딱 젖었다. 옷도 말릴 겸 자연관찰을 하러 중미산을 한 번 더 돌았다. 벌도 많았고 뱀도 나온다고 해서 긴장 했는데 뱀은 안나오고 벌레가 많았다.


숙소배정을 받은 뒤, 숙소에서 여전히 축축한 옷을 갈아입고 학교에서 준비한 육면체 퍼즐 맞추기와 3D스타스코프 만들기를 했다. 일정표에는 천문 시뮬레이션을 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원래 일정과는 달라진 것 같았다.


육면체 퍼즐 맞추기는 2학년이 1학년 때 배웠던 소마큐브로 그때는 그냥 전개도를 잘라서 소마큐브를 만드는 것이었지만, 이번에는 우리가 직접 육면체가 나오게 27개의 정육면체 모양의 나무토막으로 소마큐브를 제작하는 것이었다. 그냥 소마큐브를 제작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3차원 조각이 3개 이상이 되도록 만들어야 했다. 다 만든 후 아이들끼리 돌려가며 3분 안에 큐브를 맞추는 게임도 했다.


3D스타스코프는 날짜와 시간을 맞춰 그때의 별자리를 3D로 관측할 수 있는 도구다. 관찰대를 잡고 천구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돌리며 별들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도 있는데, 안이 어두워서 하나도 안보였다. 3D스타스코프는 풀이나 가위 없이 오직 접기만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래서 여기를 끼우면 저기가 빠지고 그냥 들고 가다가 분해가 되기도 해서 매우 짜증이 나는 만들기였다. 하지만 나는 만들기를 좋아하므로 긍정의 힘으로 극복할 수 있었다.

힘겹게 만든 소마큐브와 3D스타스코프를 숙소에 옮기고 점심을 먹었다. 중미산 천문대에서는 식사의 재료를 모두 직접 재배한 식물로 만든다고 해서 고기가 나오지 않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고기가 나와서 맛있는 식사를 행복하게 할 수 있었다.

점심을 먹은 후 자유시간에는 계곡에서 다시 놀았다. 계곡은 놀아도 놀아도 재미있는 것 같다. 발을 담그면 발이 얼어버릴 것 같다. 그렇지만 나는 이번엔 물싸움을 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입을 옷이 더는 없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이 물싸움을 하며 쫄쫄 젖는 모습을 구경했다.

이어진 천문 시뮬레이션은 강당에서 재미있는 선생님이 프레젠테이션 수업을 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잠시 우주로 떠나 달 표면이 왜 지저분한지도 배우고 우리 지구는 우리 은하 속의 수많은 행성중 하나고, 태양은 그 안의 수많은 별 중의 하나이며, 우리 은하도 수많은 은하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배웠다.

달 표면이 지저분한 이유는 많은 운석이 달의 인력에 이끌려 달에 떨어지는데, 달에는 대기가 없어 지구에서처럼 운석이 마찰열에 의해 타서 없어지지도 않고, 대기가 없으므로 풍화작용도 일어나지 않아서 흔적이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우주에서는 우주복을 입지 않으면 폭사하게 되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지구에서 살 때는 대기의 압력을 이길 수 있도록 우리 몸 안에서도 압력이 존재하고 있는데, 우주는 무중력 상태이고 대기도 존재하지 않으므로 압력이 그대로 밖으로 빠져나가 몸이 이기지 못하고 터져버리는 것이다. 또 별자리도 봤는데, 목동자리, 처녀자리, 사자자리, 백조자리, 헤라클레스자리, 사냥개자리 등을 알아보았다. 그런데 달랑 별 두 개를 이어놓고 사냥개자리라고 이름 지은 것을 보고 옛날 사람들은 참 엉뚱하면서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생각을 했다. 나였다면 절대 별 두 개를 보고 사냥개라는 생각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북극성을 찾는 방법도 알려주셨는데, 북극성은 국자모양처럼 생긴 북두칠성의 마지막 첫 번째와 두 번째 별 사이의 거리를 다섯 번 가면 있다고 한다. 그리고 카시오페아의 한 변의 연장선과 또 다른 변의 연장선이 만나는 점에서 가운데 점 사이의 거리를 다섯 번 가도 북극성을 찾을 수 있다. 별의 크기에 대해서도 배웠다. 태양의 지름은 지구가 109개가 들어갈 만한 크기고, 부피는 지구의 130만 배나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태양보다 훨씬 큰 별은 수도 없이 존재하고, 그보다 더 큰 별들도 얼마든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생각하면 우리는 우주에 비하면 그냥 작은 먼지와도 같은 존재라는 것이 느껴졌다. 천문 시뮬레이션이 끝나고 저녁을 먹은 후 별자리 조견판을 만들었다.


그 뒤 천체망원경과 친해지기 수업을 했다. 따로 준비된 곳에 가서 천체망원경의 조립방법을 배우고 조를 짜서 조별로 직접 조립하고, 달과 베가성을 관측했다. 달은 맨눈으로 볼 때는 그냥 달이었는데, 천체망원경으로 보니까 상하좌우가 바뀌어보였다. 또한 사진으로나 볼 수 있었던 크레이터를 또렷하게 볼 수 있어서 매우 신기했다. 베가성은 눈으로 볼 때는 보일락 말락 한 작은 점이었는데, 천체망원경으로 관측하니 밝게 잘 보이는 점으로 볼 수 있었다.


짧은 관측이 끝나고 관측돔에서 별자리와 천체를 관측했다. 돔에서는 토성을, 돔 밖에 있는 3개의 망원경으로는 백조자리의 눈 부분과 아크투르스, 헤라클레스자리의 구상성단을 관측할 수 있었다. 토성은 그냥 볼 때는 점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천체망원경으로 보니 고리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 그런데 너무 작아서 마치 스티커를 붙여놓은 것 같이 귀여웠다. 아이들이 보고나서 정말 귀엽다고 했는데, 보고나니 왜 그랬는지 알 것 같았다. 백조자리의 눈 부분은 정말로 두 별이 색이 서로 달랐다. 하나는 파란색, 하나는 노란색이었는데 흐릿하게 보였다. 아크투르스는 내가 볼 때에는 희미하게 보였다. 그냥 점으로 실제로 볼 때보다 조금 커진 느낌이었다. 구상성단은 눈으로는 볼 수 없었는데, 천체망원경으로는 매우 희미하게 관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뭔가 별이 모여 있는 느낌이어서 멋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보고서를 쓰고 아이들과 이야기도 나누며 그날 밤을 보냈다.


다음날 아침, 계곡에서 놀고 아침을 먹은 후, 강당에서 간단하게 태양에 관한 ppt수업을 하고 앙부일구를 만들었다. 선생님이 어제 만들었던 별자리 조견판이 난이도 1이라면, 해시계는 난이도가 6이라며 설명을 잘 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이미 3D스타스코프에서 무한의 절망을 체험한 뒤여서 앙부일구를 만드는 스트레스쯤은 거뜬히 이길 수 있었다.


앙부일구를 다 만든 후, 어제 별을 관찰했던 옥상에서 태양을 관찰했다. 천체망원경의 상이 어떻게 보이는지 관찰하기 위해 송전탑의 글씨를 관찰했는데, 맨눈으로는 보이지도 않던 판자가 명확하게 보였고, 상하좌우가 바뀌어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태양을 태양필터로 바라보니 오렌지색의 작은 태양으로 관찰할 수 있었다. 그냥 볼 때는 거울처럼 보였는데, 알고 보니 태양필터였다니 신기했다. 또한 태양필터를 씌운 천체망원경으로 태양을 관찰하니, 작은 흑점을 관찰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잘 안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흑점 몇 개가 눈에 들어왔다.


아쉬웠던 캠프를 마치고 나는 별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평소 별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그날 밤 천문대에서 바라보았던 하늘은 별과 은하수로 가득 찬 아름다운 하늘이었다. 무척 아름다워 그날 핸드폰 사진으로 남기려했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어쩔 수 없이 포기해야만 했다. 도시에서도 별을 볼 수 있다면 좋을 텐데, 공해 때문에 잘 볼 수 없다는 것이 슬프다.

허은지 나누리기자 (원미중학교 / 2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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