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 학교인 우리학교로 놀러 오세요.

고산초등학교는 세계자연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름다운 섬 제주도의 서쪽 고산이라는 농촌마을에 위치한 전교생이 150명이 되는 작은 학교입니다. 학교 뒤편에는 기생화산인 당산봉이 초가지붕처럼 둘러쳐져 있고 교정에는 남국의 정취가 깃든 10M 높이의 종려나무, 아름드리 향나무가 60여 년의 역사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운동장에는 푸른 잔디가 깔려있어 2004년도에는 아름다운 학교로 지정되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우리 학교 5, 6학년 교실에 작년부터 신기하고도 멋진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미래의 교과서인 디지털교과서를 시범 운영하는 교육과학부 지정 연구학교로 선정되었기 때문입니다. 작년까지 20개 학교, 올해 80개 학교가 추가 지정되어 이제는 100여 개 학교가 미래의 교과서인 디지털 교과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우리 학교 5, 6학년 친구들에게는 B4크기의 개인용 TPC가 있습니다. 이 TPC는 글과 그림을 자유롭게 그릴 수 있는 마우스 기능이 있는 펜과 촬영을 할 수 있는 카메라입니다. 어두운 곳에서도 작업이 가능한 플래쉬, 마이크와 헤드셋을 써서 녹음도 하고 음악이나 동영상을 보고 들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디지털 교과서로 신나게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귀중한 친구입니다.

디지털 교과서는 다른 학교 친구들이 공부하는 서책형 교과서의 책 내용은 물론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과 자료가 탑재되어 있습니다. 수업을 도와주기 위한 수업도우미가 있는데 여기에는 각 교과를 안내하는 시간표와 선생님께서 공부 주제를 정하면 토론, 토의 내용을 작성하여 올리는 토론방, 우리의 개인적인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상담방, 숙제를 제출하고 확인해서 다시 선생님이 도움말을 주는 숙제방, 내가 공부한 내용과 소감,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올리는 자유방, 공부하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바로 물어볼 수 있는 질문방, 공부시간에 도움이 되는 자료를 선생님이 올려주시는 자료방 등이 있습니다.

디지털 교과서로 국어과목을 공부하려면, 전체 화면에 교과서를 불러내 공부하다 자료가 필요하면 멀티자료 기능을 누르면 책 읽기, 사진, 동영상, 애니메이션 등이 나와 스스로 공부할 수 있습니다. 공부하다 중요한 것은 노트를 불러내 기록도 하고 공부한 결과(그림과 글 등)를 정리하여 선생님께 전송도 가능합니다. 그러면 선생님께서는 읽어 보시고 잘못된 곳을 일대일로 지도해 주십니다. 공부가 끝나면 자신의 실력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문제풀이 형성평가 등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각 교과의 특징을 살려주는 교과기능 메뉴도 있습니다. 반 친구들이랑 다른 학교 친구들과 함께 같은 주제에 대해 의견을 자유로이 나눌 수 있는 친구생각 알아보기, 사자성어나 맞춤법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우리말 세계, 게임을 통해 우리말 익히기 등이 들어있어 아이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선생님의 TPC에는 우리의 TPC를 관리 제어할 수 있는 수업 지원프로그램이 있어 필요시 컴퓨터를 사용을 제지하는 주목기능, 한 번 클릭으로 우리 모두에게 파일을 배포할 수 있습니다. 학생들의 자료 출력을 도와주고, 개인별로 도움이나 격려를 해주는 귓속말 기능 등이 있습니다. 선생님은 항상 반 친구들이 TPC 앞에서 무엇을 하고 있나 보고 컨트롤을 해주십니다. 이 기능 때문에 학생들은 인터넷에서 몰래 게임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습니다.

또 다른 컴퓨터는 전자교탁인데 우리들 노트북 기능에 더 크고 화질도 좋고 유무선 마이크가 달려 있습니다. 인터뷰나 역할극을 할 때 이용하면 친구들이 좋아합니다. 이런 선생님의 특권 때문에 아이들의 부러움을 삽니다.

그런데 공부 내용을 어떻게 학생들에게 보여 줄까요? 바로 교실 앞 중앙에 있는 커다란 터치스크린입니다. 보통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것들과 똑같지만 터치스크린 만에 장점이 있습니다. 손으로 터치를 할 수 있고 선생님컴퓨터에 연결되어 있습니다. 선생님이 앉았다 일어서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학생들은 조금 더 수업에 집중 할 수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은 교실 맨 뒤에 하나 더 있습니다. 이것은 디지털교과서를 보러 온 사람들이 맛보기로 사용하는 체험용입니다. 이 컴퓨터에는 여러 개의 무선 헤드셋이 연결되어 있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움직이면서 들을 수 있어 편리합니다.

우리 반에는 휴게실도 있습니다. 공부하다가 공부하는 것이 힘이 들면 이 휴게실에 들어가 소파에 앉아 친구들과 이야기도하고 책도 있어서 책도 보기도 합니다.

이런 훌륭한 교육환경을 보러 우리 학교로 찾아오는 손님이 참 많습니다. 작년에는 학부모님과 우리 학교 저학년 어린이, 인근에 5개 초등학교 5학년 6학년 어린이들이 견학을 와서 디지털교과서를 체험했고 교육청의 장학사님과 인근의 기관장님, 제주도의 많은 초, 중, 고등학교 선생님들도 우리들이 공부하는 모습을 보러 오셨습니다.

저희는 그 분들 앞에서 디지털교과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 드렸는데 아주 자랑스러웠습니다. 지난 1, 2월에는 경기도, 경상도, 전라도의 선생님들의 견학을 오셔서 우리 학교와 우리 교실이 너무 아름답고 아늑하고 최신식 시설이라며 감탄을 하셨습니다.

2009년 4월 14일에는 장차 선생님이 될 제주교육대학 학생 70명이 오셔서 저희들이 수업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들의 어릴 때 공부하는 모습과 너무 다르다고 부러워하면서 어떻게 공부하는지 자세히 물어보셨습니다. 그 분들도 몇 년 후에는 우리반 선생님처럼 TPC를 이용해서 제자들을 가르치실 것입니다.

지난 5월 24일에는 교육부에서 실시하는 우수동영상을 우리 교실에서 찍었습니다. 3시간동안 촬영하느라 힘도 많이 들고 NG도 나기도 하고, 많이 떨렸습니다. 나중에 동영상을 보니 3시간동안 고생한 보람이 있구나하고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방문해서 디지털 연구학교라는 것이 공부하는 데에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디지털 교과서를 처음 사용하는 학생으로서 자랑스러움을 항상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 많은 학교가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해서 우리 반 친구처럼 즐겁고 신나게 공부해서 실력을 길렀으면 좋겠다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고유진 독자 (고산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