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민 독자 (내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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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다문화 가정’에 대한 기사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2050년이되면 다문화 가정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가 된다고 하니, 내가 어른이 되어 일할 땐, 주위에 다양한 피부색과 문화를 갖은 친구들이 가득할 것 같다.
작년 EBS의 다문화 가정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고 다문화 가족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나는 우리 고장의 다문화 가족과 관련된 단체를 찾아 보기로 했다. 그러던 중, 성남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알게 되었고, 지난 4월 6일 직접 방문해 센터도 둘러 보고 여러 선생님들도 뵐 수 있었다.
신구대학에서 열리는 다문화 가정을 위한 IT서포터즈 김 광욱 팀장님의 IT 수업을 참관한 뒤, 팀장님의 주선으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문 영보 센터장님을 직접 뵐 수 있었다.
처음엔 잔뜩 긴장이 되었지만 센터장님의 친절하고 푸근한 격려의 말씀을 듣고 나니 편한 마음으로 인터뷰를 시작 할 수 있었다.
Q.안녕하세요?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하는 일은 뭔지 구체적으로 뭔가요?
A. 네. 우선 우리 센터에선 결혼 이민자분들과 그가족들의 안정적인 한국 생활에 필요한 각종 기본정보들을 제공합니다. 또 한국어 교육, 가족 상담이나 양육 상담도 하지요. 다문화 가족을 위한 자조모임도 있어 외로움도 잊고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정보 교환도 합니다. 또 한국어가 원할치 않는 분들을 위해 통.번역 사업도 하고 있어요.
Q.굉장히 다양한 사업을 하고 계시네요. 하지만 이용하고 싶어도 바쁘거나 너무 먼 곳에 사시는 분들은 어떻게 하나요?
A.그런 분들을 위해 전문지도사 선생님들이 직접 찾아가 그 대상 가족에게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해드리지요. 센터가 시작 된지 3년 째인데, 초기에는 선생님 구하기가 퍽 어려웠지만 지금은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이 계셔요.
Q. 센터를 운영하시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시는 점은 무엇인가요?
A. 많은 사람들이 다문화 가정이 보다 더 잘 한국생활에 융화되기 위해선 한국 문화를 많이 익히고 배우는 것이라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자신의 문화를 소중히 여기고 지키는 거예요.한국에 왔으니 자기 나라의 것은 버리고 한국 것만 취하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의 것을 모두 취하는 것이죠. 이렇게 함으로써, 자존감도 잃지 않고 더 당당하게 여기서 생활 할 수 있답니다. 또 결과적으로 두 문화를 다 이해하는 다문화 가정의 분들은 우리 나라의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어요.
Q.가장 보람되실 때는 언제인가요?
A.낯선 나라에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다문화 여성들은 많이 우울해하거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어 지내요. 그런 분들이 우리 센터에 오셔서 같은 나라 사람들도 만나고, 필요한 정보도 얻고. 많이 밝아 지는 모습을 볼 때 보람되지요.
Q.사실 제 주위엔 다문화 친구들이 없어요. 그래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것들이 피부로 와 닿진 않아요. 저 같은 사람들에게 다문화 가정에 대해 이해시키기 위해 어떤 활동을 하세요?
A. 원하는 초등학교에 선생님들을 파견해 다문화 교육도 시켜드리고, 합창단이나 무용단등을 만들어 공연 활동도 하지요. 매우 반응이 좋았답니다.
Q.마지막으로 다문화 가정분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A.다문화 가정분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다름 아닌 똑같은 국민으로 봐달라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여러분 반에 다문화 가정의 친구가 있다면 외모가 좀 다르다고 또 한국어가 서툴다고 놀리거나 괴롭히지 말고 그냥 같은 친구로 대해주세요. 다른 어떤 도움 보다 그저 같은 친구로 이웃으로 대해 주는 것이 가장 필요합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박희수 팀장님의 안내로 센터를 둘러보았다. 신구대학 평생교육원 안에 자리 잡은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아담했지만 여기 저기 흘러넘치는 웃음 소리로 활기 찼다.
한국어 교실에선 열심히 수업이 진행 중이었고, 알록달록 예쁜 교실은 다문화 언어 교실이었다. 부모님이 한국어에 서툰 경우, 아이의 언어 발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곳에서 다문화 가족 자녀들의 언어 발달을 검사하고 교육한다고 한다. 또 다른 교실은 통.번역 교실이었는데, 병원이나 경찰서, 학교 같은 공공기관을 이용하거나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등 통역과 번역을 필요할 때면 언제든 도움을 준다고 한다.
다문화센터탐방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난 많은 생각을 했다. 막연히 다문화 가정을 돕는 것이라 하면, 경제적인 지원과 한국 문화를 많이 알게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너무 짧았던 것 같다. 낯선 땅에서 두려움과 막연함으로 딱딱해진 마음을 풀고 당당히 살 수 있도록 같은 이웃으로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특별한 혜택은 바라지 않아요. 다만 같은 한국인으로 대해 주세요’라고 당부하시던 통.번역실의 최연분(중국)선생님과 느구엔티탄푸엉(베트남)선생님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 지금은 다문화가정이란 용어 조차 그분들을 또 구분 짓는 말인것 같아 불편하게 느껴진다. 언젠가는 우리나라에서 이런 용어 조차 필요 없을 만큼 다양한 문화가 조화롭게 섞이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김지민 독자 (내정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