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예원 독자 (서울영동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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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도 2학기가 시작된 9월, 푸른누리 편집회의실에는 새학기를 맞이한 기자들의 많은 소식들이 올라 오고 있습니다. 특히 각 학교별로 새로운 전교 임원진과 학급 임원진을 뽑는 선거에 대한 준비와 그 결과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작게는 우리 반을 위해서 크게는 학교 전체를 위해서 봉사하고 다른 학생들 보다 먼저 나서서 솔선수범할 마음과 의지를 가진 학생들이 급우들의 선택을 받아 세워지는 것이 임원입니다. 하지만 요즘에 학교에서 일어나는 상황은 이런 임원이 가져야 할 자세와는 처음부터 너무 다른 모습들이 많습니다. 학교에서 지정한 기간동안 후보 등록과 선거운동을 하고 투표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인데 후보 등록 기간과 선거운동기간에 상관없이 친구들에게 간식과 선물을 나눠주며 표를 구하는 모습들을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명문 중학교를 가기 위해 자신의 스펙을 관리하는 차원에서 선거에 참여하는 어린이들한테 많이 나타나는 모습입니다. 심지어 어떤 친구들은 본인이 어떤 자세로 준비하고 봉사하겠다는 생각은 전혀없이 엄마의 강력한 권유에 의해서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모든 신문과 방송에 가장 많이 나오는 낱말 하나를 고른다면 그것은 아마 ‘공정(公正)’일 것입니다. ‘공평하고 올바르게’가 이 단어를 풀이한 뜻입니다. 지금 우리 사회는 이명박 대통령께서 8.15경축사에서 처음으로 말씀하신 공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해 사회 각 분야가 각자의 자리에서 지금껏 공정하지 못한 부분이 무엇이었나를 찾아 반성하고 있습니다.
모든 신문마다 각자의 목소리로 공정한 사회를 정의하고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어린이 기자의 눈으로 바라볼 때 대부분의 어른들은 공정한 사회에 대해 많은 기대를 하고 응원을 하면서도 조금은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은 신문에 크게 공정하지 못한 한가지 일만 집중해서 보도되고 있고 많은 어른들이 한심해 하고 있지만 그 기준을 스스로에게 맞추었을 때 즉 ‘나는 내가 있는 곳에서 얼마나 공정한 사람인가’에 눈으로 되돌아본다면 많은 어른들이 결과에 자신이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우리나라가 공정한 나라가 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나라를 공정한 나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지금 자라고 있는 우리 어린이들이 공정한 사람으로 자라게 하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이 공정한 사람으로 자란다면 공정한 사회는 자연적으로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일부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올바르지 못한 선거 과정과 투표하는 모습을 보면 공정한 ‘대한민국’을 만들기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천 명 정도가 생활하는 학교 울타리 안에서 공정하고 바른 사회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면 몇 십년후에도 우리나라는 공정한 사회가 되지 못할 것입니다. 학교나 학급 임원 선거에 출마하려고 하는 많은 어린이들과 그들에게 자신의 소중한 한 표를 투표해야 하는 어린이들 모두에게 공정한 자세는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고 생각됩니다. 선거 출마자들은 내가 출마하고자 하는 것이 우리 학교와 학급을 위한 선택인지 먼저 돌아보고 투표자들은 내가 반드시 필요한 사람을 세우는데 공정하게 한 표를 행사하고 있는지 돌아 본다면 우리들은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공정한 어린이들이 미래에 ‘공정한 대한민국’의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어른들이 씨앗을 뿌리고 있는 ‘공정한 대한민국 만들기’가 우리가 어른이 되었을 때 큰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조예원 독자 (서울영동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