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리 독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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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를 대표하는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 우리나라 국보 1호 숭례문 이 두 건물의 공통점은 바로 신응수 대목장님께서 손수 복원을 총감독하셨다는 점이다. 도편수란 집을 지을 때 책임을 지고 일을 총지휘하는 우두머리 목수를 뜻한다. 바로 얼마전 복원을 마치고 우리 앞에 그 모습을 나타낸 광화문과 화재로 복원중인 숭례문을 총감독하신 신응수 대목장님을 만나보았다.
세자가 공부를 했다는 경복궁 자선당에서 신응수 대목장님과 함께 이야기를 하니 마치 내가 세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처음에 신응수 대목장님을 떠올리면 무섭고 가까이 하기에 굉장히 어려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대목장님을 뵌 순간 내가 잘 못 생각했다는 것을 알았다. 푸근하고 따뜻한 우리 할아버지 같았기 때문이다.
나는 외국인들에게 경복궁과 창경궁 등 조선시대 5대 궁궐과 서대문형무소를 영어로 해설하는 봉사를 하고 있다. 그래서 항상 해설을 할 때마다 어쩜 이렇게 우리 한옥이 멋질까? 하고 궁금하면서도 자랑스러워했는데 신응수 대목장님을 뵙고 그 궁금증이 많이 해결되었다.
우선 나는 대목장님의 어릴 적 꿈을 여쭤보았다. 어릴 때도 지금처럼 대목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고 하실 줄 알았는데 사실 대목장님의 어릴 적 꿈은 아니었다고 한다. 사촌 형이 목수여서 옆에서 보고 돕다 보니 그 길로 가게 되었다고 하셨다. 또한 이번에 광화문 복원을 하시면서 있었던 이야기를 해달라고 말씀 드렸더니 여러가지 유익한 말씀을 해 주셨다.
복원이라는 것은 옛 것을 그대로 만드는 것이어서 그만큼 힘들고, 또 우리 전통 건물은 못을 박지 않고 나무를 끼워 맞추는 것이기 때문에 더 힘들다고 하셨다. 광화문을 복원하는 데 소나무가 쓰였는데 원래 나무와 최대한 비슷하게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태백산 너머 안동 쪽에서 구했다고 하셨다.
다른 기자가 수학을 잘 하는 것이 이 일에 도움이 되냐고 여쭈어 보았는데 신응수 대목장님께서 제일 자신있는 과목이 수학이라고 하셨다. 역시 건축일도 수학을 잘해야 되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또한 수학은 사람이 사는 데 많은 도움을 주기 때문에 수학에 흥미를 가지라고 하셨고, 건축에서 수학은 필수이기 때문에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은 수학과 마찬가지로 영어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영어를 배우고 익히는 것도 열심히 하라고 하셨다. 문화재를 보존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람이 창조적이어야 한다고 하셨는데 우리나라 것이 소중한 만큼 다른 나라의 것도 소중하게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한다고 하셨다.
9월이지만 날씨가 굉장히 덥고 뜨거운 햇빛 아래에 경복궁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지만 신응수 대목장님을 뵙는데 이 정도는 당연히 감수해야 된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내가 우리나라를 빛낼 외교관이 되면 오늘 대목장님께 들은 이야기는 꼭 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 때 다시 대목장님을 뵈었으면 좋겠다.
대목장님!! 저희에게 이렇게 훌륭한 문화 유산을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김미리 독자 (서울돈암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