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훈 독자 (금성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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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가톨릭계의 지도자이신 정진석 추기경님은 어떤 분이실까? 무서운 분이실까? 엄숙한 분이실까? 정진석 추기경님을 인터뷰하러 가면서 나는 멋있는 사제복을 입고 많은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2010년 12월 15일, 푸른누리 기자로서 정진석 추기경님을 인터뷰하러 갔다. 매섭게 추운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기대감으로 들떠 있었다. 인터뷰 전에 기자들은 명동성당 성지순례를 했다. 명동성당 주임 신부인 여형구 미카엘 신부님도 만났는데 마치 동네 아저씨처럼 호탕하고 매우 친근하게 느껴졌다. 여 미카엘 신부님과의 잠깐 동안의 만남이 끝난 뒤 정진석 추기경님 인터뷰를 하러 추기경님 사무실에 갔다. 거기 계신 신부님들과 수녀님께서 우리를 따뜻하게 맞아 주셨다.
방 안은 매우 따뜻했다. 정진석 추기경님은 방 안의 온기처럼 따뜻한 인상을 주었다.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던 그 추기경님의 얼굴은 마치 예수님의 느낌을 주었다. 추기경님께서 자리에 앉으시기 전에 ‘쿠션이 필요해요.’라고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꼭 우리 할아버지 같은 친근감을 느꼈다.
첫 번째 질문은 "정진석 추기경님께서는 처음에는 서울대 화공과에 입학하셨지만, 한국 전쟁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시고 가톨릭 공부를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였다. 추기경님은 "원래 꿈은 발명가였는데 인간의 발명품이 오히려 무기가 되어 많은 사람들을 죽이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다. 그래서 남을 위해 봉사하고 사랑을 베풀어 주는 신부가 되기 위해 가톨릭 공부를 했다."고 답변해주셨다.
추기경님은 1961년에 사제 서품을 받으셨고 로마에 가서 교회법 석사학위도 받으신 뒤 1970년에 주교가 되셨다. 추기경님의 사무실 안에는 책이 무척 많아서 처음에 추기경님께서는 공부를 많이 하신 분이구나 하고 느꼈는데, 정말 석사학위까지 받으셨다고 해서 절로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두 번째 질문은 "사제로서 그리고 추기경님으로 살아오면서 힘들었던 순간이나, 사제직을 포기하기 싶은 순간이 있으셨나요? 있다면 언제인가요?"였다. 그러자 추기경님께서는 힘든 순간은 있으셨다고 말씀하셨지만, 포기하고 싶었던 때는 없다고 하셨다.
세 번째 질문은 "성당에서는 죄를 지으면 고해성사를 보는데, 추기경님은 죄를 지으시면 누구에게 고해성사를 보나요?"였다. 추기경님께서는 다른 신부님들과 마찬가지로 신부님들께 고해성사를 본다고 말씀해주셨다.
인터뷰는 40분정도 진행되었다. 시간이 충분했다면 더 많은 궁금증을 풀어볼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인터뷰 하는 동안 추기경님 얼굴에 지그시 머물러 있는 미소가 참 보기 좋았다. 추기경님이 공부를 많이 하신 분 같아서 말이 어려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다 이해할 수 있었고, 말씀하실 때 힘들어 하시는 것 같아 조금 걱정이 되었다. 추기경님께서 우리나라가 혼란에 빠졌을 때 잘 이끌어 주시고 훗날 교황도 되셨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푸른누리 영상 촬영을 했다. 김미소 기자와 함께 짧은 연극을 했는데 내가 빵을 훔쳐서 괴로워하다가 김미소 기자의 권유로 고해성사를 받고 착하게 산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어른이 되어 살아갈 때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나쁜 일을 하고 싶을 때마다 추기경님을 만난 일을 기억하게 될 것 같다.
김도훈 독자 (금성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