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빈 독자 (대지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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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 가족이 사는 바로 옆 동네에서 슬픈 일이 발생했다. 할머니 한 분이 18층에서 자살을 하셨다고 한다. 내가 이 소식을 처음 들은 곳은 미술학원에서다. 미술학원에서 그림을 그리던 중에 원장 선생님께서 어제 주차장에 가는 길에 사람들이 몰려 있어 가보니 한 물체가 회색 천에 덮여 있었으며 경찰차 4대가 와있었다고 하셨다. 출입 금지구역 안에는 아이 2명이 경찰관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는데 내 생각에는 목격자인 것 같았다.
나는 처음 이 이야기를 듣고는 믿지 않았다. 전학 오기 전 학교에서도 어느 중학생이 자살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모두 거짓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머니도 병원에 갔다가 오시는 길에 구급차가 옆 동네로 가는 것을 봤다고 하셨다. 다음날 동생이 선생님께 들은 내용을 어머니께 알려주는 것을 보고는 실제로 자살하셨다는 것을 믿게 되었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예전에 읽은 단편 소설인 ‘옥상의 민들레꽃’ 이야기가 생각났다. 그 이야기의 내용은 한 아이가 살고 있는 마을에서 할머니 두 분이 연달아 자살을 해서 마을 주민들끼리 창문 안전에 대해서 논의를 하고 자살을 막을 수 있는 방법들이 나온다. 그 중 주인공인 한 아이가 끼어들어 민들레꽃을 심으면 막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어른들은 이 아이의 말을 무시하고 이야기를 하는데 이 아이는 자기의 방법이 자살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유는 그 아이도 예전에 자살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부모님도 나무라고 관심을 가져주지 않아 아이는 더 이상 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 옥상에 가서 떨어지려고 했다. 그런데 그때 눈에 보인 건 옥상의 시멘트가 부서진 틈에 피어있는 민들레꽃 한 송이였다. 그때 이 아이는 ‘민들레꽃도 살려고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나도 그래야지’라고 생각해 자살을 하지 않는다.
만약 그 할머니께서 좀더 낮은 층에 사셔서 자살하시려고 할 때 보도블럭에 피어있는 민들레꽃을 보셨으면 자살을 하지 않으셨을 수도 있다. 민들레꽃을 보고 기분이 좋아지셨을 수도 있고 조그만 민들레꽃을 보고 희망을 가지고 살려는 마음이 생겨났을 수도 있다. 내 생각에는 옆 동네의 할머니께서는 도시 생활이 시골 보다 많이 불편하고 여러 불행한 일이 겹쳐서 돌아가신 것 같다. 도시에 사시는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손자, 손녀는 학교를 가거나 학원을 가고 자식들은 다 직장에 나가 집에서 외롭게 계신다. 시골은 대부분 나이 든 사람들이 많아서 아는 사람도 많고 만날 시간도 많은데 도시는 나이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살고, 사람들 대부분이 거의 집에서 생활을 안 해서 만날 사람이 없어 외롭게 집에 계시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사회 공부를 하면서 선생님께서 점차 사회가 고령화 사회(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전체 인구의 7% 이상을 차지할 때 부르는 사회)로 변하고 있다고 하셨다. 게다가 미래에는 시골이 사라지고 그 사라진 시골이 도시가 되어 많은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도시에 사시게 될텐데 그러면 이런 슬픈 일이 더 자주 일어날지도 모른다.
미래에는 이런 일에 대비하여 각 동네마다 나이가 많은 어른들께서 모여 재미있게 얘기할 수 있는 곳을 만들어서 이런 일을 예방해야 할 것 같다. 그러면 오전 9시부터 그곳에 어르신들께서 모이셔서 함께 있으니 힘들지 않고 매일매일 힘이 날 것이다.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 바로 걱정이 되시는 분들이 계셨다. 바로 우리 친할아버지, 친할머니, 외할아버지, 외할머니이시다. 그래서 어머니께 말씀드리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 친할아버지, 친할머니는 친구 분이 많으셔서 걱정하지 말고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도 매우 긍정적이고 포기하시지 않는 성격이시니 걱정하지 말라고 하신다.
윤창빈 독자 (대지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