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옷을 입은 예술을 만나다 - 제 7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
가을이 되면 마음의 양식을 얻으러 책을 읽거나 음악회를 보는 등 문화행사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 가을에 추천할 만한 전시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제 7회 서울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이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는 세계 20개국 49팀의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화창한 날씨의 주말이었던 10월 6일도 서울시립미술관은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이 많아 더욱 설레고 기대되었으며, 한편으로는 나의 첫 취재가 조금 긴장되기도 했다.
미디어아트란 대중 매체의 주요 수단인 TV, 컴퓨터, 음반, 영화, 라디오 등의 과학기술을 곁들인 예술이다. 회화나 조각 같은 일반 미술작품과 미디어아트의 다른 점에 대해 이 전시회의 코디네이터(전시 관리자) 김소원 선생님은 "회화는 종이와 붓, 그리고 물감을, 조각은 나무와 칼 등을 필요로 하지만, 미디어아트는 기계 기술을 이용한 전자기기를 사용해서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사용된 재료가 다릅니다. 요즘에는 최첨단 기술인 컴퓨터 그래픽(CG), 레이저광선, 홀로그램, LED 등의 다양한 입체적인 테크놀로지(Technology)도 이용됩니다." 라고 설명했다.
이번 제 7회 국제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의 주제는 ‘Spell on you-너에게 주문을 건다’이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없이는 살 수 없는 현대인들을 이미 주문에 걸렸다고 표현한 것이다.이번 전시에서 학생들이 흥미롭게 볼만한 작품들을 소개해 본다.
먼저, ‘점, 선, 면’이라는 작품은 어두운 공간 속의 기차가 전구를 달고 여러 소품들을 지나면서 벽에 있는 그림자에 건물이나 나무, 사람처럼 보이게 하는 기발한 작품으로, 감상하는 내내 감탄사가 나왔다. ‘센스리스 드로잉 봇’이라는 작품은 로봇이 자신의 팔로 붓을 들고 마구 페인팅을 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센스 없는 로봇이 제멋대로 그린 그림이니 오죽하겠는가! ‘아이 트래킹’이라는 작품은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어 인기가 많은데, 첨단 기계가 우리의 동공을 인식하여 동공이 움직이는 대로 스크린에 그림을 그리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원심력 체험’이라는 작품은 보기만 해도 어지럽고 무시무시한 놀이기구들을 영상으로 담아낸 작품이었다. 그 옆에는 놀이기구들의 설계도가 그려져 있어 몹시 현실적이었지만 김소원 선생님께서는 그것이 합성을 이용한 동영상이고 상상의 기구일 뿐이라고 하셔서 조금 김이 샜다. 설계도는 진짜인 것처럼 보이려고 공들여 그렸고, 오래된 것처럼 보이려고 커피를 조금씩 흘렸다고 한다. ‘입자들’이라는 작품은 암흑 속에서 긴 관을 통해 작디작은 불빛이 돌아다니는 아름다운 작품이다.
‘파리트윗’이라는 작품은 원래 파리들이 조그만 공간 안에서 키보드 위를 날아다니며 트윗(트위터-SNS)을 하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작은 공간 속에 공기가 통하지 않아서인지 파리 시체들만 수두룩했으며, 원래의 의도대로 작품이 전시되지 않아 아쉬운 점도 있었다. 또 “스스로 기념품이 되어 보세요”라는 작품은 스스로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면 컴퓨터로 3D 모양을 떠서 파라핀이라는 재질로 관람객들의 모습을 조각품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본뜬 작은 조각품을 신기하고 재미있어 했다.
이런 신비한 작품들을 직접 눈으로 감상하고 싶다면 11월 4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을 찾으면 된다. 일부 전시는 상암동 DMC 홍보관에서도 열리니 가을이 가기 전에 과학의 옷을 입은 예술과의 만남을 시도해 보자.
김민서 기자 (서울목운초등학교 / 5학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