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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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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은지 독자 (부천북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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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새해 동화

햇살이 눈을 간질였다. 하지만 나는 이불을 뒤집어 쓰고 혼자만의 생각을 했다.
겨울방학 숙제는 방학하고 열흘 동안 미리 다 해 두었으니 이제 일기만 꼬박꼬박 쓰면 된다.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는 뜨개질 세트를 받았다.
엄마는 그것으로 뜨개질을 해 겨울을 날 모자나 장갑을 만들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뜨개질에는 흥미가 없었다. 가만히 앉아서 뜨개질만 하고 있으면 굉장히 지루할 것 같다.

그래서 내 선물에 탐을 내던 내동생의 선물과 바꾸었다. 동생의 선물은 예쁜 샤프와 장갑, 모자였다.
다행히 동생은 예쁜 샤프에는 관심이 없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장갑과 모자는 나에게 맞지 않았지만, 샤프는 연령제한이 없었다. "김유정! 어서 일어나! 일찍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이렇게 늦게 일어나다 또 늦게잔다!" 잠은 한참 전에 깼지만, 갑자기 쏟아지는 빛을 이기지 못한 듯 내 눈은 좀처럼 쉽게 떠지질 않았다.

동생은 거실의 소파에 앉아 뜨개질에 푹 빠져있었다. ‘일기는 일주일에 세번만 쓰면 되고...’
나는 오늘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보았다. 6학년 과정 예습하기. 5학년 과정 복습하기. 한자 공부하기, 영어공부하기. 숙제는 열흘간의 노력으로 일기만 쓰면 된다.

오늘은 특별한 일이 없을 것이다. 서둘러 공부를 하였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다.
정이라곤 하나도 없는 삭막하고 딱딱한 건물들이 보였다. 그리고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바쁜 걸음으로 걸어갔다. 그런 내 눈에 무엇인가가 들어왔다.


"Happy New Year! 우리 집에 놀러오세요! →"
"그러고 보니 새해가 다가오고 있네..."
그 곳 말고도 그 표지판은 많이 있었다. 그런데 화살표의 방향이 달랐다.

사람들은 그 표지판에 아무런 관심이 없어보였다. 화살표를 따라 가보니 아무것도 없는 곳에 문만 덩그러니 있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올 때는 분명히 있었던 표지판이 사라지고 없었다. 내가 서있는 곳은 한 번도 오지 못했던 곳이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뿐이었다. 먼저 나는 문 뒤를 꼼꼼히 살폈다. 손을 갖다 대어보기도 했다.

분명 문짝밖에 없었다. 침을 꿀꺽 삼키며 문을 열자, 우리집이 나왔다. 올레를 외치며 나는 집으로 뛰어들어갔다.


"유정아, 새해 다짐은 뭐니?"
엄마가 조용히 말씀하셨다.
"열심히 사는거요." 나는 건성으로 대답하였다.
"어디 갔다왔어?"
"놀이터요."
엄마는 나를 가만히 바라보시곤 말씀하셨다.
"양치질 하고 자거라."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나는 문 뒤에 커다란 눈사람을 만들어놓고 문을 열어보았다. 이번에는 전혀 모르는 곳이 나왔다.

"어, 뒤에 눈사람 때문에 열리지 않아야 정상인데...?"
문 뒤에는 전혀 열려있지 않았다. 문 밖 풍경은 전혀 모르는 낮선 곳이었다.

"어서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십쇼오!" 낯선 사람들이 날 반겨주었다.
"으아아-"
나는 어서 문을 닫으려 했다. 그러나, 문은 사라졌고 나는 낯선 곳에 덩그러니 서 있었다.


"새해를 맞아 첫 손님에게 소원 세가지를 들어드리겠습니다!
소원을 다 이루시면 집으로 보내드립니다!" 나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 낯선 사람들이 다음 말을 꺼내기 전까지는.
"다만, 새해 다짐을 말해주세요!" 순간 나는 정색을 하며 따졌다.

"뭐 그렇게 치사해요? 소원은 그냥 들어주는 것 아니었어요?" 그러자 그 사람들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
"세상에 공짜가 어디있어요?" 맞는 말이었다.
나는 할 수 없이 반성문 처럼 흰 종이에 새해 다짐을 써 넣어 그들에게 주었다. 그 사람들은 새해 다짐을 잘 읽어 보더니 빙그레 웃었다.


"1. 성적을 올리겠다. 2. 동생과 싸우지 않겠다. 3. ......"
"멋진 새해 다짐이긴 한데, 너무 형식적인 것 아냐?"
"그래. 이런것도 새해 다짐이 될 수 있지 않아?‘돈을 많이 벌겠다.’"

"바보. 그건 학생의 할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는 거잖아." 나는 그저 멍하니 서서 그 사람들이 하는 말을 듣고 있었다.

"좋아, 소원을 말해보렴. 내가 이루어 줄게."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세상에 범죄가 영원히 일어나지 않게 해주세요." 그러자 그 사람들이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

"미안, 그것은 불가능해. 사람은 누구나 0.00001%정도의 악을 가지고 있거든.
이 세상에서 영원히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면 그건 아마 사람이 살지 않을 때일거야."
"그럼 당신은 제 소원을 들어준 것이 아니잖아요?"
"아무리 나라고 해도 모든 사람들 속의 악을 지울 수는 없어."
"..."

그 순간 내 머리 위에 무엇인가가 떨어졌다. 하늘을 쳐다보는 순간 나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돈비였다. 그 사람은 내게 말했다.
"이건 보너스야. 다 떨어지면 네 집 통장으로 보내줄게." 나는 현실적인 사람이군. 하고 생각하며 다음 소원을 말했다.
"음... 마법을 쓸 수 있게 해주세요!!"
나는 에라 모르겠다 하며 소리질렀다. 너무 내가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어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러나 그 사람은 진지했다.
"무슨 마법을 원하는데?"
나는 내가 원하는 마법을 몇 시간 동안 자세히 설명했다. 내 이야기를 듣던 사람이 웃으며 말했다.
"맞다. 내 소개를 안했지! 내이름은 잭이야. 외국에서 왔거든."
잭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조그마한 초콜릿을 줬다.


"이걸 먹으면 그렇게 될거야. 다음 소원은 뭐니?"
나는 또 고민해야 했다. 그리고 말했다.

"우리 가족들이랑 내가 영원히 건강할 수 있도록, 그리고 오래오래 살게 해주세요."

그러자 이번에는 잭의 오른쪽에 있던 사람이 말했다.
"내 이름은 나온이야. 정나온. 만나서 반가워."
나는 생각했다.
‘나온? 처음듣는 말이네.’

"좋아. 인간은 120년 이상 살면 그것도 고통 중에 하나가 되지. 너무 오래살면 외로우니까.
그러니까 너희 가족이랑 너는 120살까지 잔병치레도 없이 건강하게 살게 해주마."
마지막 소원이 남았다.

"마지막 소원은...제가 이곳에 마음대로 드나들게 해 주세요..." 그러자 나를 둘러싸고 있던 100여명의 사람들이 합창하듯 말했다.
"좋아. 그럼 이제 너희 집으로 가보거라!!"


눈을 떠보니 난 내방 책상앞에 앉아 있었다. 난 새해 다짐을 생각해보았다. 쓸데없이 마법을 쓰지는 않을 것이다.
새해 다짐에는 남에게 의지하지 말고 내 힘으로 모든것을 해나갈 것이라고 썼으니까. 이번 한 해는 다른 해보다 무척 특별한 한 해가 될 것 같다.

허은지 독자 (부천북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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