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청비 기자 (순천북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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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태양이 하늘 중간에 걸쳐 있는 무더운 여름 우리집 흰둥이는 너무나 더워서 눈도 제대로 못뜨고 혓바닥을 길게 내밀고 숨을 쉬고 있습니다.
흰둥이 밥그릇에 시원한 물을 떠다주면 조금씩 혓바닥으로 먹어 보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배를 땅바닥에 대고 주저 앉아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크게 숨을 쉽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지 않아서인지 오늘따라 무척 더운가 봅니다.
"엄마 냉장고에 있는 얼음 꺼내서 흰둥이 한테 줘도 돼나요? "
" 흰둥이가 얼음을 먹을까 모르겠지만 한번 줘 봐라! "
나는 재빨리 냉장고에 있는 얼음을 가지고 와서 흰둥이 밥그릇에 얼을을 놓아 주었지만, 흰둥이는 혓바닥으로 한번 살짝 입을 대보고 냄새를 맡더니 먹지도 않고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이상하네...... 날씨가 이렇게 더울땐 시원한 얼음이 최고로 좋은데 왜 안먹을까? "
"혹시 얼음에 냄새도 없고 맛이 없어서 그러나?"
나는 다시 냉장고로 달려가 먹다 남은 아이스크림을 들고 흰둥이에게로 갔습니다.
"흰둥아! 잘 봐라 아이스크림을 이렇게 혓바닥으로 먹으면 정말 맛있단다. 너도 한번 먹어 봐!"
흰둥이가 쳐다보고 있을 때 아이스크림을 한입 먹는걸 보여주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흰둥이 입에 대 주었지만 입도 안 대고 고개를 돌려 버립니다.
" 얼음도 안먹고, 아이스크림도 싫으면 시원한 것을 뭘 줄까? "
흰둥이는 듣는둥 마는둥 반응을 보이질 않고 땅바닥에 배를대고 누워 크게 숨만 쉽니다.
" 날씨가 너무 더워서 큰일이네....." 나는 너무 걱정이 됩니다.
그런데 마당 한쪽을 보니 수돗가에 긴 호스가 연결되어 있는게 눈에 보여 좋은 생각이 떠 올랐습니다. 아침에 화분하고 화단에 물을 뿌려주던게 생각이 나서 얼른가서 수도꼭지를 최대한 돌려서 물을 틀었습니다. 긴 호스를 통해 시원한 물줄기가 나오자 흰둥이를 향해 분수같이 물을 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흰둥이가 물을 피해서 흰둥이 집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난 호스를 길게 끌어다가 흰둥이 집안으로 흰둥이를 향해 물을 뿌려 주었습니다. 흰둥이가 귀찮았는지 다시 집밖으로 나옵니다. 싫다는 흰둥이 몸을 잡고 물을 계속 뿌려주니 흰둥이는 샤워한듯이 몸이 물로 흠뻑 젖었습니다.
"흰둥아 이제 시원하지? " 이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흰둥이는 온몸에 젖어있는 물을 몸을 심하게 흔들어, 나에게 다 털어 버립니다.
이젠 흰둥이가 아니라 내가 물로 샤워를 한꼴이 되어 버렸습니다.
" 야! 흰둥아! 이게 무슨 짓이야! 내 옷이 다 물에 젖어 버렸잖아!"
흰둥이는 기운없는 표정으로 또 땅바닥에 배를 대고 눕습니다.
"어서 안 들어 오고 뭐하니? 빨리 들어와 숙제하고 학원 가야지!"
엄마가 마당에서 이러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재촉하십니다. 앉아 숙제를 하고 있는동안에도 눈은 계속 흰둥이한테 자꾸만 갑니다. 대충 숙제를 마치고 학원을 가는 동안에도 걱정이 됩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서 흰둥이가 쓰러지면 어떻게하지?"
그런데 막상 에어컨바람이 시원한 학원에서 공부하는동안 집에있는 흰둥이 생각을 깜빡했습니다. 시원한 에어컨 바람 때문인것 같습니다.학원 수업을 마치고 집에오는 동안 하늘을 보니 뜨겁던 태양이 조금씩 산너머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시원하지는 않지만 그리 뜨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엄마! 다녀왔습니다"
인사를하고 마당을 쳐다보니 흰둥이는 보이질 않습니다. 뒷마당 감나무 그늘 아래로 갔나? 손을 씻고 저녁 먹을 준비를 하니 오랬만에 삼겹살을 구워먹자고 하십니다. 마루에 할머니, 아버지, 엄마, 언니 그리고 나까지 밥상에 둘러 앉으니 빈틈이 없습니다.
고기가 익는 동안 아빠에게 여쭈어 보았습니다.
"아빠! 흰둥이가 너무 더워서 제대로 서 있지도 땅바닥에 하루종일 쓰러져 있어요! 너무 더운 것 같아서 얼음믈도주고 아이스크림도 주고 물도 뿌려 줬는데 싫은가 봐요!"
"개는 사람하고 달라서 몸에 땀구멍이 거의 없어서 입으로 호흡을 하고 체온을 조절 한단다.
그래서 날씨가 더울때는 혀를 내밀고 있는거란다!"
"그럼 개는 땀구멍이 없으면 땀은 전혀 안흘리는 거예요?"
"개는 땀구멍이 발바닥에 있어서 더울 땐 발바닥에 땀이 난단다!"
" 아! 그래서 우리 흰둥이가 하루종일 혓바닥을 내밀고 숨을 헐떡 거렸구나!"
아빠의 설명을 들으니 많은 궁금증이 풀리고 웃음이 나옵니다. 고기가 지글지글 맛있게 익어서 상추에 쌈장하고 김치를 얹어 삼겹살을 한점 올리고 입을 크게 벌려 오물오물 씹으니 너무나 맛있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온가족이 재미있게 이야기를 하고 고기를 구워 삼겹살 파티를 하는 동안 마루 앞을 보니 흰둥이가 가만히 얌전한 자세로 앉아 있는 게 보입니다. 흰둥이의 두눈은 불판 위에 놓여있는 삼겹살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흰둥아 고기줄까?" 하고 말하니 흰둥이는 막 꼬리를 흔들고 어찌할줄 모릅니다. 불판에 큼지막한 고기를 흰둥이 입에 가까이 대주니 냉큼 입속에 집어 넣고 고기를 더 달라는 간절한 눈빛으로 날 쳐다보며 흰꼬리를 힘차게 흔듭니다. 이번에는 좀더 큰 고기를 집어주니 내 손가락까지 혓바닥으로 비벼 댑니다.
보고 계시던 할머니께서 "이 녀석도 고기 맛을 아는가보다!" 하시니 가족들 모두가 "하하하" 크게 웃습니다.
고기 불판에 남은 고기를 다 먹고 하나도 없어도 흰둥이 이 녀석은 계속 고기를 더 달라고 마루에 앉아 있습니다. 밥상위에 상추가 남아 있길래 상추를 집어서 입에 갖다 줘도 입을 꾹 다물고 먹지를 않습니다.
내가 "흰둥이 이 녀석이 주는대로 안먹고 편식을 하네!" 흰둥이에게 핀잔을 주자. 엄마께서 " 너도 편식을 하니 흰둥이를 나무랄 필요가 없어!" 하시자 다시한번 온 가족이 다 웃음이 터집니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시원한 수박을 맛있게 먹고 있는 동안 우리 가족들 이야기가 재미있는지 흰둥이는 아직도 마루 앞에 우리를 쳐다보고 배부른 얼굴로 앉아있습니다.
위청비 기자 (순천북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