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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호 5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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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주 독자 (대구태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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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 알수록 빠져드는 규방공예 안에 숨겨진 아름다움과 지혜

4월 23일 청와대 사랑채에서는 일찍히 한국의 미를 사랑하며 발전시켜오신 규방공예 명인 정옥희 선생님과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너무나도 즐거웠고, 많은 것을 알고 느끼게 된 보람있는 인터뷰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 인터뷰를 취재할 수 있기까지 전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푸른누리 알림마당에 취재기자를 모집한다고 하였는데, 제가 사는 곳인 대구에서는 먼 서울에서, 그것도 청와대 사랑채에서 취재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힘들 것 같았지만, 기회는 있을 때 써야한다는 저의 생각에 결국 동행 취재 방에 글을 쓰게되었습니다. ‘설마 뽑힐 줄이야….’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 결과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지방에 사는 제가 인터뷰에 뽑히게 된 것입니다. 기분이 날아갈 듯 좋았습니다. 규방공예를 하시는 엄마께서도 기뻐하셨습니다. 지금 하여보는 생각이지만 그 덕분에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가기 전날 밤에 잠이 들지 않았습니다. 한 번 가기도 힘든 청와대를 출범식과 지금까지 합쳐서 두번째간다는 것과, 기자가 되고나서의 처음으로 주어진 인터뷰 기회, 그리고 평소 만나뵙기 힘든 선생님이라니, 너무나도 마음이 설레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KTX를 타고 서울에 왔습니다. 서울에 살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서울에 익숙하지 않았던 엄마와 저는 청와대 사랑채를 간다던 8000번 버스를 기다리다 결국 늦겠다 싶어 택시를 타고 청와대로 갔습니다. 친절한 기사님 덕분에 사랑채 앞에 내렸습니다. ‘푸른누리’ 모자를 쓴 친구들이 없는 것을 보니 제가 제일 처음인가 봅니다. 안의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인터뷰 준비를 하고 마음을 가다듬고 기다리다 보니, 한 명 한 명 친구들이 도착하기 시작했습니다. 편집진 님께서도 오셨습니다. 모두들 처음보기 때문에 당연히 서먹하고 어색한 사이였습니다.


모두 다 모이고, 정옥희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예의를 갖춰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도 인사를 하시면서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먼저, 체험 시간을 가졌습니다. ‘귀주머니’라는 것을 만들었는데 그 안에 라벤더를 넣어 좋은 향기가 났습니다.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이 "이 주머니는 양 쪽에 귀처럼 나와 있는 것이 있다하여 귀주머니라고 불립니다."라고 친절하게 이름의 유래도 말씀해주셨습니다. 원래 만들때에는 감침질을 쓰지만 어린이 친구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에 홈질로 한다고 하셨습니다. 바느질을 어느 정도 하는 저는 금방 해 낼 수 있었습니다. 귀주머니에는 하나의 매듭이 사용되는 데, 마치 국화 같은 모양이어서 ‘국화 매듭’이라 불리게 되었다고 하셨습니다. 가졌던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소 되었습니다.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끝낸 체험시간을 뒤로 하고, 본 목적인 인터뷰 시간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질문은 혜진기자가 하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언제 어떤 계기로 규방공예에 관심을 가지게 되셨나 하니 외할머님께서 한복감을 판매 하는 직업이셨다고 합니다. 그 관심에 바느질을 하고 싶었지만, 친정어머니께서 반대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15년 전부터 결혼을 하신 뒤 아이를 가지시면서 아이옷을 만들게 되었는데 이 쪽으로 기울게 되어 소품을 제작하면서 부터 시작하게 되었다고 답해주셨습니다.

두번째 질문의 답을 해 주셨습니다. 사실은 옛 우리 선조들께서는 규방공예가 취미가 아닌, 어쩔 수 없이 해야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현재와 같이 산업화 되지 않던 옛날 에는 찢어진 옷하나도 꿰매어 입었고, 지금은 시장가서 뚝딱하고 사면 되는 한복과 옷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바느질 하여 만들어 입어야했습니다. 사실 지금의 규방공예는 한지, 자수, 매듭공예, 전통 바느질(침선)을 다 포함하는 포괄적 의미라고 합니다. 산업이 발달한 지금도 이렇게 이어나가고 계시는 이유는 좀 더 예쁘고 주는 사람과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들어가는 유일한 우리나라의 전통기술이기 때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제는 옛부터 해오던 방식을 따라가지만,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며, 사랑받을 수 있게 현대 의상과 접목시킬 수 있는 소품으로 발전시키고 계신다고 합니다. 또한, 이렇게 계승발전해 올 수 있었던 길은 그래도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과,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가지는 일본 등의 외국인들 덕분이라고 합니다.

직접 천연염색을 하시는 선생님께서 염색하실 때 사용하시는 재료와 과정은 간단하게 이렇습니다. 인공적인 것이 아닌 자연에서 나는 쑥과 소목이라는 나무의 뿌리, 쪽 등으로 염색을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이 밖에도, 자연에서 나는 색이 나는 재료라면 거의 다 염색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흔히 재료를 삶아서, 염색이 좀 더 잘 되게 해주는 백반이나 놋물로 색의 농도를 맞춘다고 합니다. 백반은 밝은색이 나고, 놋물은 어두운 색이 나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외에, 염색한 색이 빨리 빠지지 않고, 오래 보존되게 해 주는 기능도 있다고 합니다.

우리민족의 색채의식은 음향오행 사상에 많은 영향을 받은 오방색과 오간색을 자주 사용하지만, 현대인 지금은 이 색만을 고집하지 않는 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는 파랑색을 좋아해서 그 색으로 소품을 만들기도 한다고 합니다. 오방색은 5가지 방향의 색을 말하는데, 그 중 노랑색이 중심을 맡은 이유는 무엇인가 하니, 노랑은 대지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 말인 즉슨, 어떤 것이든 받아주고 폭 넓게 모든 색을 감쌀 수 있는 색이라는 뜻입니다. 이 방식과 요즘은 느낌이 오는 색을 한다고 합니다. 선생님께서는 심장이 안 좋으셔서 심장을 뜻하는 빨간색이 많은 기를 모으는데, 이 색으로 작품을 만드시기도 했다고 하셨습니다.

규방공예 작품의 장점은 손 때가 많이 타지만, 그만큼 정이 간다고 합니다. 색이 아름답고 자연소재를 사용하여 우리몸에 좋고 오염도 줄인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쓰기에 불편하다는 생각을 잠깐 바꾸면 외국말로 ‘앤틱’해지고, 오히려 더 편리해진다고 거듭 강조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즐겨찾고, 많이 하는 종류들은 무엇인가 하니 보편적으로는 작은 휴대폰 고리 같은 악세서리, 화장품주머니 등이라고 합니다. 사람의 성격과 얼굴이 다 다르듯 취향도 다 달라서 모두 즐겨하고, 좋아하는 작품도 다르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선생님께서는 만들기는 힘들지만 작고 예쁜 경상도 골무를 좋아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작품은 짧게는 1시간이나 하루에서 일주일 정도, 길게는 2-3개월에서 1년 까지 제작기간이 그 규모만큼 다양하다고 합니다. 손이 많이 가는 작품들은 사실 아까워서 잘 못쓰신다고 합니다. 이렇게 만들다보면 어깨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시다고 하지만, 선물할 때는 그 사람이 받아볼 때의 기뻐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만드신다고 합니다. 만들때에는 기대를 가지시고, 행복을 가지시지만 무엇이든 하다보면 고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에는 결과물이 나온 기쁨과, 다 만든 작품을 볼 때의 희열로 성취감을 느껴 극복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많이 알려져있는 외국 공예 중의 퀼트와 우리나라 전통 공예의 규방공예를 많이 헷갈려 하신다고 하십니다. 사실 비교해보면, 규방공예의 역사가 더 깊고, 나타낼 수 있는 영역과 기법 등이 더 많다고 합니다. 비슷하니만큼 퀼트를 하시던 분이 규방공예를 시작하시는 분이 많다고 합니다.

간혹 규방공예를 퀼트로 착각하시는 분이 계신데, 그럴 때마다 너무 슬프시다고 하십니다. 반대로 학교 쪽으로 많은 강의를 나가시고, 전시회도 많이 열어 어느정도 알아보시는 분들이 계셔서 그래도 기쁘시다고 하십니다.

만약 30년 후 선생님과 그 외 분들의 많은 노력으로 그 때 더 발전하여 있다면 어떠실 것 같냐 했더니 아마도 70세가 되어있을 그 날은 그냥 하늘을 날 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황홀하고 그 만큼의 성취감을 느끼시고 자랑스러울 것 같다고 덧붙이셨습니다.

마지막으로 푸른누리 기자들과,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을 부탁드리니 먼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하며, 관심을 가지다 보면 사랑도 싹튼다고 하셨습니다. 지금도 사실 자랑스럽지만 앞으로 더 많이 사랑받는 규방공예가 되고, 더 크게 우리 것을 더 사랑하는 한국이 되길 바란다고 하셨습니다. 저도 정말 앞으로는 외국 것도 좋지만, 우리 것을 사랑하여야 한다고 느끼게 되었습니다.


인터뷰가 6시 무렵 끝이나고 서울역으로 갔지만, 남은 기차표가 9시 20분경이라서 서울역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기다리다가 탄 기차에서 녹초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거의 12시 쯤 집에 들어와서 너무 피곤해 갔다온 것을 둘러보지 못하고 그대로 잠 들었지만, 24일 토요일 기사를 쓰는 지금도 어제의 그 설레임과 보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진 만큼 긴 인터뷰였지만 하나하나 정말 자세하고 알기 쉽게 대답해주신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편집진님께도 감사를 드립니다. 쉽게 가질 수 있는 자리가 아니였기에 더 보람찰 수 있었습니다. 길고 긴 인터뷰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사랑채를 가이드 언니를 따라 둘러보고 나니, 처음에 서먹하고 어색했던친구들과 어느정도 친해져 있었습니다. 매번 인터넷으로만 말하던 친구들이 눈 앞에 있다니 새삼 신기하기도 하였습니다.


그 동안 엄마께서 이런 규방공예를 하고 계셨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주지 않았는데, 이번 인터뷰로 인해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큰 것에서 애국자가 아니라, 우리 것을 정말로 사랑하고 발전시키는 작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나라도 사랑하는 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앞으로는 규방공예 등을 비롯해 다른 우리 것을 외국인에게 많이 알리고, 내가 더 잘 아는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생동감있게 전해야 한다는 막중한 임무가 부담이 되기도 하였지만, 막상 어제의 기억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메모한 기자수첩을 보면서 조금씩 써내려가니 길어도 어느정도 쓴 것 같습니다. 희서 친구의 마지막 질문 속의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지금도 제일 인상깊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계시는 푸른누리 친구들과 다른 분들도 늦지 않았으니, 이번 기회를 통해 우리 것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합니다.

이승주 독자 (대구태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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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하계중학교 / 1학년
2010-05-07 15:28:01
| 이렇게 길게 기사를 작성하다니... 놀랐네요
하규빈
서울논현초등학교 / 6학년
2010-05-09 16:12:14
| 우리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겠어요.
표영주
충주남산초등학교 / 5학년
2010-05-09 16:37:10
| 저는 중간고사 시험 대비때문에 신청을 하지 못했네요.안타까워요.대신 이렇게 멋진 기사를 보네요.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박소연
대전샘머리초등학교 / 6학년
2010-05-09 17:11:44
| 알아야 재미가 있죠. 많이 보고 배우는 일이 기자들이 할 일이죠. 잘 읽고 갑니다.
전재하
천안백석초등학교 / 6학년
2010-05-09 21:44:27
| 기사 너무 잘 쓰셨어요~정말 재미있어 보이네요~
조승아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05-10 23:45:35
| 깊이있는취재 정말 잘 읽었습니다.
곽민주
서울난향초등학교 / 6학년
2010-05-13 17:18:56
| 정옥희 선생님께 많은 것을 배우고 오셨던 것 같네요~~~ 좋은 지식 저희에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지영
서울명덕여자중학교 / 1학년
2010-05-13 22:21:28
| 와~ 대구에서 올라오셨군요! 그 먼 길에 정말 보람된 시간이셨겠어요. 청와대를 두 번 연달아 가시는 행운 또한 부럽네요. 저도 가려다가 서울 사는 기자님들은 자제해 달라는 샘들 말씀에 걸음을 돌렸거든요. 뜻깊은 시간 되셨으리란 생각이 듭니다. 알찬 기사 잘 읽고 가요~
강유로
호남삼육중 / 1학년
2010-05-16 11:35:32
| 정말로 부럽네요. 여러 가지를 만드시며 체험하시고, 청와대도 두번 가시고, 정옥희 선생님도 만나뵙고.. (기사도 잘쓰셔서 메인 채택되시고.. ^_^) 만드신 것은 집에 가시고 가셨겠죠? 그것 또한 부럽네요. ^_^ 기사 잘 읽고 가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5-17 21:01:07
| 저도 대구에 사는데, 서울까지 가셔서 좋은 체험하시고, 기사또한 아주 잘쓰신것 같아요. 좋은 기사 잘읽었습니다
라연수
인천부원초등학교 / 6학년
2010-05-18 23:19:38
| 정말 좋은 경험을 하셨네요..그리고 기사 너무 잘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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