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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09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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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독자 (서울탑산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70 / 조회수 : 10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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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친구, 짜라

‘무서운 친구, 짜라’는 초등 저학년에 적합한 공포그림동화책이다. 겉표지부터 음산하면서도 재미있는 일러스트가 아이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안성맞춤인데 특히 반짝거리는 판박이 스티커를 붙여 놓은 것처럼 짜라의 모습이 공포스럽다기엔 조금 귀엽고 괴이하게 생긴 동화 속 주인공들에 둘러 싸여 이야기의 궁금증을 더 증폭시킨다.


짜라에겐 4명의 친구들이 있다. 첫 장에 등장하는 각기 다른 색깔만으로 그려 놓은 친구 중엔 길죽한 갈래머리 소녀 레아, 뚱뚱하고 짜리몽땅한 소피, 찐빵을 반죽하다 말고 옆으로 늘린 듯한 얼굴 모양의 사라, 얼굴보다 머리가 몇 배로 더 큰 패트라가 있다. 이 네 명의 친구들은 패트라를 선두로 숲 속 여행을 떠나는데 가장 중요한 우리의 주인공 짜라도 이 여행에 동참한다.


패트라와 친구들. 그리고 짜라는 숲 속에서 교수형을 당한 악명 높은 산적 두목 라데크가 아직도 이 음산한 숲 속 어느 나무에 매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네 명의 친구들은 그 무서움을 뒤로하고 애써 목청 높여 노래 부르며 숲 속으로 들어간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함께 숲 속을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기괴하게 생긴 모습의 산적들이 나무 속 틈틈히 커다랗게 자리하고 있어 모험을 떠다는 친구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그림이 실제처럼 느껴진다.


한 걸음, 한 걸음 숨 죽이며 다가갈 때 갑자기 나타난 다람쥐를 보고 나무귀신이라며 다들 놀라 호들갑을 떠는데 일러스트가 볼만한 이 책은 글만 줄줄 읽어내려가는 것을 뒤로 한 채 간간히 재미를 더해가며 모험 속 여행을 계속한다. 친구들이 무서운 공포로 인해 온 신경을 바짝 세울 때 우리의 짜라는 우거진 나무 꼭대기를 올려다 보며 감탄하는 행동까지 취하는데 참으로 대단한 짜라다! 숲 속 여행의 묘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진창 속 두꺼비를 보며 시궁창 귀신이라고 호들갑을 떠는 친구들은 이야기 작가가 되어 기괴한 상상의 나래를 펴며 끝없이 두꺼비를 향한 괴기영화의 한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더욱 엽기적인 건 네 명의 친구들을 앞 세우고 끝에 뒤돌아 보며 의미심장한 눈빛을 보내는 짜라의 모습이 압권이다.


한참을 가다 절벽과 절벽 사이를 이어 놓은 썪은 다리를 건너고, 숲 속의 저녁을 맞은 친구들은 수풀 사이의 양들로 인해 다시 한 번 놀라 줄행랑을 치고, 사라졌던 짜라가 다시 나타나 또 한 번 놀라는 친구들. 가공할만한 이야기의 소재 거리는 이 책 한 권에 모두 들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커다란 박쥐 한 마리가 페트라의 머리 위로 앉으려는 것을 알고 혼비백산하며 도망치는 친구들을 뒤로 캄캄한 숲 속에 홀로 남게 된 짜라는 적막한 고요를 맞이한다. 내가 만약 이 캄캄한 숲 속에 홀로 남게 되었다면 어떠했을까? 아마도 제정신이 아니었을 것이다.


너무도 침착한 모습으로 숲 속을 나와 집으로 들어선 짜라를 향해 인사하는 친구들. 그런데 이건 엄청난 반전이다! 천장에 매달린 양 귀신과 음악을 듣고 있는 땅 귀신, 욕조 가득 향긋한 오일과 꽃잎까지 뿌려 짜라가 오기만을 기다리던 시궁창 귀신, 벽 난로 앞 불을 피우고 있는 나무 귀신, 부엌에서 넓은 날개를 쭈욱 펴고 나타난 박쥐 모양의 흡혈귀 귀신 이 모두가 숲 속에 있는 상상의 괴물이 아닌 짜라와 함께 동거하는 친구들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짜라와 친구들이 이야기를 하고 있을즈음 악명 높은 산적 두목 라데크가 없어진 줄 알게 된 짜라와 친구들이 맛있는 저녁 식사를 하는데 과연 라데크는 어디 있을까?


무섭지만 너무도 궁금한 이 이야기의 결말은 숲 속을 빠져나가던 친구들이 캄캄한 숲 속에 갇혀 라데크의 눈길이 숨어있는 것도 모른 채 계속해서 숲 속을 빠져 나가고자 발버둥을 치는 모습으로 끝을 맺는다. 휘둥그레 뜬 눈동자만 번뜩이는 캄캄한 숲 속의 밤을 그려 넣은 공포스런 그림만으로 충분한 이야기의 끝을! 좀 전에 짜라만 남겨둔 채 혼비백산 나 살려라 도망가던 친구들이 참으로 안쓰럽게 느껴지는데 왤까? 그건 아마도 상상만으로는 부족한 이야기라 ‘무서운 친구, 짜라’를 통하면 더 빠를 것 같다. 다부진 눈매와 당찬 모습의 짜라를 우리도 한 번 만나봄이 어떨까? 캄캄한 숲 속 여행을 함께 즐기면서!



이지영 독자 (서울탑산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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