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청비 기자 (순천북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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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둥이는 편식을 합니다. 제일 좋아하는 오징어튀김, 소세지볶음, 삼겹살.. 주로 이런 반찬만 먹고 된장국이나 미역국, 멸치볶음, 김치찌개 이런 반찬이나 국은 잘 먹지 않고 남겨서 도둑고양이나 지나가는 참새들이 먹게 만듭니다. 늘 밥을 주는 엄마에게 혼이 나도 마찬가지 입니다.
"흰둥이 저녀석은 굶어봐야 배가 고파서 주는대로 잘먹을까?" 아빠께서 말씀하시자 엄마도 "오늘부터 안 먹으면 절대로 다른 반찬은 안줄거다!" 하십니다. 아침을 된장찌게에 든든하게 먹고 학교에 가면서 흰둥이를 한번 쳐다보니 잔뜩 기가 죽은 얼굴로 나를 한번쳐다 보다가 고개를 돌립니다. "흰둥아! 학교 갔다올께 어디 돌아 다니지 말고 집에서 잘 있어라!" 말하고 집을 나섭니다.
학교에서 체육시간에 축구를 신나게 하느라 얼굴이랑 시컴하게 많이 탔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길에 어제 아빠한테 받은 용돈으로 슈퍼에 들려서 시원한 아이스크림 한개랑 과자 한 봉지를 사서 맛있게 먹으면서 걸어 왔습니다.
아이스크림은 다 먹고 과자는 먹고 남은 반봉지는 가방안에 넣어 놨습니다. "학교 다녀 왔습니다" 대문을 열고 집에 들어오니 흰둥이가 엄마한테 혼나고 있습니다. "밥을 먹지 않을려면 그냥 안 먹으면 되지 왜! 땅바닥에 어질러 놓았어!" 흰둥이가 개 밥그릇에 준 밥을 먹지 않고 그릇에 있는 밥을 다 땅에 엎어 놔서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흰둥이는 엄마한테 혼나는 동안 다리사이로 꼬리를 감추고 흰둥이 집안 구석으로 들어가 숨어 있습니다.
흰둥이 얼굴이 보이질 않습니다. 마루에 앉아 숙제를 하고 있는 동안에도 흰둥이는 마당에서 보이질 않고 아직도 흰둥이 집안 구석에서 쪼그리고 숨어있나 봅니다. 가족들이랑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에 항상 맛있는 것 달라고 마루앞에서 꼬리치며 서성이던 흰둥이가 보이질 않으니 조금은 걱정이 됩니다. 저녁 식사를 다하고 나서 마당에 나가 흰둥이에게 가 보았습니다. 흰둥이 집안을 들여다보니 구석에서 고개를 바닥에 대고 힘없이 누어 있습니다. "흰둥아 밥을 먹어야지 이렇게 굶으면 어떻게 하냐?"
내말을 듣고 흰둥이는 고개를 살짝 들어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바닥에 대고 일어 나질 않습니다. " 어서 들어와 자야지 내일 일찍 일어나 학교에 가지!" 엄마께서 부르셔서 얼른 내 방으로 들어 갑니다. 잠을 잘려고 천장을 보고 누웠는데 좀처럼 잠이 오질 않고 흰둥이가 얼마나 배가 고플까 걱정이 되어 잠이 오질 않습니다. 가족들이 모두 잠들었는지 집이 조용합니다.
나는 잠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책가방을 열고 학교 올 때 먹다 남은 과자를 소리 안나게 꺼내서 방문을 조심히 열고 흰둥이에게 갔습니다. 흰둥이는 흰둥이 집에서 나와 마당에 웅크리고 앉아 있습니다. "흰둥아! 이거 내가 아껴 먹을려고 가방에 감춰 놓은 거야. 이 과자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거니깐 조금만 먹어봐!" 흰둥이는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내 손바닥에 올려 놓은 과자에 코를 대고 킁킁 냄새를 맡더니 과자를 순식간에 먹어 치웁니다. 남은 과자를 흰둥이 밥그릇에 부어주니 바삭바삭 소리를 내며 맛있게 먹습니다. 흰둥이가 배가 무척 고팠나 봅니다.
흰둥이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내일 부터는 엄마가 주신 밥은 투정하지 말고 잘 먹으라고 말하고 나는 방으로 들어와 다시 잠을 잡니다. 이제 마음이 편한지 잠이 스르르 옵니다.
위청비 기자 (순천북초등학교 / 4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