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진 독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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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라는 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설렌다. 보고 싶은 큰아버지와 큰어머니, 그리고 동생 지윤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도 큰아버지가 계신 강원도를 가려면 수 많은 귀경 차량 때문에 고생을 할 것 같다.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는 많은 사람들은 도로가 막히는 것 때문에 고생을 한다. 하지만 저마다 선물 보따리와 이야기 보따리를 가득 안고 고향을 향하는 모습을 보면 모두가 행복해 보인다.
강원도를 가는 길도 무척 막힌다. 그런데 서울에서 강원도를 가는 길목에는 많은 볼거리가 있다. 우리 가족은 귀경길이 막히면 강원도 가는 길목에 있는 관광지에 잠깐씩 들러서 구경을 하고 간다. 미리 큰아버지 댁에 조금 늦게 도착한다고 말씀을 드리고 좋은 경치와 볼거리가 있는 곳에서 구경을 하고 가다보면 막히는 길이 지루하기는 커녕 재미있기만 하다. 따로 시간을 내어서 여행을 하는 것도 힘든데, 명절에 고향을 찾으면서 주변 관광지에서 잠깐씩 쉬고 가는 것은 참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때로는 역사유적지에서 공부도 하면서 갈 수 있으니까 더 좋다.
강원도 인제군 북면에는 십이선녀탕이 있다. 46번 국도를 따라 미시령고개를 넘기 전에 만해 한용운 선생님의 마을 옆 동네에 십이선녀탕이라는 안내표시판이 있다. 설악산에는 철 따라 고운 옷 갈아 입는 많은 계곡들이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서쪽에 있는 계곡을 십이선녀탕 계곡이라고 한다. 십이선녀탕은 약 8km에 걸쳐 있는 아름다운 십이선녀탕 계곡의 중간 쯤 있다. 아주 오래 된 옛날 12명의 선녀가 내려 와 목욕을 했다는 전설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탕은 8개 밖에 없다.
탕의 모양은 오랜 세월에 걸쳐서 이루어진 것이라서 아주 아름답고 신기한 모양을 이루고 있다. 그 중에서 폭포 아래에 복숭아 모양을 하고서 깊은 구멍을 만들고 있는 7번째 탕이 가장 아름다우며 복숭아탕으로 불린다. 그래서 설악산의 이름 난 여러 장소 중에서도 십이선녀탕이 제일 아름답다고도 한다. 인제군 북면 남교리의 매표소에서 약 4km지점에 십이선녀탕 입구라는 안내표지판이 있다. 여기서부터 신비로운 물소리가 7번이나 굽이 쳐 흐른다는 칠음대가 있다. 가을향기를 품은 계곡의 냄새를 맡으며 잠시 귀경전쟁에서 벗어나 부모님 손을 잡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물소리를 듣다 보면, 고향을 찾아가는 발걸음을 더 가볍게 해 줄 것이다. 혹시 운이 좋으면 전설에 빠져서 십이선녀 중 한 명이라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강원도 홍천의 5대 명품이 옥수수, 잣, 인삼, 늘푸름 한우, 홍천강 수라쌀이라는 것도 추석 귀경길에서 알게 된 정보이다. 동생 지윤이가 좋아하는 강원도 홍천 찰옥수수를 사면서 지역 주민 아저씨가 자랑하는 말씀을 듣고 알게 된 산지식이라서 책을 보고 암기하는 것보다 훨씬 이해가 빨리 되었다. 그래서 직접 보고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홍천에는 흑돼지, 더덕 등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나는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는 쫄깃쫄깃한 옥수수가 제일 좋다. 비록 귀경길에 도로가 막혀 고생을 했지만 중간에 쫄깃쫄깃한 홍천의 찰옥수수를 맛 본 것을 잊을 수가 없다. 그래서 다음에는 홍천에서 열리는 찰옥수수 축제 때가 되면 시간을 내어서 꼭 참여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추석 귀경길을 현장학습을 하고 가다보면 지루한 줄 모르고 금방 시간이 지나간다. 그래도 보고 싶은 동생을 보기 위해 빨리 큰아버지 댁에 도착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귀경길 중간 중간에 있는 경치를 더 보고 싶은 마음도 생긴다.
큰아버지 댁이 가까워지면서 분홍빛에 가까운 붉은 꽃이 지면 밤톨만한 열매가 영그는 해당화공원이 나타난다. 이곳은 강원도 봉포리 7번 국도 옆 캔싱턴리조트 입구 도로변에 있다.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주는 곳이다.
강원도 고성군의 꽃은 해당화라고 한다. 해당화는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의 낙엽관목으로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노래 가사에 나온 것처럼 바닷가 모래땅에 서식하고 있으며 바다 냄새와 더불어 바닷가의 향을 자랑하는 꽃이다.
해당화는 향수의 원료가 되거나 향수를 대신하는 향기나는 주머니를 만들어 차고 다닐 수도 있다고 한다. 꽃잎은 말려 술을 담그거나 차로 우려 마시기도 한다. 술을 좋아하시는 아버지께 다른 술을 못드시게 하고 해당화 술을 담아서 드리고 싶다.
추석 귀경길에서 정말 많은 것을 보고 느낀다. 처음 집을 떠날 때부터 고향까지 가는 길목에 잠깐 들러서 구경할 만한 곳을 정해서 미리 계획을 짜면 도움이 된다. 나는 메모지와 약간의 정보를 가지고 계획을 짠다. 그리고 가다가 길이 막혀서 짜증이 날 때 쯤 되면 근처에 갈 곳을 정한 다음 구경을 하고 메모를 하다 보면 금방 시간이 간다. 그리고 기분도 좋아져서 다시 출발하다 보면 약간 막히더라도 별로 짜증이 나지 않는다. 물론 부모님께서도 기분전환을 하고 나서 출발을 하니까 덜 힘들어 하신다.
추석이 되면 고향을 찾는 많은 분들이 해마다 교통지옥을 만난다. 이럴 때마다 짜증을 내면 더 힘들어 질 것 같다. 즐거운 마음으로 고향을 찾아가서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고 왔으면 좋겠다.
내 마음은 벌써 큰아버지 댁 농장에서 동생 손을 잡고 뛰어 놀 즐거운 생각으로 가득 차 있다.
정유진 독자 (서울삼성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