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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09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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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313 / 조회수 : 7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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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눌림의 정체가 수면마비라고?

깊은 밤, 어둠 속에 누군가 서 있는 느낌이 들었다. 누군가 나를 쳐다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검은 물체가 다가와 목을 조른다. 하지만 저항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를 불러 도움을 청하고 싶었지만 목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머리에는 오만 가지 생각이 오갔지만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가 없었다.


내가 정말 귀신을 만났단 말인가. 등골이 서늘해져 한 동안 공포에 치를 떨어야 했다. 도서관에서 만난 친구 지용에게 어젯밤에 겪은 이야기를 했다. 대체 그 귀신은 왜 나를 찾아온 걸까.


“가위눌렸네. 너 그거 처음 겪는 거야?”


지용은 내 말이 끝나자마자 ‘가위눌림’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더니 아직도 얼어 있는 나를 보고 씩~ 미소 짓는다. 아무 걱정 말라는 표정으로 말을 잇는다.


“자다가 귀신을 보거나, 잠에서 깼는데도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을 ‘가위눌림’이라고 해. 성인 절반 이상이 평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하더라고. 난 어릴 때 종종 가위눌려봐서 이제 별로 놀랍지 않아.”


뭐든 빨리 경험하고 적응하는 지용이. 가위눌림마저 나보다 빠를 줄은 몰랐다. 지용이는 가볍게 이야기했지만 오늘밤에 또 귀신을 만날까 봐 걱정스러운 것은 마찬가지다. 대체 가위눌림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거지? 그 이유를 알아야 귀신을 만나도 대처할 수 있을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가위눌림’에 대해 검색했다.


네아비 지식박사의 검색 결과를 살펴보니, 가위눌림은 ‘수면마비(sleep paralysis)’라고 하는 일종의 수면장애였다. 잠자는 동안 긴장이 풀렸던 근육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의식만 깨어나 몸을 못 움직이는 것이다. 대개 꿈꾸는 수면, 즉 렘수면(REM sleep) 때 나타난다고 했다. 다시 말해 수면마비는 깨어 있거나 반쯤 깨어 있는 상태지만, 움직이지 못하고 죽음이나 질식감, 환각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


이 문구를 읽다 보니 어제 저녁에 내 목을 조르던 귀신이 또 한 번 떠올랐다. ‘지피지기 백전백승’이라 했다. 다음에 만나면 콧방귀를 뀌어줄 요량으로 검색 결과를 계속 뒤졌다.


수면마비가 비몽사몽간에 목소리를 낼 수 없거나 몸을 움직일 수 없는 현상이고, 이 상황에서 환각을 경험했다면 ‘입면기 환각’에 빠진 것이다. 입면기 환각은 꿈을 반쯤 깬 상태에서 겪는 착각인데, 주로 심한 스트레스를 받거나 잠이 부족할 경우, 또 시각적으로 강한 자극을 받았을 때 나타날 수 있다.

결국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 시각적 자극이 가위눌림의 원인이 된다는 이야기. 덕분에 최근에 내 생활을 돌아보게 됐다. 졸업을 코앞에 두고 취업준비를 하면서 겪고 있는 스트레스가 떠올랐다.


사실 친구 지용이 녀석은 벌써 대기업 2군데에서 최종면접을 봤고, 괜찮은 중견기업 여러 곳에서도 이미 합격 소식을 받아 놨다. 나는 면접은 고사하고 서류 통과마저 감지덕지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덕분에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 공포영화를 즐겨봤고, 도서관에서는 내내 꾸벅꾸벅 졸았다.


조금 처진 마음으로 나머지 검색 결과를 살폈다. 다행히 가위눌림은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 큰 걱정을 덜었다. 하지만 잦은 가위눌림은 ‘기면증’의 신호일지도 모른다는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기면증은 밤에 충분히 자도 낮에 이유 없이 졸리고, 짧은 시간에 발작적인 수면을 취하는 심각한 수면질환이라고 했다.


X 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가족형 수면마비도 있었지만 사례가 꽤 드물었다. 다행히 내 경우는 기면증도 유전도 아니었다. 그래서 가위눌림을 피하려면 무엇보다 스트레스를 덜 받고 푹 자는 게 상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네아비 지식박사에게 ‘숙면 취하는 방법’을 묻기 시작했다.


잠을 잘 자기 위해서는 잠들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몸 안의 수면제로 불리는 ‘세로토닌’의 생성물질인 트립토판 함유량이 높은 바나나와 파인애플, 키위를 먹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수박이나 맥주는 이뇨작용을 하므로 깊은 수면에 방해가 되고, 늦은 밤에 공포영화를 보는 것도 좋지 않다.


결국 꿈에서 만난 귀신이 내 목을 조른 게 아니라 내 생활습관과 태도가 가위눌림 현상을 부른 것이었다. 이제 수면마비에 대해 제대로 알았으니 그 어떤 귀신이 와도 두렵지 않다. 하지만 당장 습관을 고칠 수 없으니 대비책을 한 가지 정도는 마련해둬야겠다.


“영배야, 한 며칠만 형이랑 같이 자자. 형이 가위눌린 것처럼 보일 때 살짝 만져주면 돼. 알았지?”


동생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웬 겁쟁이 짓이야!”하고 말했다.


“겁쟁이가 아니라 과학적인 방법을 찾는 거야. 수면마비는 근육의 긴장이 풀린 상태에서 의식만 깨어나는 건데, 갑자기 시작돼서 1~4분 정도 지속되거든. 근데 누가 소리 내는 걸 듣거나 몸을 만지면 쉽게 벗어날 수 있단 말이야.”


한심하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영배. 하지만 곧 “알았으니 어서 베개 가지고 와”라고 말했다. 야호! 오늘 밤에는 절대 가위에 눌릴 걱정이 없겠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다. 으하하하.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기사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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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정
인천구산초등학교 / 5학년
2010-12-29 12:32:29
| 가위눌림에는......
머리 위에 묵을 놓고 자면......
그럼 가위를 이길 수 있을텐데.
한경찬
고양용현초등학교 / 6학년
2010-10-14 20:17:22
| 그러면 이 방법들이 정말 좋은 정보일 거예요^ㅁ^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우와~ 넘 잘 쓰셨어요
김성국
내정초등학교 / 4학년
2010-10-06 21:00:02
| 와우, 놀라운 사실, 나도 잘 몰르는 것이였는데!
서예원
백록초등학교 / 6학년
2010-10-05 21:48:28
| 저도 가위눌려봤는데 정말 무서웠어요!!!!
가위눌리는게 수면마비라니 다행이에요.......
오늘밤에 또 그러면 이 방법들이 정말 좋은 정보일 거예요^ㅁ^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김효진
소선여자중학교 / 1학년
2010-10-04 20:30:12
| 우와~ 넘 잘 쓰셨어요^^
곽민주
서울난향초등학교 / 6학년
2010-10-02 21:06:48
| 음.... 말로만 들어보던 가위눌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아서 정말 좋아요!!!^^ 근데, 정말..... 가위에 눌리면 어떨까요? 전 그게 궁금해요... 무섭겠죠?
사민아
계성초등학교 / 6학년
2010-10-02 20:29:05
| 가위눌리는게 수면장애였군요..ㅎㅎ
저는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 악몽을 꾸는 줄 알았어요.
조금 오싹하긴 하네요^^;;
이예림
세류중학교 / 2학년
2010-10-02 19:35:16
| ^^빅뱅을 패러디 한건가요?
유광연
상인중학교 / 1학년
2010-10-02 17:37:52
| 가위눌림에 대해서 듣기만 했지 아직 가위에 눌린적은 없어요.
그래서 인지 좀 무섭네요..;
전영완
청덕중학교 / 1학년
2010-10-02 15:41:29
| 아 그런거였군요! 감사합니다~
정고은
용수중학교 / 1학년
2010-10-01 16:01:55
| 완벽한 해설 감사합니다. 잘 읽고 갑니다.
김률리
일곡중학교 / 1학년
2010-09-30 23:03:43
| 저는 지금까지 가위에 눌려본적은 없짐나 좋은 정보 감사합니당~!
정유진
광신중학교 / 1학년
2010-09-30 18:36:45
| 가위눌림의 정체를 알게 해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과학향기 앞으로도 좋은 내용 부탁드립니다.^.^
이찬식
은성중학교 / 1학년
2010-09-29 23:40:12
| 아직 가위에 눌리는걸 경험 못해서 잘 모르겠네요.. 왠지 가위에 눌리는 상상을 하니 무섭네요.. 좋은 지식 고맙습니다. KISTI 짱!!
탁재현
서울신흥초등학교 / 5학년
2010-09-29 18:57:43
| 몰랐던것을 알았으니 재밌네요.
장준희
인천마전초등학교 / 6학년
2010-09-29 17:29:17
| 전 아직도 정말 귀신이 있는줄알았는데 그건 아니군요
노연정
구룡중학교 / 2학년
2010-09-29 17:24:43
| 제 친구도 가위에 눌렸었는데, 그 때 굉장히 무섭고 묘한 기분이었다고 했습니다. 가위눌림이 수면장애였군요. 친구들한테 알려줘야겠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나연주
매곡초등학교 / 5학년
2010-09-29 15:29:23
| 아직 가위눌린 적은 없지만 한번 경험해보고 싶어요. 정말 신기해요
김주형
용정중학교 / 2학년
2010-09-28 21:39:06
| 가위 눌려 본 적 있어요. 높은 곳에서 뚝~ 덜어지고 하는데~ 할머니는 키 클려고 그렇다시네요. 추천~~!
윤승현
목포중앙여자중학교 / 1학년
2010-09-28 21:35:15
| 아직 가위눌림을 당해보지 않아서 나도 당하지 않을까 했는데.. 늦게까지 TV보는 습관을 줄여야 겠어요..
이루다
판곡초등학교 / 6학년
2010-09-28 20:59:21
| 아하!
가위눌린 것은 수면장애였군요!
전 가위눌린것이 꿈꾸다가 그러는줄 알았어요.
가위 눌리기 싫어서 무서워서 떨던 저..
이젠 가위눌리는것도 무섭지 않아요.
박서영
성남매송초등학교 / 6학년
2010-09-28 16:15:08
| 전 아직 한번도 가위에 눌린 적이 없어요.자기 전에 바나나 먹고 자야겠어요 ^^
전유경
대구중앙초등학교 / 6학년
2010-09-27 23:49:59
| 우와~감사해요^^
허소영
손곡초등학교 / 6학년
2010-09-27 21:23:06
| 갑자기 가위눌린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한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이승민
신정초등학교 / 6학년
2010-09-27 19:36:20
| 저는 가위눌림을 경험한게 아니라 직접 해봤어요. 그리고 가위는 한번도 눌린 적이 없지만 그래도 수면장애라고 해서 다힝이네요. 저는 귀신을 무표정으로 목격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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