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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2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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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서 독자 (불로초등학교 / 4학년)

추천 : 120 / 조회수 :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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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롭지 않아요

"얘들아, 저기, 강유리 왔다."


"쟨 어떻게 학교에 다니는 지 몰라. 쟤, 전따잖아. 윤수진 패거리한테 걸렸으면서, 어떻게 저렇게 고개 빳빳하게 들고 학교에 다니는지. 나라면 전학 가겠다!"

내가 학교에 들어서자 아이들의 시선이 내게로 쏠렸다. 그러나 내게 고운 시선을 보내주는 사람은 없었다. 다들 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고, 찌릿거리는 눈초리를 보내고, 나를 비웃을 뿐이었다.


이번 학기 초부터 나는 왕따를 당했다. 학기가 시작된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열린 전교 학생회 선거에서 나는 수진이를 몇 표 차로 따돌리고 부회장이 되었다. 선거가 끝나자 수진이는 이 결과를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를 째려보았다. 들리는 말들에 의하면 수진이는 학교 이사장님의 손녀딸이라고 한다. 수진이는 내가 짜증났는지 엉엉 울면서 나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자 내 단짝 친구였던 윤아가 수진이 곁에 붙어다니기 시작했다. 나는 윤아가 없자 외로워졌다. 내 곁에 아무도 다가오지 않는 기분이었다. 내가 지나가면 아이들은 내 뒤에서 나를 손가락질하고 비웃었다.


나는 아직도 전교 부회장이지만 왕따이다. 사람들은 나보다 수진이를 더 전교 부회장처럼 생각한다.

"아얏-"

교실로 들어와 책상에 앉자 책상 서랍 안에 놓여진 작은 커터칼이 손가락 끝에 닿았다. 붉은색 핏방울들이 내 손가락 끝에 맺혔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수진이 패거리들은 깔깔거리며 웃었다. 그러나, 그 순간 선생님이 들어오시자 수진이는 갑자기 내 쪽으로 다가오며 울먹이듯 말했다.

"어머, 유리야, 괜찮아?"


"응."

수진이는 선생님 앞에만 서면 착하고 예쁜 아이가 된다. 수진이는 자신의 사물함에서 휴지를 꺼내와 내게 내밀었다. 선생님이 보시기에는 나를 위한 행동처럼 보이시겠지만, 수진이는 내 귀에 대고 무섭게 속삭였다.

"잘 됐다."

4교시가 끝나고, 급식실에서 점심을 먹는 시간이다. 매주 수요일은 선생님들이 모여서 회의를 하며 식사하셔서, 우리들끼리 급식실에 가야한다. 그래서 나는 수요일을 싫어한다. 다른 때라면 아이들이 내 곁에서 어쩔 수 없이라도 밥을 먹지만, 수요일이면 나는 맨 끝에서 혼자 떨어져서 밥을 먹어야하기 때문이다.


혼자서 한쪽에 떨어져 밥을 먹기 시작했다. 맛있는 불고기 반찬이 있었지만 나는 밥을 거의 다 남겼다. 그래서 영양사 선생님께 꾸중을 들었지만 상관하지 않고 급식 받은 것을 다 버렸다.

"안녕? 내 이름은 김지윤이야. 앞으로 잘 지내보자."

급식시간이 끝나자 선생님께서는 전학생을 소개해 주셨다. 지윤이는 검은 긴 머리를 어깨 아래로 길게 기르고 안경을 쓴 아이였다. 내 옆 자리가 비어서, 지윤이는 내 옆자리에 앉게 되었다. 지윤이는 내게 환하게 웃으며 인사하였다.

"안녕?"


"응. 안녕."

나는 멋쩍게 대답하였다. 곧 지윤이도 수진이 때문에 나를 왕따시킬 것이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지윤이는 환하게 웃으며 내게 물었다.

"이번 시간은 뭐야?"


"미술."

오늘은 가을 풍경 그리기를 하는 시간이다. 나는 그림을 대충대충 그렸다. 그렇지만 내 옆에 있는 지윤이는 황금색의 논밭과 붉고 노랗게 물든 가을 뒷산을 정성스럽게 그렸다.


학교가 끝나고 내 예상대로 수진이 패거리들은 지윤이를 불렀다. 지윤이는 수진이에게 다가갔다. 수진이는 나를 손가락질하며 지윤이에게 말을 전했다.

"뭐? 난 그럴 수 없어. 그건 비겁한 짓이야!"


"김지윤!"

지윤이의 당돌한 대답에 수진이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해졌다. 지윤이는 당당하게 수진이를 마주보고 말했다.

"너는 유리를 이길 수 없으니까 그러는 거잖아. 세상에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것만큼 비겁한 건 없어!"


"전학생 주제에... 니가 강유리를 감싸고 돌면, 너도 왕따가 될 거야."


"난 왕따가 되더라도 비겁한 아이가 되고싶지는 않아! 유리야, 가자!"

지윤이는 어리벙벙하게 서 있는 내 손을 잡아끌고 학교 밖으로 향했다. 당당한 지윤이의 모습이 부러웠다. 지금까지 수진이에게 당하기만 했던 내가 부끄럽기도 했다.

"윤수진!"


"뭐, 전따야?"


"더 이상 날 괴롭히지 마! 넌 날 이길 수 없어서 비겁하게 구는 거잖아? 난 너와 친구가 되고 싶어!"


"돼- 됐어!"

다음날 학교에 가서 수진이를 당당하게 마주보고 말을 걸었다. 지윤이의 도움이었다. 수진이에게 비겁한 사람이 될 수 없다고 말하는 지윤이를 보고 얻은 용기의 힘을 얻어, 나는 마지막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난 더 이상 왕따가 아니야. 왜냐하면, 내겐 단짝 친구가 있으니까!"

나는 재빨리 지윤이의 팔짱을 끼고 내 자리로 향했다. 왠지, 앞으로는 학교 생활이 즐거워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조은서 독자 (불로초등학교 /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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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2-16 20:39:18
| 좋은 이야기네요^^ 지윤이의 당찬 행동이 유리, 그리고 저희들의 마음의 멘토가 되어 주는 군요. 추천 하고 갈게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2-17 17:08:35
| 당당한 지윤이를 닮고 싶어요.
송효정
포항제철동초등학교 / 6학년
2010-12-17 19:26:16
| 와~~ 잘적었네요^^*
ㅎㅎ 지윤이가 정말 당당하네요!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12-18 20:15:33
| 마지막에 유리가 다시 당당해지는 게 보기 좋네요. 후속편도 쓰시면 좋을 것 같은데요?
윤희서
동안초등학교 / 6학년
2010-12-20 18:35:29
| 유리와 지윤이의 당당함을 닮고싶어요~~
박소영
성명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2-26 13:42:21
| 저희 반에도 친구들을 왕따 시키고 비웃는 친구가 있는데 만약 주위에 왕따를 당하는 친구가 있다면 감싸주어야 겠어요^^
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1-01-04 20:51:53
| 지윤이가 당당하네요
재미있는 동화입니다~^^ 동화 잘 읽고 가겠습니다.
임수연
서울언북초등학교 / 6학년
2011-05-29 20:40:55
| 당당함으로 학교생활이 즐거워 지는 거네요.
뒷이야기가 궁금해지는 재밌는 동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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