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경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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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학교에서 동생들에게 급식을 도와주는 봉사를 한다. 저학년 교실에 들어서면 달콤한 냄새가 난다. 아직은 아기같은 동생들이 급식을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나도 일학년 때 어찌나 급식을 늦게 먹었는지 통지표에 급식을 너무 늦게 먹는다고 적혀 있을 정도였다. 선생님이 무서운 반 동생들은 급식을 나눠주기 무섭게 모터처럼 입을 움직여 밥을 먹는다. 어떤 동생은 징징 울기도 하고 밥알을 세고 있다. 떡볶이가 나오는 날은 매워서 손으로 부채질을 하느라 난리다. 나는 피아노에 서서 빨리 밥을 먹고 동생들이 먹는 것을 도와주고 그릇들을 함께 나른다. 일학기 작문대회에서는 이런 봉사 경험을 쓴 ‘아주 특별한 33명의 천사들’이라는 글로 상을 받기도 했다.
급식봉사에서 친해진 동생들은 복도에서 만나면 나를 참 반가워 하고 때로는 받아쓰기 백점을 받았다고 달려와 자랑을 하기도 한다. 그런 동생들을 만나러 가는 시간이 나는 참 즐겁다. 훌륭하고 어려운 봉사를 하는 친구들에 비하면 부끄럽지만 나는 이 작은 마음이 바로 봉사의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동네 도서관에서는 중학생 언니가 되면 아기들에게 영어책을 읽어주는 봉사를 할 수 있다. 아기들에게 들려줄 동화책 목록을 차근차근 준비 중이고 어떻게 하면 동생들에게 즐거운 책읽기가 될 것 인지, 미국처럼 파자마를 입고 하면 어떨지, 나름대로 궁리를 해보고 또 인형들을 앞에 놓고 연습도 열심이 했다. 또 가르치는 일을 좋아하니 공부방 선생님도 할 수 있을 것이고 오케스트라 음악봉사도 의미 있을 것 같다. 그 일이 무엇이든 아마도 앞으로 나는 많은 미소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고 보면 봉사는 나에게 돌아오는 선물이 아닐까?
김영경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