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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1월 6일

동화 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채현 나누리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45 / 조회수 : 1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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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한 크리스 마스

"음냐."


즐거운 크리스마스 이브날, 다롱이는 침대에서 기지개를 펴고 일어나 창 밖을 바라 보았습니다. 밖은 온통 하얀 눈꽃송이로 덮여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에도 지금 내린 눈이 녹지 않아서 유치원 친구들과 눈사람을 만들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던 다롱이는 침대에서 펄쩍 뛰어 내려와 아직 다 뜨지도 못한 눈을 비비며 아빠의 손을 잡아 끕니다.

 
"아빠! 눈사람 만들어줘! 만들어줘!"

"안 돼. 더 자. 아빠 지금 너무 피곤하단 말이야."

"싫어, 싫어! 나 눈사람 만들 거란 말이야! 읏차! 읏차!"

 
다롱이는 어디서 나오는 지 모르는 그 센 힘으로 아빠를 옆으로 돌려 놓았습니다. 그제야 아빠는 두 손, 두 발 다롱이에게 들고 오리털 파카를 걸쳤습니다. 다롱이도 깜찍한 털모자를 목이 조금 아플 정도로 졸라 맵니다. 그러자 아빠는 다롱이가 맨 모자 끈을 다시 조금 풀어 놓았습니다. 밖으로 나가니, 하얀 눈 속에서도 커다랗게 우뚝 서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들은 반짝반짝 빛났습니다. 다롱이는 아빠께 눈사람을 만들러 나오자고 해놓고서는, 갑자기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씨익 담습니다.


"내 공격을 받아라, 악당아! 난 지금 당신 딸이 아니다! 난 정의를 지키는 다롱이 천사다!"

 
다롱이의 눈 공 두 개가 아빠의 오리털 파카에 맞아 퍽퍽 소리를 냈습니다. 다롱이는 방방 뛰며 말했습니다.

 
"맛이 어떠냐, 악당아. 한 번만 더 나쁜 짓을 하면 이 다롱이 천사가 용서하지 못할 거야, 음하하하!"

 
아빠는 다롱이를 번쩍 들어 올려 흐뭇한 미소를 가득 담고 다롱이의 찬 바람에 붉어진 볼을 살짝 꼬집으며 말했습니다.


"우리 공주님, 이제는 나쁜 짓 안 할테니, 용서해주시겠어요?"

"음. 나를 키워 준 우리 아빠니까 봐주겠어! 헤헤!"

 
그 때, 다롱이의 배에서 꼬르륵 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다롱이는 당당하게 해맑게 웃으며 말하였습니다.


"아빠, 내 배가 나한테 배고프다고 얼른 맛있는 거 사달래. 내 배가 떡볶이랑 오뎅이랑 감자튀김도 먹고 싶대!"

 
아빠는 다롱이의 손을 잡고 포장마차로 들어갔습니다. 다롱이는 그 조그마한 입에 어떻게 그렇게 많은 음식이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로 허겁지겁 먹었습니다. 이따금 허겁지겁 먹다가, 너무 뜨겁다며 울기도 했습니다. 아빠 눈에는 그런 다롱이가 귀엽기만 합니다. 다롱이는 마지막 오뎅 막대기를 내려놓고 포장마차 아주머니께 작은 몸을 배꼽까지 숙여 인사를 합니다.

거리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울려퍼졌습니다. 아롱이는 캐롤 박자에 맞추며 한 발짝, 한 발짝을 신나게 걸어갔습니다. 벌써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 어두웠습니다. 다롱이는 오늘따라 잠이 일찍 왔습니다. 다롱이는 아빠의 품에서 벌써 새근새근 곤히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아빠는 다롱이를 토끼그림이 그려진 침대 위에 조심스레 눕혀 놓고 나왔습니다.
 
다롱이가 며칠 전부터 유치원에서 만들었던 야광색의 선물양말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다롱이가 눈꺼풀을 움직였습니다. 다롱이는 오뎅을 너무 많이 먹어서 그런지 속도 거북했고, 저녁에 일찍 자 두어서 그런지 잠도 잘 오지 않았습니다. 그 때였습니다. 끼이익 문 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다롱이는 혹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아닐까? 하며 이불로 얼굴을 가리며 눈을 반짝였습니다. 그런데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이상했습니다. 먼저 옷이 다롱이의 아빠 잠옷과 같은 곰돌이 모양 잠옷이었던 것입니다. 조심스레 기침하는 목소리도 다롱이의 아빠와 비슷했습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께서는 선물꾸러미를 양말 속에 쏘옥 넣었습니다. 다롱이는 용기를 내서 산타클로스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려 고개를 위로 들었습니다. 다롱이의 눈은 왕방울만 해졌습니다.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가 바로 다롱이의 아빠였던 것입니다. 다롱이는 이불을 걷어차고 ‘아빠!’하고 외쳤습니다. 아빠는 대답도 하지 않은 채 방 밖으로 나가 버렸습니다. 다롱이는 눈물을 훌쩍였습니다.

 
‘진짜 산타할아버지는 어디에 계실까? 친구들이 사람을 속이면 사기꾼이라고 하던데, 그러면 우리 아빠도 사기꾼인가? 아빠가 그런 사람이었다니 너무해. 이제 아빠랑은 말도 하지 않을 테야.’

 
드디어 새 아침이 밝아오고, 거리에서는 여전히 신나는 캐롤이 울려퍼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롱이의 마음은 신나지 못했습니다. 자꾸만 어젯밤 양말 속에 선물을 넣던 아빠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갑자기, 벌컥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다롱이 엄마께서 다롱이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다롱아, 얼른 준비 해. 우리 루돌프산에 눈 구경 가자꾸나."

 
다롱이는 어제 입었던 빨간 스웨터와 청바지를 꺼내 입고, 털 모자를 꼭 졸라매었습니다. 차에 타고 루돌프산에 가는 동안에도 다롱이는 한 번도 웃지 않았습니다. 평소 같았으면 아빠에게 눈 장난을 할 상상을 하며 아빠 운전에 방해가 될 정도로 재롱을 피웠던 다롱인데 말입니다. 엄마는 자동차에 두고 오신 가방을 찾으러 가셨습니다. 아빠는 다롱이의 손을 잡았습니다. 다롱이는 시큰둥한 눈으로 아빠를 쳐다보았습니다.

 
"하하. 다롱아, 너 갑자기 왜 그래? 우리 공주님 어디 아파? 아니면, 오줌 쌌어?"

"으앙! 아빠 미워! 아빠 악당이야! 내 친구들이 다른 사람 속이는 건 사기꾼이라고 했단 말이야! 아빠가 산타할아버지 어디 데리고 갔어!"


다롱이가 울먹이며 말했습니다. 그러자 아빠는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다롱이 공주님, 울지 마세요. 산타클로스 할아버지는 항상 여기, 다롱이의 마음 속에 살고 계셔요."

 
아빠는 다롱이를 가리키며 말씀하셨습니다.


"에이, 거짓말! 아빠 더더더 미워! 거짓말 하지마. 우리 아빠 사기꾼 아니란 말이야! 우리 아빠 착한 아빠란 말이야!"


다롱이는 끝내 울음을 터뜨리며 아빠의 품에 와락 안겼습니다. 아빠는 다롱이를 토닥여 주었습니다.

 

"다롱아, 아니야. 산타클로스 할아버지께서 바쁘셔서 아빠에게 다롱이는 착한 어린이니까 이 선물을 좀 전해달라고 심부름 시키신 거야. 뚝! 그러면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산타할아버지께서 선물을 안 주실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우리 공주님 뚝! 알겠지?"

 
아빠는 듬직한 엄지손가락으로 다롱이의 눈물을 쓱 닦아 주었습니다. 그래도 다롱이는 뾰루퉁한지, 입을 툭 내밀고 있습니다.


"다롱아, 아빠가 매일매일 선물 주지는 않지? 그런데 크리스마스에 다롱이한테 선물 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는 마법가루를 산타할아버지께서 아빠한테 뿌리셨단다. 그 마법가루가 산타할아버지의 선물이란다. 그러니까, 뚝! 알겠지?"


다롱이도 제 눈물을 닦느라 축축해진 휴지를 매만지며 말했습니다.


"다롱이 뚝!"

 
그 때, 엄마가 돌아오셨습니다. 엄마는 깜짝 놀라며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다롱이 울었어? 왜 울었어? 넘어졌어?"


그 때 다롱이는 헤헤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니!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주셔서 울었어!"


엄마는 어리둥절 해서 다롱이의 고사리같은 두 손만을 꼭 잡고 있었지만, 다롱이와 아빠는 서로 눈을 맞추며 해맑게 웃고 있었습니다. 산타할아버지께서도 마법가루가 든 커다란 자루를 매만지시며 허허 웃고 계셨답니다.

이채현 나누리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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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1-01-06 21:59:06
| 다롱이가 귀여울거 같애
언니 기사 잘읽었어
추천하고갈게^^
노연정
구룡중학교 / 2학년
2011-01-08 20:21:30
| 크리스마스의 감동적인 이야기! 채현이는 작가해도 되겠다~~ 동화가 너무 아름다워서 추천 꾸~~~욱!!^^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1-09 17:56:53
| 정말 제목 그대로 깜찍한 크리스마스네요
심혜성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2011-01-10 18:39:19
| 채현이 언니는 도데체 못하는 게 뭐람~(?) 동화도 잘 쓰고, 동시도 잘 쓰고, 어휘력에 표현력도 좋고!정말 부러워.^^ 언니, 꼭 으뜸기자 해야 되~^^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1-01-10 23:48:06
| 채원아, 연정아, 유정기자님, 그리고 혜성아 너무 너무 고마워~^^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1-01-11 19:34:08
| 채현아!! 진짜 글이 너무 감동적이야... 언니도 어렸을 때 산타클로스에 대한 희망을 갖고 있었다가 산타클로스에게 썼던 편지가 사라진 지 며칠만에 다시 돌아왔던 게 생각나는구나... 좋은 글, 멋져부러!!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1-01-15 14:14:42
| 정말 재미있네요. 딸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마음에 와 닿네요. 가족은 정말 따뜻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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