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정 나누리기자 (인천창신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32 / 조회수 : 1253
그라운드를 열심히 누비다 갈증이 났다. 물한모금을 마시다 열심히 뛰고 있는 선배, 후배를 보며 난 10년전 그 날을 생각해본다.
내 꿈은 축구선수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학년들 위주로 한다는 학교축구부에 들어가서 인천에서 1등을 하는 등 많은 수상경력이 있다. 나는 여태껏 내 꿈을 향해 달려왔다. 나의 부모님 역시 운동 광팬이시다. 엄마는 댄스강사시고, 우리 동네에서는 동안 엄마로 통한다. 진짜 우리 엄마를 보면 20대 정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는 40대) 우리 아빠 역시 운동을 무지 잘 하신다. 초콜릿 복근에 울긋불긋 알통까지. 길을 지나가다보면 뒤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 나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는 한인수다. 이제 3주만 지나면 개학이고 4주만 지나면 전국초등학교 축구대회가 있다.
오늘 1월 21일도 여느 때와 같이 우리 집안은 헬스장 분위기이다. 나는 이제 막 옷을 갈아입고 바깥에 나가 친구와 함께 축구연습을 하려고 했다. 그 때 들리는 엄마의 목소리 "민수야! 나가는 길에 헬스장 사물함에다가 이 아령 두개만 넣고 가라. 헬스장이 바로 집 앞이니까 괜찮지?" "네" 귀찮지만 어쩔 수 없었다. 우리 엄마의 주먹은 슈퍼울트라 짱 파워를 가지고 있다. 말대꾸하다 한대 맞으면 생각만해도 아찔하다. 엄마에게 아령을 건네받는 순간, 눈 깜짝할 사이였다. 3kg짜리 아령 두개가 내 발등 위에 떨어졌다.
나는 그 이후로 하나도 기억나는 것이 없다. 곧이어 엄마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눈을 뜨니 병원이었다. 발에 통증이 몰려왔고, 눈물이 내 앞을 가렸다. 나의 꿈, 축구선수, 전국대회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의사선생님께서는 뼈가 심하게 으스려져서 1년 정도는 일반적인 운동 특히 축구는 못할 거라 하셨다. 고개를 떨구었다. 그 때 엄마의 발이 보였다. 그런데 엄마의 발을 보는 순간 나는 깜짝놀랐다. 흙이 잔뜩 묻어 있고, 곳곳에 물집이 잡히고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엄마!"
"민수야, 엄마가 정말 미안해, 너의 꿈을 잃지마!"
"엄마! 으흑흑"
엄마께서는 쓰러진 나를 업고 온종일 다니셨던 것이다. 돌멩이에 부딪치고, 돌틈에 긁히고....... 엄마께서는 그런데도 나를 걱정하시며 미안해 하시는 것이다. 난 아직도 그날을 잊을 수 없다. 맨날 힘만 세고 잔소리는 많다고 생각했던 엄마가 나를 그토록 사랑하고, 아껴주고, 위해주었다니......
지금 나의 나이는 23살. 나는 오늘도 그라운드에 우뚝 서있다. 월드컵 최초로 한국을 우승으로 만든 국가대표팀의 주장으로 말이다. 나의 엄마가 나를 그라운드의 별로 만든 것이다.
장유정 나누리기자 (인천창신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