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희원 나누리기자 (곡반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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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토끼의 해가 떴다. 열심히 달려나가야 하는 새해. 특히 이제 중학생이 되는 학생들은 더욱 열심히 새학년 준비를 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새 목표를 세우기 위해서는 반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길었지만 마치 쏜 화살처럼 빨랐던 6년간의 초등학생 시절을 되돌아보며 정리해 보기로 했다.
앨범형식의 스크랩북을 이용해, 각 장마다 그 학년의 중요했던 일, 기억하고 싶은 일, 받았던 상장 등을 연표형식으로 기록한 뒤 추억이 담긴 사진과 그림을 함께 그려 넣었다. 또, 각 학년의 나, 즉 과거의 나에게 짧은 편지를 써서 반성과 칭찬을 하며 2011년의 계획도 함께 세울 수 있도록 했다.
1~6학년 중, 모든 학년이 다 소중했지만 가장 추억이 많은 때는 1학년과 6학년이었다. 1학년 연표는 6년 전의 일을 떠올려야 했기 때문에 한참을 생각하고 찾아야 했다. 그런 나에게 도움이 된 것은 바로 일기장이었다. 어렸을 적 고사리 손으로 지렁이 글씨를 쓰던 1학년 때의 일기장을 읽어보면서, 어렸을 적 나의 추억도 되돌아 볼 수 있었다.
일기장을 보며 재미있던 것은 일기장 한쪽 한쪽의 에피소드가 나를 웃음짓게 만든 것이다. 그 날에 있었던 일을 쓴 뒤, 아래에 일기의 내용을 간추린 작은 그림을 그려 넣었는데, 어렸을 때의 나도 지금의 장래 희망인 ‘일러스트레이터’ 기질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6학년 때의 연표는 비교적 쉬웠다. 우선 내가 받은 상장을 모아 놓은 상장파일과 수첩, 그리고 달력을 뒤졌는데, 새록새록 추억이 풍겨나오며 신비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귀찮다며 대충 썼던 일기장은 너무 띄엄띄엄 적혀 있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매일매일 일기쓰는 습관을 들여 놓을걸 하는 생각에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일기장에 없던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리며 졸업을 마지막으로, 연표 작성을 끝냈다.
각 학년의 연표를 작성한 뒤, 컴퓨터를 이용하여 사진들을 뽑았다. 아주 중요하다고 느끼는 사진들만 간추리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전교회장이 되고, 학예회 사회를 보던 일, 생일에 13개나 되던 초를 한번에 불어버린 일과 지금 키우고 있는 기니피그 ‘몽실이’가 4살이 되던 생일까지, 크고 작은 일들을 두꺼운 스크랩북 한 권에 하나 하나 정리하니 뿌듯했다. 6년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실을 맺은 것 같다. 그러나, 한 편으로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더 슬기롭게, 게으름 없이 살았다면, 이 스크랩북도 그만큼 추억을 먹고 더 뚱뚱해지지 않았을까 하며 게을렀던 6년을 반성하게 되었다.
이제는 정말 중학생이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니 다가올 중학 생활이 더 중요하게 느껴졌다. 또, 막막하게만 느껴지던 3년간의 중학생으로써의 생활도 자신이 생기고 더 잘 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 매 학년이 끝날 때 마다 이와 같은 연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그 때는 정말 후회하는 일 없이 중학교에서의 3년을 정리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 것이다.
분명히 내가 지나온 시간에는 내 발자국이 찍혔을 테고 미래로 나아갈 준비를 해야 하지만, 내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혼란스럽거나 미래가 안개 속처럼 깜깜하다면 ‘나의 발자취’를 정리해 보길 권한다. 지금 중학교에 들어가는 예비 중학생 말고도 새 학년을 시작하는 모든 학생들도 자신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연표를 만들어봄으로써 2011년을 슬기롭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송희원 나누리기자 (곡반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