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혁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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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부속초등학교를 엊그제 편입한 것 같은데 벌써 졸업이 가까워진다. 중학생이 될 나는 누군가를 위해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은 정말 기쁜 일인 것 같다. 내가 그들에게 하나의 힘이 되어줄 수 있고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몇 달 전부터 컴패션 영어 편지 번역 봉사를 시작했다. 내가 평소 자신 있어 하는 영어 작문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나에게도 큰 보람을 느끼게 하며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일석이조의 일이다. 컴패션 번역은 방글라데시,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우간다, 온두라스 등의 수혜국에 있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후원자에게 쓴 편지를 번역하는 봉사활동이다. 우리나라 외에도 미국이나 프랑스, 캐나다, 영국, 호주 등 많은 국가에서 후원하고 있다. 현지의 번역가가 영어로 번역하면 그 편지를 내가 우리말로 번역하게 되는 것이다. 난이도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어린이의 마음까지 번역하려면 매우 공을 들여 노력해야 하는 작업임에 틀림없다.
언제는 한번 온두라스 아이의 편지를 번역해본 경험이 있다. 아이가 편지를 썼을 때에는 온두라스에 상당히 많은 비가 내렸나 보다. 많은 비로 집이 물에 잠기고 동물들이 떠내려갔다고 했기 때문이다. 또한 아버지는 실직되시고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의 사이는 좋지 않으시다는 내용의 편지였는데 아이는 자신을 믿고 의지할 수 있게 해주시는 후원자가 계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 편지를 번역하며 한 편으로는 코끝이 찡했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번역하는 이 편지 한통에 아이의 감사함을 모두 담아 후원자에게 전하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다.
이런 생각으로 한 통, 한 통을 번역하다 보니 어느새 꽤 많은 편지를 번역했다. 그동안 내가 번역했던 편지 내역들을 보면 정말 뿌듯한 생각이 든다. 시험기간에 바쁘고 숙제를 많이 해야 할 때도 있지만 ‘한 통 한 통 조금씩 하는 번역이 누군가에게는 큰 기쁨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더욱더 열심히 번역하게 된다.
번역을 할 때에는 현지 번역가의 편지와 함께 어린 아이들이 직접 쓴 원본 편지도 함께 동봉되어 전달되는데 이 편지에는 아이들이 후원님께 연필을 꾹꾹 눌러가며 쓴 마음들이 전해져 온다. 아이들의 편지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문장은 ‘ I love you’ 나 ‘I hope god bless you’ 등의 문장이다. 이 문장에서 후원자에 대한 아이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지 않은가.
외교관이 되어서 우리나라를 위해 봉사하기 전에 순수한 마음으로 나의 능력만을 가지고 다른 나라의 어린이들에게 봉사하는 것도 정말 좋은 경험인 것 같다. 앞으로도 중대부초를 졸업하고도 중학교에 가서도 꾸준히 세계 식량의 날 캠페인이나 꾸준히 영어 편지 번역을 하여 만인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내가 되어야겠다. 이것이 나의 진정한 봉사의 의미가 아닐까 싶다.
이찬혁 독자 (중대부속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