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림 나누리기자 (서울고산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96 / 조회수 : 1642
지난 8월 1일 설렘을 가득 안고 푸른누리 기자들과 함께 성우 서혜정님을 만났습니다. 멋진 옷을 입고, 나타나신 서혜정님은 웃음 띈 얼굴로 푸른누리 기자들을 맞이 해주셨습니다. 서혜정 성우님의 인도 하에 우리는 KBS 방송국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서혜정님과 함께 지하에 있는 방송국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했습니다. "이 쪽은 국이고, 이 쪽은 밥이야, 먹고 싶은거 골라서 먹으렴." 친절하게 하나하나 설명해 주신 서혜정님께서는 반찬도 챙겨주시고, 맛있게 먹으라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푸른누리 기자들은 분장실을 견학했습니다. 분장실 안에는 여러 가지 분장에 필요한 도구들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이 곳은 여러 연예인과 가수들이 분장을 하기 때문에 늘 조심해야 한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옆 방으로 옮긴 푸른누리 기자들은 서혜정님처럼 경력이 많은 분들만 사용한다는 VIP실에서 ‘퀴즈쇼 사총사’ 녹화 현장을 견학하였습니다. 이 프로에서 서혜정님은 문제를 내주는 성우로 등장하신다고 하셨습니다. 녹화 후 드디어 기다리던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성우께서는 인터뷰를 하시는 내내 항상 웃으며 대답해 주셨습니다.
푸른누리 기자 : 서혜정 성우님의 뛰어난 예능감과 재치있는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본 적이 있습니다. 연예인이나 다른 직업들도 잘 어울릴 것 같은데 그 중에 왜 성우가 되기로 결심하셨나요? 성우를 꿈꾸게 된 계기와 꿈을 이루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성우 서혜정 : 저는 어렸을 때부터 성우란 직업을 가졌었어요. 그 때는 텔레비전을 잘 사는 사람들 아니면 못보던 시대라서 저는 고은정 성우님 같은 오디오 성우를 꿈꿨었어요. 본격적으로 성우란 꿈을 꿨을 때는 고등학교 2학년 때 방송경연대회에서 저희 방송반도 작품을 냈었는데, 그곳에서 금상을 받고, 저는 개인상을 받았어요. 성우 공채 시험을 통해 성우 활동을 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계속 성우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 초등학생 어린이들은 책을 읽을 때 아무 감정없이 책읽듯이 말합니다. 심지어 말을 시킬때도 책읽듯이 말해요. 그런데 그거는 잘못된 방법이에요. 말하듯이 말해야 합니다. 제가 초등학생 때 책을 읽게 되면 선생님이 계속 읽도록 하셨어요. 말하듯이 이야기를 하니까 재미있어서 계속 이야기하라고 하셨던거죠. 그렇게 말하도록 말해야 합니다. 요즘은 토론수업을 많이 중요시 하던데 토론 수업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중요로 합니다. ‘~ 같아요’ 라는 말은 아무런 의사가 없는 말이에요. 말은 곧 자기의 생각이고 나에요. 목소리는 영혼의 울림입니다. 그래서 내 생각, 나의 주장을 똑바로 말해야 합니다. 말을 잘한다는 말도 내 의견을 잘 표현한다는 말이니까요.
푸른누리 기자: 성우란 직업은 다양한 캐릭터를 목소리로 연기하는 직업인데요. 성우를 꿈꾸는 초등학들 사이에서는 서혜정 성우님의 <롤러코스터> 연기를 따라하는 것이 유행입니다. 혹시 서혜정 성우님도 다른 유명인들의 목소리를 성대모사하실 수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괜찮으시다면 살짝 들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성우 서혜정 : 성우가 성대모사를 한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에요. 성우는 목소리 배우지 누군가의 목소리를 따라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성우가 되기 위해서는 창의적인 활동을 많이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토끼와 기린은 목젖이 없어서 말을 하지 못합니다. 이런 토끼역을 맞으신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깡충 깡충 나는 토끼야. 이렇게 목소리에 자기 상상력을 보태서 자기가 맡은 역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성우란 직업은 상상력과 창의력 감수성을 필요로 합니다. 자기만의 표현을 하는 거죠. 목소리가 좋다는 것은 발음이 정확하고, 적절한 감정표현과 발성이 잘 되었다는 겁니다. 만약 미래에 성우가 되고 싶어하는 어린이는 자연과 함께 하세요. 자연을 많이 느끼시기 바랍니다.
푸른누리 기자: 성우들은 평상 시 목소리도 멋있는 것 같습니다. 성우의 목소리를 타고나야 하는지 아니면 평범한 목소리도 연습을 통해 성우가 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미 성우로서 성공하신 서혜정 성우님도 다양한 목소리를 소화하기 위해 따로 연습을 하는 것이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성우 서혜정 : 평범한 목소리도 정확한 발음과 적절한 감정표현으로 발성하듯이 말하면 좋은 목소리로 들립니다. 목소리 연습하는 것은 성우가 되기 전에 하는 활동들이고 지금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다만 캐릭터에 맞는 소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는 끊임없는 감수성을 훈련해야 하죠. 예술작품을 많이 보고, 책과 음악, 여행을 많이 해야 합니다.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간의 자연의 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어떤 일을 하던간에 풍부한 감성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기 때문이죠.
푸른누리 기자 : 저는 한 시간만 친구들하고 수다를 떨어도 목소리가 금방 갈라집니다. 서혜정 성우님같이 매일매일 바쁜 성우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목이 쉽게 상할 텐데 목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그 비결을 알려주세요.
성우 서혜정 : 목소리는 목에서 나는 소리가 아닙니다. 온 몸이 울려 나오는 소리죠.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으면 좋은 목소리가 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잘 자고, 일찍 일어나며, 신체적인 리듬을 잘 마추어 주어야 합니다. 작품을 맡아 하게 된다면 많은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기운이 몸에서 빠져나가죠. 목소리는 기운입니다. 어떤일을 하던 간에 항상 건강해야 하죠.
푸른누리 기자: 시간이 흐르면 얼굴도 나이를 먹듯이, 목소리도 나이를 먹으면서 달라질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자주 맡았던 목소리와 지금 자주 맡으시는 목소리가 어떻게 달라졌는지 알려주세요.
성우 서혜정 : 사람의 몸속에 가장 늙지 않는 곳이 목소리입니다. 어린아이의 목소리를 내라면 낼 수 있습니다. 또 할머니의 목소리를 내라면 낼 수 있고요. 목소리는 거의 달라지지 않습니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다 늙습니다. 목소리 자체는 늙지 않죠. (다르다고 느끼는 차이가 조금 있을 정도지요.) 목소리는 그 사람을 뜻합니다. 그 사람의 감각, 연륜이지요.
푸른누리 기자 : 성우를 하시면서 가장 자신과 비슷했다고 느껴지는 캐릭터가 있을 텐데요. 가장 공감이 갔던 캐릭터 소개와 함께 그 이유를 알려주세요.
성우 서혜정 : 음... 제가 성우 생활을 시작했을 때 ‘위기의 주부들’에서 수전이라는 여인의 역을 맡아서 했었습니다. 멍한 모습이 저와 닮았죠. (제가 추구하는 여인의 삶은 정말 다양해요.) 사람은 단정 지을 수 없어요. 기쁘거나 슬플때 느끼는 감정이 다 다르죠. 그렇게 인간은 정말로 복합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떨 때는 스컬리, 또 어떨 때는 신데렐라, 어떨 때는 수전이 그렇게 그때 그때마다 비슷하다고 느껴지는 캐릭터가 다릅니다.
푸른누리 기자 : 어떤 신문기사를 통해 서혜정님의 인생은 ‘롤러코스터’의 성우를 맡으면서부터라고 이야기하신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전에도 유명한 성우셨는데 그렇게 말씀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성우 서혜정 : 그 기사가 잘못된 거에요. 아마 그 때 저는 제 인생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롤러코스터 갔다고 이야기한 것을 그 기자분이 잘못 쓰신 것 같아요. 슬프거나, 기쁠 때 그런 감정들을 저는 롤러코스터에 비유하곤 하거든요. 그런 것들이 롤러코스터와 같다고 표현한 거에요.
푸른누리 기자: 지금까지 수많은 역의 목소리를 소화해 오셨지만, 아직 해보지 못해 꼭 맡고 싶은 역이 있다면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성우 서혜정 : 저는 배역에 대한 축복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따로 없어요. 욕심도 없고요. 단지 내가 하고 있는 역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답니다.
푸른누리 기자: 요즘 여러 방송사에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인기입니다. 노래, 춤, 연기, 스케이트 등 그 분야도 다양한데요. ‘나는 가수다’가 아닌 ‘나는 성우다’ 같은 프로그램이 생겨서 성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도 꿈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성우 발굴 프로젝트 프로그램을 제안해 보실 생각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성우 서혜정 : 네, 그런 생각은 많이 해봤죠. 좋은 생각이고, 또 능력있는 성우들을 발굴해 내기에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사람들의 뜻이 합쳐져서 이 곳에서도(방송국) 할 수 있다하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프로기도 합니다.
푸른누리 기자: 인터넷 검색을 하여 조사해보니 서혜정님을 보고 성우를 꿈꾸기 시작한 지망생들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성우를 꿈꾸는 어린이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성우 서혜정 : 성우는 연예인이에요. 대중예술을 하는 사람이죠. 연예인은 재능이 다양해요. 그렇기 때문에 내가 나한테 재능이 있는가를 먼저 알아봐야 해요. 자신이 재미있어 하는 일은 거의 재능이 있다고 할 수 있답니다. 그 일이 재미가 있다면 꾸준히 연마해가야 해요. 우선 성우가 되기위해는 책을 큰 소리로 읽는 것이 필요해요. 사람들이 그것을 보고 재미있다고 반응하면, 그 사람은 성우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에요. 습관은 정말 중요해요. 말을 똑바로 하면 그 사람은 똑똑하게 보여요. 또박또박 천천히 말하고, 예쁘게, 아름답게, 정확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답니다.
인터뷰가 끝나고, 기자들은 아쉬운 마음으로 함께 사진도 찍고, 못했던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서혜정님께서는 푸른누리 기자들에게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언제나 자신이 하고 싶고, 가고 싶은 길을 가라고 이야기 해 주셨습니다. 약 4시간 걸쳐 귀중한 추억을 만든 저와 푸른누리 기자들은 이 영광의 순간을 잊지 못할 것입니다.
"푸른누리 기자, 성우 서혜정님! 파이팅!"
김미림 나누리기자 (서울고산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