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정 독자 (인천창신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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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있으면 추석입니다. 하늘에 떠 우리를 바라보며 웃고 있는 뚱뚱한 달처럼 우리도 웃으며 풍족하게 먹는 추석을 보낼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가족은 매해 음력 8월 15일이 되면 따뜻하고 넓고 포근한 큰할머니의 품, 부산으로 떠납니다. 그러나 인천에서 부산까지는 장난 아니게 먼거리여서 차타고 가다가는 온가족이 부산에 도착하기도 전에 녹초가 되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비행기를 타고 가는 것도 녹녹하지 않습니다.
인천공항까지와 김해공항에서 부산까지 가는 것이 교통체증이 심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작년부터 KTX를 타고 갑니다. 그리고 심심한 우리가족을 재미있게 만들어 줄 또 하나의 가족, 사촌동생네와 함께 갑니다. 함께 가다보면 지루하지 않게 부산까지 갈 수 있습니다. 사촌동생 예진이는 자신이 놀 것들은 정말 꼼꼼하게 챙기는 성격이라 예진이가 가져온 종이에 그림을 그리거나 종이접기를 하거나 만들기를 하며 부산까지 갑니다. 평소에 같은 인천이지만 학교나 학원 때문에 자주 만나지도 못하고, 만나더라도 놀기엔 항상 아쉬웠는데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또, 만들기에 열광하는 저는 평소에 만들 시간이 없었는데 제 말을 잘 듣는 동생과 같이여서 입이 헤벌레하고 벌어집니다.
엄마께서도 작은 엄마와 수다를 떠시며 갑니다. 말하던 도중 엄마는 깔깔깔 배꼽잡고 웃기도 하고 슬프고 안타까운 표정을 짓기도 합니다. 억울하다는 표정으로 작은 엄마에게 있었던 일들을 얘기할 때면 아이같기도 합니다. 엄마는 이럴 때가 행복한가 봅니다. 아빠께서는 잠보 작은 아빠를 만나 편하게 쿨쿨 주무십니다. 아빠께서 운전을 안하셔도 되어 편하고, 옆자리에 있는 작은 아빠 덕분에 제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 더 편해 보였습니다.
간식, 간식은 친절하신 아주머니께서 카트를 밀고 다니셔서 싸갈 필요가 없습니다. 나와 예진이는 언제나 칙촉을 먹습니다. 약간 유치하긴 하지만 엿치기처럼 쿠키를 선택한 후 초코알을 많이 찾아낼수록 이기는 게임도 합니다. 또, 진미 오징어를 이용한 빼빼로 게임! 간식까지도 별나게 먹는 예진이입니다. 이렇게 알콩달콩 시간을 보내다 보면 어느새 부산에 도착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조금 걷다보면 큰할머니의 모습이 보입니다. 예진이는 정말 보고싶었다는듯이 쪼르르 달려가 큰할머니의 품에 안깁니다. 몇년전까지만해도 거기는 내자리였는데 예진이가 이제 내자리를 뺏어갔습니다. 한참을 놀다보면 할머니의 목소리가 들립니다."유정아~, 예진아~송편 빚으러 나와라" 허둥지둥 손을 씻고 나간 후 정성스럽게 송편을 빚었습니다. 예쁜 딸 낳겠다는 소망을 가지며 빚고 있는데 예진이도 예쁜딸 예쁜딸하며 쫑알거리고 있었습니다. 결혼을 절대 안하겠다던 예진이인데.
저녁에 큰할아버지, 큰할머니, 할아버지, 할머니, 민철삼촌네 가족, 지혜이모네 가족, 예진이네 가족, 우리가족,온가족이 모여 정겹게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우리 아이들은 장기자랑을 하기도 합니다. 다음 날 차례를 지내고, 성묘도 하고 이렇게 우리의 추석은 끝이 납니다. 작년 추석에 저는 우리 가족 행복하게 오래 오래 부자로 살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습니다. 아직까지 그 소원이 이루어졌는지 모르겠지만 마음만은 풍족해진 것 같습니다. 추석 날 우리 가족과 예진이 가족은 또 KTX를 타고 부산에 갑니다. 아빠께서 표를 다 구해 놓으셨습니다. 올해 9월 22일은 작년 추석처럼 행복한 날들을 보낼지 기대됩니다. 푸른누리 기자 여러분, 모두 넉넉하고 풍요로운 한가위 보내세요!
장유정 독자 (인천창신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