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경 나누리기자 (안양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38 / 조회수 : 644
우리들이 겨울이면 무척이나 기다리는, 선녀님들이 뿌려주시는 하얀가루, 눈. 어른들은 그런 우리들과는 달리 ‘눈이 와서 좋기는 한데, 불편하다’ 며 우리가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한다. 그 불편은 과연 무엇일까?
처음에는 눈오는 것이 마냥 좋기만 했던 우리 어린이들도 눈이 쌓여 걷기가 불편해지면서 그 불편함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길에 쌓인 눈이 추위에 얼게 되어 미끄러짐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것과 원하지 않을 때 옷이나 신발에 눈이 많이 묻어 젖게 되는 경우도 불편의 한 예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불편을 덜기 위해 자신의 점포와 자신의 집 앞의 눈은 스스로 치우자는 법도 생겨났다. 하지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 중 1층에 사는 사람들은 왜 자신들만 치워야 하냐며 불만을 내뱉기도 한다.
나 또한 1층에 살았더라면 번거로워 투정을 부렸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불만까지도 함께 쓱쓱 치워주는 분들이 있다. 바로 관리사무소의 경비아저씨들이다. 매일같이 동네의 행복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는 분들이다. 평소 눈이 많이 와 길에 쌓이는 날이면 항상 길을 쓸고 눈을 치우던 모습이 인상깊어 직접 관리사무소를 찾아 문을 두드렸다.
제일 먼저 눈을 치우는 이유를 물어보자 경비아저씨는 "다른 관리직원들과 함께 눈을 치우면 주민들, 특히 연로하신 할아버지, 할머니분들이 보다 안전하고 편한 걸음을 걸을 수 있기 때문" 이라고 말했다.
많은 길의 눈을 치우고 쓰느라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힘이 들지만 기분만큼은 행복하다는 경비실 아저씨. 그러나 잘 치워진 길을 뿌듯하게 바라보고 있으면 일부러 눈을 던지거나 쌓아놓은 눈을 무너뜨리는 사람들이 종종 생겨난다고 한다. 그럴 때면 경비아저씨는 매우 속상하다며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깨끗하게 눈을 치워주었으면 좋겠다고 작은 바람을 얘기했다. 집 밖을 나서면 너무나 당연하게 눈이 치워진 길을 걸었던 나의 행동이 부끄러웠다. 내가 당연하게 걸을 수 있었던 것은 뒤에서 더 편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눈을 열심히 치워준 경비아저씨들 덕분이라는 사실에 죄송하면서도 감사한 마음을 느꼈다.
경비아저씨뿐만 아니라 점포의 주인들도 직접 점포 앞의 눈을 치워 지나가는 사람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한다. 그 중 평소 부모님이 자주 이용하는 정육점 가게의 아주머니를 인터뷰 했다. 아주머니는 지나가는 손님들에게 조금이라도 편하고 안전하게 다니면 기분이 좋고 그렇지 않으면 불안하다며 눈이 올 때마다 부지런히 눈을 치우던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책임감 때문에 또는 타인에 대한 배려로 눈이 쌓인 길을 치운다는 점을 알게 되자 매일 걷던 길들이 새삼 새롭게 느껴졌다. 이렇게 누군가를 위해 눈을 치우는 분들이야말로 우리의 동네의 길을 밝혀줄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얗게 길을 뒤덮은 눈을 보면 우리는 흔히 ‘참 깨끗하다’ 라는 말은 한다. 하지만 이번에 느낀 것이 있다. 우리의 안전을 생각해보면 그 눈을 치운 길이야 말로 우리가 마음 편히 걸을 수 있는, 걱정이 없는 깨끗한 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스스로가 그 깨끗한 길의 시작이 되는 것이 어떨까.
김하경 나누리기자 (안양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