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교 기자 (서울창도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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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8일 오후, 우리 동네에서 유명한 다둥이 가족을 만나러 아파트단지 놀이터로 향했다. 푸른누리 3기 때부터 활동한 기자는 인터뷰 기사를 많이 쓴 편이다. 인터뷰를 하게 되면 지금까지는 작은 카페나 아니면 사무실이 대부분이었다. 일대일로 만나서 준비한 질문을 하고 답을 듣는다. 질문에 답해주는 대상은 많아야 두세 명 정도다. 그리고 기자가 질문을 하면 인터뷰는 대화하듯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용하게 이루어진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랐다. 다둥이 가족을 무려 세 집이나 한꺼번에 만나기로 약속했는데 세살 막내부터 11살 초등학생까지 아이들만 무려 13명이었다. 인사를 나누는 데에도 한참이나 걸렸고 누가 누구와 형제이고 자매인지 한눈에 알아보기도 힘들었다. 그리고 어린 아이들은 한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고 뛰어다녀서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먼저 백승일네 가족은 승일(11세), 선일(9세), 지혜(7세), 건호(4세) 이렇게 네 명의 자녀였다. 권수현네 가족은 수현(11세), 민정(10세), 유진(7세), 용우(5세), 보연(3세) 이렇게 다섯 명이고, 김민주네 가족은 민주(11세), 연주(9세), 우주(6세), 하경(4세)이 까지 모두 네 명이다. 이렇게 13명의 어린이와 어머니들을 만났는데 인원이 많아서 단체사진을 찍을 때는 누가 없어져도 전혀 알 수 없을 정도였다. 바쁘실 텐데 아이들도 데리고 시간을 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다음은 다둥이 가족들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Q. 자녀들이 많아서 가장 좋았던 때는 언제인가요?
백승일네 가족 : 대부분 여행갈 때 그런데요. 특히 제주도 여행 갔을 때 아이들이 많아서 심심하지 않았어요. 좀 정신없긴 하지만 원래 많이 움직이다보니 익숙해져서 이젠 아이들 없으면 여행가기 재미없을 거 같아요.
권수현네 가족 : 애들이 많으니까 명절에 세뱃돈을 많이 받아요. 그럴 땐 미안하기도 하지만 기분 좋을 때도 있어요.
김민주네 가족 : 어디 안 나가고 집에서만 있어도 여럿이니까 공원에 온 것처럼 심심하지 않아서 좋아요.
Q. 자녀가 많으면 부모님들이 힘드실 거 같은데요. 여러 자녀들을 키우시면서 특히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백승일네 가족 : 아무래도 시끄러운 것이 가장 힘들어요. 그러고 싶지 않은데 엄마가 소리칠 때가 많아요. 아랫집이 시끄러울까봐 주의를 줄 때도 많고요. 그래서 우리는 1층으로 이사했어요.
권수현네 가족 : 아이들에게 골고루 베풀어주기가 힘들고 부족한 것이 많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인원이 많으니까 시끄러운 것이 제일 힘들지요.
김민주네 가족 : 밖에 나가면 본의 아니게 차별 대우를 받을 때가 있어요. 우리 애들만 떠든 것처럼 노려보는 사람도 있고요. 그때가 가장 속상해요.
Q. 자녀가 많으면 나라에서 어떤 혜택이 있나요?
권수현네 가족 : 많지는 않지만 출산지원금을 주고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기회도 생깁니다. 그럴 땐 식구가 많은 게 좋아서 우쭐하지요
김민주네 가족 : 셋째부터는 7살 될 때까지 월 10만원씩 지원금을 받아요. 금액이 크지는 않지만 나라에서 출산 장려를 하는데 우리 가족이 많이 참여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Q. 자녀를 키우시는 교육 기준이 있으시다면 말씀해주세요.
백승일네 가족 : 무엇보다 먹을거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좋은 먹을거리에 관심이 많아서 건강을 중심으로 아이들을 키웁니다.
권수현네 가족 : 큰 아이부터 아래로 동생 잘 돌보기를 기준으로 해요. 그러면 한 아이가 모든 동생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고 동생 한명만 보살피면 되니까 쉽지요.
김민주네 가족 : 놀 때는 놀고, 할 때는 하는 것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식구가 많아도 자연스럽게 하루 일정을 마무리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Q. 자녀가 사회에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길 바라시나요?
백승일네 가족 : 형제간에 우애 깊게 자라서 어느 사회를 가던지 쓰임새가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권수현네 가족 : 우애가 있고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민주네 가족 : 형제들끼리 사이가 좋고 하고 싶어 하는 일에서 성공했으면 좋겠어요.
Q. 자녀들이 서로 다툴 때 어떻게 공정하게 해결해주시나요?
백승일네 가족 : 작은 일은 자신들이 알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맡겨두는 편이에요.
김민주네 가족 : 이야기를 잘 들어보고 그때, 그때 해결해줍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해요.
Q. 막내가 큰 형이나 큰 언니의 중요한 숙제를 망가뜨리면 누구를 나무라시나요?
백승일네 가족 : 원인이 누구에게서 시작되었는지부터 알아보고 이야기를 하는데 대부분 막내부터 큰애 순서로 나무랄 때가 많아요.
권수현네 가족 : 큰애가 관리를 잘못한 거니까 큰애부터 막내 순서로 나무라고 이야기를 하는 편이에요.
김민주네 가족 : 어린 동생이 몰라서 하는 실수니 큰애를 먼저 나무라고 동생도 똑같이 혼내요.
Q. 마지막으로 다둥이 가족을 준비하시는 예비 엄마 아빠께 격려의 한 말씀 해주세요.
권수현네 가족 : 아이들을 엄마 혼자서 감당하기 힘들어요. 그러니 반드시 아빠의 도움이 많이 필요해요. 서로 알아서 하는 것도 좋지만 힘들 때 도움을 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
김민주네 가족 : 자녀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것 같아요. 좋은 일도 두 배나 많고요. 힘든 일도 두 배나 많아요. 그러니 엄마 아빠가 함께 노력하면 훨씬 더 행복해질 수 있어요.
각 질문 중 한, 두 분이 대답을 못하신 것은 아이들을 챙기느라 인터뷰 중간에도 여기저기로 뛰어다니셔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인터뷰를 할 때 더 정신이 없었지만 어린 아이가 넘어지거나 울면 큰 아이들이 얼른 달려가서 달래주곤 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자기 동생만 챙기는 것이 아니었다. 다둥이 가족은 늘 동생을 살피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아이들도 챙기는 법을 배운 것 같았다.
어머니들과의 인터뷰에 이어 제일 큰 언니, 형인 권수현과 백승일에게 동생이 많으면 무엇이 좋은지에 대해 물었다. 수현이는 “동생이 많으니까 힘든 것도 있는데요. 그만큼 즐거운 일도 많아요. 내가 아는 것을 동생들에게 가르쳐주고 동생들이 잘 따라와 줄 때가 제일 좋아요”라고 말했고, 승일이는 “동생이 많아서 매일 매일 즐거운 일들도 많이 생기고 다른 가족보다 우리가족이 훨씬 더 행복하다고 생각해요”라고 대답해주었다.
기자는 형제가 없다. 그래서 가끔 동생이나 형이 있었으면 좋겠단 생각을 한다. 다둥이 가족은 이렇게 형제가 많으니 재밌는 일도 그만큼 많을 것이다. 형제가 많을수록 일어나는 일도 많기 때문에 자연히 심심할 틈이 없다. 그렇게 북적이는 가운데 서로를 배려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다둥이 가족만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둥이 가족은 다둥이어서 행복해보였다.
정은교 기자 (서울창도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