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림 독자 (매현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86 / 조회수 : 4542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몸을 움츠리게 하는 가운데 다가올 새봄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마음이 들떠있던 나에게 농촌진흥청 탐방이라는 행운이 찾아왔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곤충 관찰 프로그램 및 여러가지 체험이 이번 탐방의 주목적이었다. 평소 곤충에 대한 호기심은 있었지만 두려움 때문에 쉽게 다가서지 못했던 나는 취재일이 다가올수록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침내 3월 13일 기다리던 탐방 취재 날. 설레는 마음으로 들어선 농촌진흥청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더 규모가 컸다. 잔디로 깔끔하게 정돈된 바깥 공간에는 많은 가족이 여유롭게 주말을 즐기고 있었다. 농업에 대한 각종 주제별로 정리된 전시관은 농업에 대한 역사와 조상님들의 슬기와 지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박사님께서는 나의 질문에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다.
Q : 곤충을 실생활에 적용한 경우를 예를 들어 알려 주세요.
A : 곤충을 연구해 로봇을 만들기도 해요. 첫번째로 군사적 정찰로봇을 만들어 사용하고요. 또, 축제를 할때 축제용으로 커다란 거미로봇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Q : 거미에 물렸을 때 응급처치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A : 거미는 독이 있지만 미세하고, 먹이를 잡을 때나 위협을 받았을 때만 독을 사용하기 때문에 거의 위험하지는 않아요. 그래도 만약 물린다면 병원에 가서 해독제를 맞는 것이 좋아요.
Q : 스파이더맨이 실제로 존재할 수 있을까요?
A : 참 재미있는 질문을 해주었네요. 그렇지만 실제로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거미는 실샘이라는 곳에서 거미줄이 나오는데요, 스파이더맨의 경우는 손목에서 거미줄이 나옵니다. 손목에서 거미줄이 나오는 것은 불가능하죠. 그리고 거미줄은 7~8시간 정도 기다려야 완전한 고체가 되는데, 한번 몸의 위치를 옮기려고 7~8시간을 기다리려면 좀 힘들지 않을까요? 하하~
질문 시간 밎 거미에 대한 설명 시간이 끝나고, 나무를 이용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곤충 조형물을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열심히 만들고 나서 내가 만든 것에 대해 다른 기자들 앞에서 발표도 해 보니 자신감도 더 많이 생기고, 창의력도 쑥쑥 자라는 것 같았다.
박사님께서는 여러가지 곤충을 채집하여 보관해 놓은 채집실에 들어가 설명도 해 주시고, 중간중간 지루하지 않게 퀴즈도 내 주셨으며, 여러 곤충과 거미를 실제로 보고 만질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이영보 박사님의 애완거미 타란툴라도 손에 올려보고, 꿈틀거리는 장수풍뎅이 애벌레도 만져보았다. 예전에는 징그럽다고 곤충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나로서는 정말 대단한 발전이었다. 취재가 끝난 후 박사님께서 주신 살아있는 귀뚜라미 4마리는 우리집에서 잘 자라고 있다.
우리 가족은 오랜 의논 끝에 귀뚜라미들의 이름을 "푸/른/누/리"라고 부르기로 했다. 종종 귀뚤귀뚤 울 때면 지금이 봄인지 가을인지 헷갈릴 때도 있다. 이번 탐방을 통해 곤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좋지 않은 선입관을 많이 없앨 수 있었고, 이영보 박사님의 거미사랑과 끝없는 연구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도 귀뚤귀뚤 노래하는 귀여운 푸/른/누/리와 함께 농촌진흥청 탐방의 추억은 오래도록 내 머리 속에서 합창할 것이다.
이예림 독자 (매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