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주 독자 (대구태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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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6일 금요일! 두근대는 마음을 추스리며 잠에 들었습니다. 한참을 자다보니 꿈을 꾸는 것인지 진짜인지 TV에서 해군 천안함이 침몰됐다는 소식이 나왔습니다. 놀라 잠에서 깨보니 꿈이 아니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출범식이 취소되는 것이 아닌가 안 좋은 생각도 하였지만 배가 침몰되었고 인명 피해가 일어난 것을 수습하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하였습니다.
그렇게 27일 토요일 아침이 밝았습니다. 2010년 2기 기자단이 한 자리에 모이는 출범식이 있기에 일찍 일어나 씻고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사는 곳이 대구지역이라서 같은 학교의 친구 3명과 동행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제 휴대폰에 ‘나라의 큰 일로 이번 출범식은 연기되었습니다. 출발한 기자분들은 청와대 관람으로 대체됩니다.’ 라는 편집진님의 긴급 메시지가 왔습니다. 느낌은 있었지만 갑작스레 놀란 마음에 일단 일행들과 연락을 했습니다. ‘그냥 이왕 이렇게 준비한 것 청와대 관람이라도 하고 오자.’ 라는 말에 그냥 만나기로 했습니다. 서울과 경기지역이라면 모르지만 출범식에 가기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많이 했던 탓에 취소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저런 일들이 지나고 동대구역에서 서울행 KTX을 탔습니다. 기차가 그렇게 1시간 30분 남짓 달린 후, 우리 일행들은 서울역에 도착했습니다. 바로 택시를 잡아서 타고 경복궁 집결지로 갔습니다.
미리 와있던 제주도 등의 섬 마을에서 온 친구들과 해외의 친구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청와대에 들어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렇게 버스를 타고 청와대에 들어가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내가 이런 곳을 와보다니! 엄마께서도 "덕분에 이렇게 보고 간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버스에서 내린 후 검문을 하고 브리핑 실에서 곰돌이 푸우 김철균 비서관님의 양해 부탁의 말씀을 듣고나서 청와대 관람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많은 기자 일행들과 걸어가다보니 160년 된 소나무가 있는 ‘상춘재’ 라는 곳이 보였습니다. 그 곳은 ‘항상 봄을 지킨다’ 하여 상춘재라 이름 붙여졌다고 안내하시는 언니가 말해주었습니다. 이름처럼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같이 사진을 찍고, 단체 사진도 찍은 후 다음 장소인 청와대 본관으로 이동했습니다.
청와대 본관은 대통령님이 업무를 보시고, 내빈을 모시는 2층 건물로, 양 옆 좌우로는 별채와 현관채가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TV에서도 보기 힘든 이곳이 정녕 내 눈에 보이고 있단 말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불 붙도록 카메라의 셔터를 눌러댔습니다. 그리고 다시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였습니다.
멀리서 봐도 3,000개의 의자가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이곳이 바로 출범식 행사를 하기로 하였던 영빈관이었습니다. 영빈관은 규모가 웅장하였습니다. 여러 개의 큰 돌기둥이 모든 건물을 지탱해주고 있었는데 그 돌 기둥은 그대로 2층까지 이어진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지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출입증을 제출하고 푸른누리 모자와 기자 수첩, 핫팩 등의 선물들이 들어있는 꾸러미를 받았습니다. 기자 수첩을 꺼내어보면서 ‘정말 내가 기자가 맞긴 하구나!’하고 실감이 났습니다. 개인 사진 촬영지라서 마지막으로 같이 온 일행과 사진을 찍고, 단체 사진을 "빤스~, 푸른누리 기자 파이팅!"이라는 힘찬 구호와 함께 촬영한 후 모든 관람이 끝이 났습니다.
해산한 후 ‘청와대 사랑채’ 건물 안에서 사진과 함께 여러가지 역대 대통령님들의 기념될 만한 물건들을 관람한 후 기념품 샵에서 지인들의 선물을 사고 청와대에서 나왔습니다. 다시 출범식을 할 때 오면 ‘좀 더 정든 느낌 이 들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다시 대구로 돌아오는 KTX를 타니 문득 ‘그래도 나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 아직도 대통령님께서는 대책 회의를 하시고 해군 분들은 구조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아쉬워 하기 보다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걸..’하고 느꼈습니다.
기차를 5시에 타서 출발지인 동대구역에 내리니 정말 청와대를 다녀온 건가? 정말? 내가? 라는 생각이 또 한번 들었습니다. 일행들과 헤어지고 나서 피곤에 젖어 집에 들어와서 뉴스를 켜니 아직도 진전되지 않는 구조 상황에 갑자기 눈물이 흘렀습니다. ‘제발 무사해야 할텐데...’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그렇게 밤이 지나갔습니다.
3월 28일 일요일 오후에 기사를 쓰면서 다시 한 번 국군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출범식보다 한 사람이라도 더 생명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신문에 우리 푸른누리 기자들의 소식이 보도된 것을 보았습니다. 정말 착한 마음씨의 기자들이 많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젠가 다시 있을 출범식도 기대 해보지만, 구조의 진전이 빨리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우선이었습니다. "구조대 분들과 해군 분들 ! 힘을 내주세요 ! 기도 하겠습니다."
이승주 독자 (대구태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