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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호 12월 16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209 / 조회수 : 2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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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보다 더 값진것을 얻은 육상부

"헥..헥"

오늘도 육상부 아이들은 지친 얼굴로 숨을 헐떡거린다.

"아니, 뭐야, 이정도 가지고 벌써 힘들어 하는거야?!"

"그, 그렇지만!"

"어서 반바퀴 더 뛰지 못해!"

"흐에에ㅡ엥 ㅠㅠ"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전국 어린이 육상 대회다. 이 음파 초등학교는 작년에 육상부 선배들이 나가서 대상을 타 꽤 유명해진 학교인데, 이때 이 선배들의 코치 역활을 해 주신 분이 지금의 육상 담당 조 지섭 선생님이다. 지섭 선생님은 육상에 관해서는 매우 엄하시지만, 동시에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실 정도로 다정한 선생님이시기도 하다. 그래서 우리 육상부는 조 지섭 선생님을 ‘이 성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성선 이라는 이름은 ‘이중 성격 선생님’ 이라는 문장의 줄임말이다.

나는 육상부의 5학년 여학생 ‘정 지윤’이다. 지섭 선생님의 심부름꾼 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나만 시키시니까...

"지윤아! 트랙 5바퀴래!"

아차, 다른 생각 하느라 과제를 깜빡 하였다. 시간 맞춰 안하면 지섭 선생님이 무척 화내실텐데..

"아, 응! 곧 갈게!"

나는 친구들이 있는 운동장으로 달려가 트랙을 돌았다.

그로부터 며칠 후, 어린이 육상 대회가 겨우 3ㅡ4일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나는 심폐지구력을 기르기 위해 학교의 운동장에서 오래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아악ㅡ!"

누군가의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왠지 낯이 익은 목소리라 소리가 난 쪽으로 가 보았는데, 우리 육상부의 달리기 선수 ‘오 영지’ 6학년 언니가 기계 체조를 하다가 그만 발목을 심하게 접질린 것 이었다. 생각보다 상태는 심했고, 대회까지 낫지 않을 것 처럼 보였다. 그런데 더 걱정되는 일은, 영지 언니가 우리 육상부에서 제일 잘 달리는 선수인데, 달리기 때 누가 그 것을 대체해 줄 것이냐 였다. 사실 영지 언니 빼고는 장거리 선수도 없었고, 종목도 달랐다.

‘이대로 놔두면 안되겠어!’

"영지언니, 괸찮아요?"

언니는 발목을 손으로 감싸쥔 체 비명을 속으로 눌러 참고 있었다.

"어머, 지윤아, 너 거기서 뭐해?"

같은 육상부인 바다가 멀리서 나를 알아보고는 달려오며 물었다.

"바다야, 큰일이야! 영지 언니가 발목을 심하게 다쳤어!"

"뭐어ㅡ?!"

바다는 몹시 놀라하더니 갑자기 달려오던 몸을 되돌려 어디론가 가 버렸다.

"야, 야! 바다! 너 어디가?"

나는 좀 황당해졌다. 하지만 지금은 다친 영지언니를 일단 응급처치를 하는것이 우선이었다.

영지언니는 발목을 다쳤기 때문에 걸을 수가 없어서 내가 언니를 보건실까지 업고 갔다. 워낙 달리기를 생활화 하고 야채를 주식으로 삼는 언니라 가벼워서 다행이었다.

"실례합니다."

보건실 문을 열고 들어갔는데, 아무도 계시지 않았다.

"이, 이럴때는 어떻게 해야 하지?"

"아아아악ㅡ"

내가 잠시 갈등하는 사이 영지언니의 발목은 점점 부어오르기 시작하였다. 언니는 아픈지 신음을 내었다. 어쩔 수 없이 이제는 내가 언니를 맡아야하는 것 이다.

실례를 무릅쓰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언니를 보건실 안 침대에 눕힌 후 다친 발을 배개로 받추어 높이 올렸다.

"얼음이 어딘가 있을텐데.."

보건실을 아무리 뒤져 보아도 얼음은 없었다. 그래서 내가 가지고 있던 COOL 팩을 차가운 물에 담갔다가 영지언니의 다친 발목에 데고 손수건으로 둘렀다.

"언니언니, 괜찮아요?"

팩을 발목에 대고 조금 뒤, 나는 언니에게 괸찮냐고 물어보았다. 언니는 그럭저럭 붓기가 빠졌는지 생긋 웃는 얼굴로

"고마워, 지윤아"

라고 말해주었다. 그때였다.

"여, 영지야!"

"영지언니!"

"너 다친거야?"

보건실 문이 열리면서, 기섭 선생님과 육상부 아이들이 모두 들어왔다. 영지언니에게 한마디씩 하면서.

"어머, 바다야! 너 설마..."

"후훗, 내가 다 알렸지"

"그랬구나..."

곤란한 처지가 되었을 때 바다가 도망쳤다고 의심한 내 자신이 갑자기 부끄러워졌다. 그래서 사과하려는 동시에..

"영지 언니 대신 장거리 달리기 나갈 사람?"

바다가 큰 목소리로 육상부 아이들에게 외쳤다. 그러자 그와 동시에 시끌벅적 하던 보건실은 침묵으로 가득찼고, 언제나 한 소리 하시던 지섭 선생님도 마땅한 아이가 없다고 생각하셨는지 바다의 눈을 외면하셨다. 그때

"지윤이 잘 달릴 것 같은데.."

6학년 지형이 오빠가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그래..! 지윤이는 항상 달리기 연습을 했지?"

"지구력도 좋고, 저만하면.."

"장거리 잘하던데?"

나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가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흘러나왔다.

"아, 아니... 나는 못하는데..."

나는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지금 이 분위기로 봐서는 더 이상 부정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영지 언니 대신 장거리 선수로 나가게 되었다. 언제나 착하다고 생각한 지형이 오빠도 오늘만큼은 나를 지목해서 그런지 너무나 밉게 느껴졌다.

대회날이 되었다.

멀리뛰기, 장거리 달리기, 장애물 달리기 등 여러 종목의 시합이 끝나고, 우리 음파 초등학교가 현재 2위인 상태였다. (전국 대회라 200개 팀 정도 나와서 2등이면 잘 하는 것 이다)

1위는 리듬 초등학교였고, 마지막 장거리 달리기에는 역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50점이 걸려있었다. 나는 무슨 일이 있어도 1등을 해서 우승컵을 받고 싶었다.

"자아..준비 됬나? 시.....작!"

"타앙!!"

출발 총 신호가 울리고, 나를 비롯한 많은 아이들이 앞다투어 달려나갔다. 이 장거리 달리기는 총 10바퀴를 돌아야 했다. 처음부터 많이 달려나가다 3바퀴도 못 돈체 헉헉거려 기권하는 아이도 대부분이었다. 그렇게 한 팀 한 팀 선수들이 떨어져 나가고, 마지막에는 나와 리듬 초등학교의 장거리 달리기 대표 ‘이 민재’ 오빠만 남게 되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오빠는 달리기는 좋지만 보기보다 지구력이 약해서, 8바퀴를 돌자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에 비해 나는 속력은 그저 그렇더라도 지구력이 강하여, 10바퀴도 거뜬하게 느껴졌다.

나는 민재 오빠가 기권 한 줄 알고 가쁜 숨을 내쉬며 천천히 달리기 시작하였다. 그러다보니 금세 도착점이 가까워졌다.

"후훗, 우승은 내거야!"

나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달리다가, 커다란 돌부리에 걸려 쓰러지고 말았다. 이상하였다. 일어나지를 못했다. 그새 채력소모가 심했나 보다. 몇걸음 남지 않았다며 힘겹게 일어서는데,

"와ㅡ아!"

리듬 초등학교의 아이들이 함성을 질렀다. 무슨 일 인가 싶어 돌아보는데, 기권 한 줄 알았던 민재 오빠가 무서운 속도로 달려 와 골인하는 것 이었다.

"아..."

갑자기 온 몸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다. 1등 금매달을 목에 건 체 찍는 기념사진, 내가 찍고 싶었는데, 내가 매달 걸어보고 싶었는데...

"와!"

그런데 갑자기 또다른 함성이 터졌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이야?"

나는 이렇게 중얼거리는데, 같은 학교 아이들이 다가와 빙긋 웃으며 이렇게 말하였다.

"너에 대한 거야."

"나에..대한?"

"그래! 너 정말 대단했어!"

그러면서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주었다.

왠지 모를 뿌듯함, 2등이지만 즐거운 2등. 결코 지지않았던 대회의 나....뭘까..?

"지윤아! 잘 뛰었어!"

어느새 발목이 거의 다 나은 영지언니가 다가와 말했다.지섭 선생님도 웃으며

"대단했다. 지윤아!"

라고 해 주셨다.

"지윤이를 위하여 만세삼창ㅡ!"

"만세~ 만세~만세!!"

얘들아...

나는 오늘 졌다. 하지만 패배가 아니다. 금메달보다. 우승 컵보다 나는 더 값진 것을 얻었으니까.

우정.... 친구에 대한 믿음,

사랑.

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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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림
금성중학교 / 1학년
2010-07-01 17:10:29
| 기사 쓴다고 고생했어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7-02 23:49:06
| 음파초등학교 육상부 친구들간의 우정이 돋보이네요^^ 잘 읽었습니다~ㅎㅎ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7-05 16:02:35
| 금메달 보다 더 귀한 우정을 가졌으니 훌륭해요. 글솜씨가 좋으세요. 작가하셔도 될것 같아요. 잘읽고 갑니다.
이서현
은석초등학교 / 6학년
2010-07-05 17:19:33
| 아름다운 동화인데요> 실화면 더 그렇고요
오두나
성남동중학교 / 1학년
2010-07-07 00:05:05
| 너무 감동적이예요~ 혹시 실화인가요???추천이요.
김하경
부림중학교 / 1학년
2010-07-08 16:33:05
| 우와~ 마음이 따뜻해지는 동화네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07-11 08:01:32
| 육상부이야기를 재미있게 잘 쓰신것 같아요. 우정만큼이나 소중한것도 드물다고 생각해요. 다음에도 좋은글 기다릴께요.
강혜인
만대초등학교 / 6학년
2010-07-11 20:25:47
| 아....아름답군요....
황지현
대전외삼중학교 / 1학년
2010-07-12 00:28:51
| 잘 읽었어요^^
손준형
연산중학교 / 1학년
2010-07-13 13:52:38
| 잘 읽었습니다.. 정말 잘 쓰셨네요~
최희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07-15 14:36:11
| 감동적인 동화입니다. 너무 잘 쓰셨어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07-22 17:22:34
|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김세경
서울백석중학교 / 1학년
2010-07-29 13:11:19
| 배인혜기자님*^^* 멋진 작품 감상 잘 했습니다.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08-04 15:36:59
|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에요.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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