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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호 1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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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84 / 조회수 :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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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의 하얀 거짓말

"하아, 이 지루한 방학, 매일 이렇게 방에서 시체처럼 누워 썩어가고 있는 내가 한심하구나."


노을이는 한숨을 쉬었다. 방학식을 할 때 까지만 해도 즐겁고 신나는 방학이라 생각이 들었는데 하루하루 시간이 갈 수록 방학이 너무나 따분하게 느껴지는 것 이었다.


"왜? 재밌기만 한데?"


희연이는 노을이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면서 말하였다.


‘으이그, 윤희연. 너야 신나겠지. 남 속도 모르면서 말하지 말라고!’


노을이는 속으로 말했다. 희연이는 노을이가 올해 하늘중학교에 1학년으로 입학할 때 사귄 친구인데, 공부면 공부, 운동이면 운동에 외모도 나름 받쳐주는 여자아이다. 그런데 문제는 노을이의 뒤를 졸 졸 따라다니며 자꾸 잔소리를 해 대는 것 이다. 노을이가


"야, 네가 무슨 엄마야? 잔소리 좀 그만해!"

라고 하면. 희연이는


"진정한 친구는 친구의 단점을 알려주는 거야."

라는 말을 하는 것 이었다. 그러니 노을이도 대꾸 할 말이 없는게 당연한 것 이다.


오늘도 희연이는 노을이가 학원에서 나오는 시간에 맞추어 노을이를 꾸중했다. 학원숙제 덜 했냐, 머리는 그게 뭐냐 라는,


"흥! 윤희연, 학원까지 따라와서 나 훈계해 주려고? "

"말했지, 진정한 친구는 단점을 알려주는 거라고."

"아. 진짜...."

"뭐? 너 나한테 지금 짜증낸거야?"


노을이가 희연이의 태도에 조금이라도 짜증을 내면, 희연이는 바락바락 소리를 지르면서 친한 친구끼리 어떻게 이럴수 있냐는 말을 하며 뛰어가 버리는데. 이때 노을이가 희연이에게 미안하다고 달려가 사과하지 않으면 희연이는 학교 학생들에게 노을이를 흉보는 말을 종이에 적어 돌려 버린다. 그래서 노을이는 희연이와 친구로 지내고 있는 것 이었다. 아무래도 절교해서 욕설듣는 것 보다는 친구로 지내는게 더 현명한 선택이니까. 하지만 요즘은 참을성이 한계에 미치는 것 같았다.


"아, 아니야, 내가 왜 너한테 화를 내겠어"

"흥! 나 다 들었거든? 나한테 정말 친구끼리 너무한다."


희연이는 노을이에게 화난 표정을 짓더니 저만치 앞서 나갔다.


‘아, 이걸 어쩌지?’


노을이는 잠시 고민했다. 희연이를 붙잡아 사과할까? 하지만, 과민반응 한건 바로 희연인데... 그러는사이 희연이는 잠시 앞서 걷다가. 노을이가 달려오지 않자 다시 돌아와서 따졌다.


"야, 내가 화났잖아. 빨리 용서 빌어! 아니면 너 큰 코 다칠 줄 알아"


그 말을 듣자 노을이는 화가 치밀었다. 잘못한건 희연이 자신이면서. 나한테 사과를 빌라고? 참고 참던 분노가 머리 끝까지 올라왔을때, 결국 노을이는 분통을 터뜨렸다.


"야, 윤희연! 너 좀 잘난 걸로 친구를 이렇게 다루어도 돼? 내가 무슨 네 하인이야? 피곤하면 재워주고 배고프면 먹여주는 사람인줄 아냐고! 너랑 이제 절교야! 알아? 너 불리하면 내 단점이나 캐내서 사람들 알려주지? 그거 얼마나 구차한 짓인줄 모르지?"


노을이는 마음에 있던 말을 모두 희연이에게 뿜어대었다. 평소 입에 대지도 못하던 말도 꺼내졌다. 희연이의 얼굴은 파래졌다 붉어졌다를 반복하더니, 노을이의 뺨을 한 대 치고 자신의 집 쪽으로 뛰어갔다.


"아, 어쩌지? 희연이에게 심한 말을 해 버렸으니. 내일 나는 죽었구나... 사과해도 받아주지 않을텐데.. 아냐, 나도 사과하기 싫어. 내 할말을 했을뿐인데 뭐..."


노을이의 마음에는 두가지 생각이 엇갈렸다. 사과할까 내버려둘까 두 마음이 끊임없이 떠올랐다.


"아, 어쩌지..?"

"뭘 그렇게 중얼거리는 거야?"


갑자기 가는 목소리가 노을이의 말에 불쑥 끼어들었다. 고개를 들어 앞을 보자, 평소 영어학원에서 자주 만났던 준혁선배가 빙긋 웃고 계셨다.


"서, 선배?"

"노을아, 미안, 놀래킬 마음은 없었는데... 그런데 무슨 걱정있어?"


노을이는 뜨끔하였지만 짐짓 모른척


"아, 아뇨. 걱정은 무슨 걱정이요? 전 괸찮은데요.. 하핫.."

"그래? 네 얼굴에는 먹구름이 끼여있는데?"

"저, 정말요?"


둘러댐에도 선배가 자신의 마음을 알자, 노을이는 선배에게 아침에 있었던 일을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심한 말을 한 부분은 살짝 부드럽게 고쳐서.


"그렇구나.. 윤희연이란 친구랑 다툼이 있었단 거지?"

"네에..."

"음, 나는 노을이가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고 봐."

"네? 하, 하지만 희연이가 잘못을 했는데..."


선배가 노을이를 꾸중하자 노을이는 화들짝 놀라서 목소리를 높였다.


"그래, 그렇다 해도 희연이의 마음을 생각하지 않고 절교한 건 네 실수가 아닐까?"

"아...."

"이제 곧 있으면 초콜릿 축제지?"

"초콜릿축제요?"

"개학식 바로 후 친구에게 초콜릿을 전해주는, 하늘중학교 만의 축제지."

"발렌타인이랑 비슷하네요. 그런데 처음들어봐요."

"10년전부터 계속 했었는데.."

"저, 정말요...?"


10년전부터 했었다는 초콜릿축제를 자신 혼자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자. 노을이는 얼굴이 붉어졌다.


"그때 희연이에게 초콜릿을 전해줘, 그럼 희연이도 사과할 지, 누가아니?"

선배가 근처 가게에서 냉커피를 사 노을이에게 전해주며 빙긋 웃었다.

‘맞아. 내가 먼저 사과하면 마음도 편하고 좋을거야."


노을이는 선배의 말을 들으며 자신의 생각을 굳혔다.

며칠 후. 개학날이 되었다. 교장선생님의 긴 연설이 끝나고 반 끼리 잠깐의 휴식시간이 주어지자, 노을이는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내었다.


" 희연아."

희연이의 등을 두드리자. 희연이가 새초롬한 표정으로 노을이를 돌아봤다.


"이거, 초콜릿이야."

"초콜릿?"


희연이의 눈이 동그래졌다.


"응, 저번에 내가 심한 말을 해서 미안해. 용서해 줄래?"

"으,응... "


희연이는 노을이가 건네는 초콜릿을 조심스럽게 받았다. 그리고는 약간 눈물 어린 눈으로 말을 꺼냈다.


"사실, 네가 나랑 절교하자고 한 이후로 원망도 많이 했어. 그런데 네 말 덕분에 내 자신이 어땠는지 돌아볼 수 있었어. 이제는 잔소리 안 할께. 미, 미, 미안해.."

"괜찮아. 내가 잘못했는걸."


희연이가 사과를 하자 노을이는 잠시 놀랐지만, 이내 방긋 웃으며 말하였다.


"그런데, 웬 초콜릿이야?"


희연이가 눈에 고인 눈물을 닦으며 말하였다.


"오늘이 초콜릿 축제 아니야?"

노을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 물었다.

"초콜릿축제? 그건 뭐야?"


’어라. 선배가 오늘이랬는데. 그래서 일부러 초콜릿까지 직접 만들었는데.. 설마. 준혁선배가 거짓말을..?‘


노을이는 이런 생각을 하자. 거짓말을 한 선배가 미워졌다. 하지만 곧


’아냐, 선배는 나와 희연이를 가까이 붙여주시기 위해서 하얀 거짓말을 한 거야. 준혁 선배, 고마워요.선배의 말이 아니었다면 지금쯤...‘


"노을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희연이가 다가와 물었다.


"아, 아니야.. 헤헷."

노을이가 다정하게 희연이의 손을 잡으면서 웃었다.


"노을아. 어서 반에 들어가자. 1교시 지각하겠어!"

"으응! 가자.."

’선배,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늘의 구름이 꼭 준혁 선배의 거짓말을 나타내듯 하얗게 빛나고 있었다.

배인혜 독자 (대구상인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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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림
금성중학교 / 1학년
2010-08-20 23:23:33
| 와! 정말 소설가 같아요. 어쩜 이렇게 글을 잘 씁니까? 부러워요.^^
이진영
장평중학교 / 1학년
2010-08-24 20:33:28
| 아~그런 거짓말이였군요. 하얀거짓말이...초코릿은 마음까지 녹여주네요.
김하경
부림중학교 / 1학년
2010-08-24 23:17:15
| 정말 하얀 거짓말이네요^^ 하지만 이런 거짓말은 100번 들어도 좋겠는데요?^^
좋은 동화 감사해요~
김예지
대원국제중학교 / 2학년
2010-08-26 11:50:31
| 재미있는 이야기네요~ 재미있는 동화 잘 읽고 가요!
강성은
전일중학교 / 1학년
2010-08-26 20:23:42
| 재밌는 동화네요~~ 앞으로도 좋은 동화 기대할게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8-29 20:14:52
| 선배의 하얀거짓말 정말 아름다운 거짓말이네요. 아이들이 친해졌을 것 같습니다.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8-31 22:24:08
| 정말 재미있는 동화네요~~ㅎㅎ 선배 덕분에 화해 한 노을이와 희연이... 다행이예요^^
김률리
일곡중학교 / 1학년
2010-09-12 20:59:01
| 정말 친구간의 우정이 두드러지게 표현된 동화네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1-07 08:02:23
| 희연이와 노을이가 서로 편한 친구이지만 정말 좋은 친구는 단점을 일러주는 이런 친구 같아요. 어른이 되어서도 변함없는 우정을 서로 주고 받으면 좋겠어요.
추천합니다.
김수연
서울신도림초등학교 / 6학년
2011-02-15 19:30:43
| 오....정말 감동적인 글이에요!
강이수
서울압구정초등학교 / 4학년
2011-05-29 15:36:14
| 전 하얀 거짓말이라는게 나쁜 건 줄 알았더닌 좋은 이야기네요!
최영근
서울성수초등학교 / 4학년
2011-06-10 20:41:54
| 강이수기자 의견의 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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