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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호 3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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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나누리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237 / 조회수 :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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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학생 범준이

"손범준, 너 이 녀석, 염색 안풀어? 머리 안잘라? 가방 봐라. 참 내... 중학교 2학년이, 뭐? 담배? 오토바이 키?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야!!"


오늘도 아침자습시간, 누리중학교에서는 학생주임선생님의 목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이 말은 2교시가 끝난 지금, 범준이가 오랜만에 학교에 왔다는 이야기 입니다. 손범준. 누리 중학교 싸움짱입니다. 담배를 피는 것과 오토바이타는 것이 취미이고, 학교에는 잘 오지 않습니다. 학생으로써는 말도 안되고 가져서도 안되는 생활방식입니다. 그런 범준이가 매일 죄 없는 아이들을 때리는 이유는 초등학생 시절의 아픈 기억 때문입니다. 사실 범준이의 아버지는 하늘나라에 계십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시장에서 시금치를 팔며 힘들게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범준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에, 그 점은 걸림돌이 되곤 했습니다. 계속되는 아이들을 놀림과 부모님이 원하는 장래희망을 발표할 때에도 아이들은,

"야, 손범준 너 아빠 없잖아?"하며 킥킥 댔습니다. 범준이는 그 상처를 지우지 못하고 그 아이들 대신 죄 없는 아이들에게 복수하고 있는 셈입니다.

오늘 종례가 끝난 후... 솔미는 친구들과 새로 생긴 책방에 가기 위하여 뒷문으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범준이가 누리 중학교 2학년 6반에 있는 지체 장애인을 때리고 있던 것입니다.

"야, 네가 가서 걔 때렸다고 말 해. 안해? 이 자식이..."

"어버버버...범준이... 헤~"

장애인 친구는 아무것도 모른 체 천진한 표정으로 웃기만 했습니다.

"야, 너 그 주먹 내리지 못해?"

솔미였습니다. 범준이는 가소롭다는 듯이 피식 웃었습니다. 그리고 솔미의 말을 무시하고는 2학년 6반 지체 장애인 친구의 얼굴을 꼭 쥔 주먹으로 강타했습니다. 지체장애인 친구는 엉엉울었습니다.

"너 가만 안둬! 선생님께 이를 거야."

솔미는 지체 장애인 친구를 일으켜 세워 부축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솔미의 친구들은 얼른 누리중학교 호랑이선생님이신 김성남 선생님을 찾으러 교무실로 곧장 달려갔습니다. 김성남 선생님은 들으시더니 얼굴을 붉히시며 화를 냈습니다.


"뭐라고?!!"

김성남 선생님께서는 검은색 테이프로 칭칭 감은 가장 큰 회초리를 들고 뒷문쪽으로 달려나가셨습니다.

"선생님!"

장애인 친구를 데려다 주고 온 솔미는 김성남 선생님과 함께 범준이가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범준이는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습니다.

"저, 저런!!!"


김성남 선생님께서는 범준이를 엎드리게 해서 엉덩이를 마구마구 때렸습니다. 그런데 범준이는 비명도 지르지 않고 김성남 선생님을 째려 볼 뿐 이었습니다. 범준이는 다음날 부터 1달동안 계속 학교에 오지 않았습니다. 원래 범준이는 아무리 학교에 안와도 일주일에 한 번은 왔는데 말입니다. 알고 보니, 범준이는 중3 불량 선배들과 오토바이를 타며 폭주를 즐기고 있던 것입니다.

학주선생님께서 간신히 학교로 불러들였지만, 범준이는 더욱 심한 일만 일삼을 뿐이었습니다. 솔미는 오늘도 집으로 가기 위해 학교를 나서는데, 범준이가 여러 명의 다른 학교 아이들의 코피를 터트리는 모습을 보고야 말았습니다. 다른 학교 아이들은 더욱 화가 나 싸움은 점점 커져만 갔지요. 그것을 본 솔미는 얼른 교무실로 달려갔습니다. 그런데 김성남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은 모두 회의에 가시고, 회초리라고는 하나도 가지고 계시지 않고, 마음 약하기까지 한 이화랑 선생님밖에 계시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솔미는 그 선생님의 손을 이끌고 범준이가 있던 곳으로 달려나갔습니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끌려 나온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범준이의 싸움을 보고 사태를 파악했습니다.

"그만해, 얘들아!"

이화랑 선생님께서 큰 소리로 싸움 하던 아이들을 부르자 모두가 이화랑 선생님을 쳐다보았습니다. 범준이는 다른 학교 아이의 멱살을 잡고 있던 손을 풀고 귀찮다는 듯 껄렁껄렁 이화랑 선생님께로 걸어 왔습니다.


"왜요?"

"범준이 너, 안되겠어. 선생님 따라 와."

범준이는 또 다시 껄렁껄렁 이화랑 선생님을 따라 갔습니다.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테입즐에 의자 하나를 더 가져다 놓으시며 한숨을 쉬셨습니다.

"앉으렴."


범준이는 삐이익 소리나게 의자를 끌어다가 앉았습니다.

"하... 범준아, 선생님은 어디부터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 우리 범준이 소문을 듣기는 했는데... 왜 그런 일을 하고 다니는지 선생님에게만 살짝 가르쳐 줄래?"

"......"


범준이는 대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범준이는 계속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 날 점심시간이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모두 점심시간이라고 부리나케 달려나갔는데 범준이만 선생님 없는 빈 교실에서 한숨을 쉬며 엎드려 있었습니다.

"어머, 범준아 왜 교실에 있니? 밥도 안 먹고..."

"저 원래 급식 안먹어요."

"급식을 왜 안먹어~ 급식실로 가자."

"글쎄 안먹는다니까요!!"


범준이가 화를 버럭 냈습니다. 그리고는 교실로 들어갔습니다. 알고보니 범준이는 어머니 혼자 시금치 장사를 해 생계를 꾸려 가셔 급식비를 내지 못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실을 안 이화랑 선생님은 범준이를 데리고 학교 근처 중국요리집에 들렀습니다.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자장면 두 그릇을 시키셨습니다.

"자장면 두 그릇 나왔습니다~"

직원이 자장면 두 그릇을 들고 왔습니다.

"범준아, 먹어..."

범준이는 먹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잠시 뒤 범준이의 뱃속에서 ‘꼬르륵’하는 소리가 났습니다. 결국 범준이는 자장면을 한 젓가락 입에 넣었지요. 범준이는 자장면을 조금 남겼습니다.

"쌤이 이런다고 제가 고마워 할 것 같아요? 쌤이 이러니까 전..."

범준이는 목이 메었는지 말을 잇지 못하였습니다. 그러자 이화랑 선생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나저나 우리 범준이, 뱃속 천둥소리 아주 크던걸? 히히... 앞으로도 점심시간에는 선생님 불러. 선생님이 맛있는 거 사 줄게. "

"됐어요."


범준이는 짧은 대답만 남긴 채 다시 학교로 들어갔습니다. 그 날 밤 이화랑선생님께서는 범준이네 집에 찾아갔습니다. 범준이에게 줄 책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범준이의 집에는 아무도 안계셨습니다. 어머니께서 아직 돌아오지 않으신 것 같았습니다.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문을 똑똑 두드렸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았습니다. 이화랑 선생님께서 문을 열어 보니, 문은 열려 있었습니다. 범준이는 거실에 누워 한숨만을 쉬고 있었습니다.

"범준아~"

범준이는이화랑 선생님을 보았습니다.

"우리 집에 왜 왔어요?"

범준이는 퉁명스럽게 대답하였습니다.

"너에게 줄 책이 있어서..."

"저 책 같은 것 안 읽어요."

"꼭 읽어 봐. 아주 재미있는 책이야. 앞으로 너도 이렇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선생님은 생각 하고 있어."

그 책은 어린시절 방황하던 아이가 사랑이 가득한 선생님과 함께 변화 되어 나중에 성공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범준이, 저녁 먹었니?"

"저 원래 아침밖에 안먹어요."

"아~ 선생님 배고프다... 선생님 라면 정말 맛있게 잘 끓여. 같이 라면 끓여 먹자."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맛있는 라면을 끓였습니다. 라면 냄새가 범준이네 집 전체를 에워쌌습니다.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범준이 그릇에 라면을 듬뿍 담아주셨습니다. 범준이는 후루룩 후루룩 라면을 먹었습니다.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범준이의 숟가락에 김치를 올려 주며 말하셨습니다.

"어때, 맛있지?"

‘.......’


범준이는 대답하지 않고 라면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그 날 이후로도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범준이의 집에 책을 가져다 주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범준이는 선생님께 마음을 차차 열어가는 듯 했지만 학교에서는 그 모습 그대로 였습니다. 다음 날, 이화랑 선생님의 집에 손님이 찾아오셨습니다.

"누구세요?"

"이화랑 선생님~"

범준이의 어머니였습니다.

"어머, 어머니... 어쩐 일이세요?"

범준이의 어머니의 손에는 시금치가 한가득했습니다. 김화랑 선생님께서는 범준이의 어머니를 방으로 모셨습니다.

"제가 장사한다고 늦게 오는데 선생님께서 저희 집에 찾아오셔서 범준이 잘 챙겨주신다고 들었습니다. 제가 탄탄한 직업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범준이아빠도 그렇게 되셨으니 범준이에게는 상처가 클 겁니다. 유치원때 남달리 총명하고 마음 여린 아이였는데... 너무 감사합니다. 이거 좀 반찬 해 드세요. 제가 해 드릴 게 이것 밖에 없네요. 이 은혜를 어떻게 갚을지..."

범준이 어머니께서는 이화랑 선생님께 시금치를 내밀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어머니. 잘 먹겠습니다. 안 주셔도 되는데... 범준이는 제 제자인데 당연한 일이죠. 요즈음 범준이 학교에서 너무 잘 하고 있어요. 범준이 너무 걱정 마세요, 어머니."

범준이네 어머니는 감사하다는 말을 연신 하고 돌아가셨습니다.

며칠 뒤였습니다. 이화랑 선생님께서는 범준이의 책상 위에서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 모든 것을 귀찮아 하는 범준이의 일기장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말입니다. 거기에는 범준이의 힘든 생활이 낱낱히 적혀있었고, 이화랑 선생님께 고맙다는 말, 자신은 쓸모 없는 사람이라는 말등 범준이의 참모습과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이화랑 선생님은 울컥해졌습니다. 그 때 범준이가 들어왔습니다.

"남의 일기장을 왜 훔쳐 보세요!"


범준이가 이화랑 선생님의 손에서 일기장을 휙 가로채었습니다. 범준이는 몹시 화가 난 것 같기도 하고, 눈빛이 슬퍼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이화랑 선생님은 범준이를 따뜻하게 안아주셨습니다. 그리고 범준이의 등을 토닥여 주었습니다. "범준아, 넌 소중한 아이란다. 사실은 누구보다 착하고 마음 여린 나의 제자야. 넌 사랑을 받고 있단다. 엄마의 사랑, 하늘나라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사랑, 그리고 이 선생님의 사랑말이야..."


범준이의 한 쪽 눈에서 눈물이 또그르르르 흘러 나왔습니다. 범준이는 애써 눈물을 감추려 했지만 눈물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범준이는 한동안 가만히 있었습니다. 그 날 만큼은 눈물을 참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범준아, 이제는 그런 너와 안맞는 어두운 생활을 접고, 열심히 공부해서 어린시절 너를 따돌리던 아이들 앞에서 보란듯이 성공하는 것은 어떠니?"

범준이는 흐르는 눈물을 닦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아이처럼 활짝 웃었습니다. 범준이가 정말 오랜만에 짓는 미소이었습니다.

"우리 범준이... 웃으니까 더 멋있네.."

"제가 한 인물 하죠, 히히..."


그 후 범준이가 어떻게 되었냐고요? 이화랑 선생님과 함께 너무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서 소식도 알 수 없다네요~ 아 참! 범준이는 꿈도 생겼답니다. 이화랑 선생님처럼 학생을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는 좋은 선생님이 되겠다고요.

이채현 나누리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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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9-02 22:38:48
| 지원 기자님 제 동화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ㅎ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09-04 21:32:50
| 동화 정말 잘 쓰셨네요
그리고 저는 무엇보다 이화랑 선생님의 마음을 닮고 싶어요
추천합니다
전호림
금성중학교 / 1학년
2010-09-06 17:56:13
| 정말 대단하네요. 채택 축하드려요.^^
김은희
2010-09-08 11:51:19
| 채현아~ 동화 가슴이 뭉클해지는 감동적인 이야기 너무 잘 읽었다^^
위상비
순천매산중학교 / 1학년
2010-09-12 13:10:53
| 진짜 좋은 이야기네요.
추천합니다.
이윤서
샘모루초등학교 / 6학년
2010-09-13 16:22:28
| 나중에 작가 하시면 정말 성공하실 것 같아요! 멋지고 감동적인 기사였어요!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9-14 22:39:27
| 제 동화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드려요^^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09-15 21:04:31
| 이채현 기자님 동화를 정말 잘 쓰신것 같아요.^^
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0-09-19 10:17:27
| 언니 정말 잘 썼네~
이영숙
2010-10-08 14:38:35
| 채현이가 책으로 읽고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동화의 소재가 되었네!너무 잘 읽었어! 화이팅이야!!
전인혜
대구대청초등학교 / 5학년
2011-03-09 16:18:03
| 동화를 완전 잘 쓰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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