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효은 독자 (광주유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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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교시를 마치는 종소리가 들리고 아이들이 우르르 교문 밖으로 뛰쳐 나옵니다.
물론, 나오면서 "야! 신나는 방학이다."라고 방학에 대한 기대감을 한마디씩 표현해 주면서요.
우르르 나오는 아이들 중에는 "미르"라는 아이도 섞여 있었습니다. 미르는 이제 1학년이 되어서 처음으로 맞는 방학이랍니다.처음 맞는 방학이니만큼 방학에 대한 기대감도 방학 숙제에 대한 불안감도 누구보다 큰 미르입니다.
"휴~ 방학 숙제는 어떻게 해야 하지?" 미르는 벌써부터 방학 숙제를 어떻게 해야 할까 걱정이 태산입니다.
학교에서 내 준 방학 숙제 중에는 미르가 가장 하기 싫어하는 일기쓰기와 책 읽고 독후감 쓰기 숙제가 들어 있습니다. 미르는 학교에 들어가서 처음으로 맞는 방학이니 만큼 방학 숙제 때문에 방학을 망치는 일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 속으로 다짐을 합니다.
‘난 절대로 누나와 같이 방학 숙제를 못해서 밀려서 하는 일 따윈 하지 않을 꺼야.’
미르에게는 2살 위인 누나가 한 명 있습니다. 미르의 누나인 미지는 3학년인데 미르와 마찬가지로 방학 숙제를 하는 것을 무척이나 싫어합니다. 그래서 방학 내내 놀다가 개학 하루나 이틀 전에 방학 숙제를 안 한걸 후회하며 부랴부랴 해치우지요. 미르는 이런 누나의 모습을 해마다 봐 왔고 그 행동이 너무나 싫다고 느껴왔습니다. 그래서 자신도 누나와 같은 이러한 실수를 한다면 스스로 매우 큰 후회와 좌절을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그치만 오늘은 방학이니까 좀 놀아도 되겠지?"
이렇게 생각한 미르는 친구들과 함께 축구를 하러 학교 운동장으로 달려갑니다.
그렇지만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미르는 컴퓨터 게임과 축구에 푹 빠져서 방학 숙제는 잊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모습을 보다 못한 미르의 엄마가 "미르야, 방학 숙제는 잘 해가고 있니?"라고 일깨워주는 말을 해 주셔도
미르는 한귀로 듣고 한귀로 흘려 버리기만 합니다. 방학 동안은 일찍 일어나서 학교를 가지 않아도 되고 숙제 걱정없이 놀기만 할 수 있어서 미르는 너무 행복하기만 합니다. 후에 닥쳐올 일들은 생각도 하지 못하고요.
이윽고 약 60일간의 방학이 끝나고 개학이 다가왔습니다. 개학날 하루 전에 미르는 그 동안 자신이 방학 숙제를 하나도 안 하고 놀기만 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미르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나 후회스럽고 실망을 했습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르는 다음 방학 땐 정말 방학숙제를 안 밀리고 하겠다고 다짐을 하며 열심히 밀린 방학 숙제를 합니다.
그렇지만 하루만에 방학 숙제를 다 할 수는 없는 법! 불규칙적인 생활로 인해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던 미르는 방학 숙제를 하다 그만 잠이 들고 맙니다. 이른 아침, 미르는 "으악!" 하는 소리와 함께 일어났습니다.
"안돼!! 방학 숙제를 다 끝내지 못했단 말이야!! 어떻게 해~ 으아앙~!"
미르의 울음소리에 엄마가 달려오십니다. "미르야, 왜 그러니? 어제부터 방학이 시작되었다고 즐거워하더니.."
미르는 엄마의 말씀에 방학 숙제를 밀려 고생하던 일들이 현실이 아니고 꿈 속에서 일어났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쉽니다.
그리고는, "방학숙제를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하는 미르가 되겠어요!" 라고 외치며 독후감을 쓰려고 책장을 넘깁니다.
정효은 독자 (광주유덕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