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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호 09월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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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서 독자 (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67 / 조회수 : 2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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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이룬 암탉, 잎싹과의 인터뷰

기자: 안녕하세요? 저는 청와대 어린이 신문 푸른누리 기자 이윤서라고 합니다. 이렇게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첫 번째 질문인데요, 왜 다른 평범한 닭들처럼 양계장 안에 살지 않고 마당으로 나오셨나요?

잎싹: 양계장은 너무 답답했어요. 어느 날부터인지 마당에 살고 있는 암탉이 정말 편안하고 행복해 보였어요. 알을 낳고 수탉, 마당 식구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사는 그 모습이 말이에요. 저는 그 모습이 제 눈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탈출만을 꿈꾸며 다른 일들에는 의욕을 잃고 말았어요. 마당으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간절해진 결정적인 일도 있었지요. 제가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아서 그런지 알이 물렁물렁해서 팍 깨졌을 때예요. 아무리 그래도 내가 낳은 알인데 껍질이 제대로 싸주지도 않은 채 버려진 그 알을 본 뒤로 그 지옥같은 곳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졌어요.

 

기자: 양계장에서의 생활이 정말 끔찍하셨나 보군요. 그럼 양계장을 나왔을 때는 어떤 기분이었나요?

잎싹: 제일 먼저 닭장에서 꺼내져서 수레에 내팽겨쳐졌을 때, 폐계가 되어 버려진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고 밖으로 나간다는 희망과 기쁨만 가득 차 있었어요. 닭장을 나가기만 하면 마당에서 살며 제가 보았던 암탉들처럼 편안하고 바랄 것 없는 삶을 살게 될 거라 생각했지요. 적어도 공포의 대상, 족제비를 만나기 전까지는요. 다행히 청둥오리의 도움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지만 이 일을 계기로 저는 양계장을 나온 것에 대한 후회가 조금씩 몰려오기 시작했죠.
 

기자: 그래도 청둥오리의 도움을 받으셔서 참 다행이네요. 마당으로 처음 들어가셨을 때에는 기분이 어떠셨나요?

잎싹: 양계장에 있었을 때와 같은 슬픔을 느꼈어요. 또 한 번 청둥오리의 도움을 받아 그곳에서 하룻밤 동안은 잘 수 있었지만 제 초라한 모습을 봤을 때, 마당 식구들의 쌀쌀함을 느꼈을 때의 충격은 정말 컸어요. 그 어느 곳에서도 행복해질 수 없다는 사실 또한 저를 괴롭혔어요. 이런 걱정들로 그날 밤을 설친 것은 당연하고요. 말 그대로 ‘최악’ 그 자체였어요.

 
기자: 양계장을 나가서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 생각하셨을 텐데 마당으로 나와서도 또 다른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어서 정말 힘드셨겠네요. 그렇다면 알을 품고 계실 때의 기분은 어땠나요?

잎싹: 뿌듯하고 새로운 기분이었어요.전에는 느껴보지 못했던 그런 기분 말이에요. 한편으로는 그 알의 원래 주인이 다시 알을 찾으러 오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도 많이 들었어요. 그리고 청둥오리에게는 사실 화도 많이 났어요. 항상 먹이를 구해다 준 건 좋고 고마웠지만 저녁마다 날개를 파닥이며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것 때문이었죠. 나중에 저와 알을 족제비로부터 구하기 위해 그랬다는 사실을 안 뒤에는 너무 미안하고, 또 미안했어요.

 

기자:청둥오리 덕분에 예쁜 새끼오리도 태어날 수 있었잖아요. 참 고마운 친구였겠네요. 그런데 ‘잎싹’이라는 예쁜 이름은 어떻게 짓게 되었나요?

잎싹: 잎싹은 잎사귀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꽃의 어머니예요. 숨 쉬고, 비바람은 견뎌내고, 아름답고 멋진 꽃을 피우는 게 잎싹이잖아요? 그래서 이렇게 훌륭한 일들을 하는 ‘잎싹’을 제 이름으로 정하고 싶었어요.

 


기자: 네, 그러셨군요. 정말 어울리는 이름입니다. 잎싹이 살아가는 모습과도 많이 닮은 이름인 것 같습니다. 다음 질문입니다. 알이 깨지고 어린 새끼가 나와서 함께 살아가면서는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잎싹: 그 작은 아가, 초록머리가 저에겐 가장 소중한 선물이었고 친구이자 자식이었기 때문에 너무 행복했어요. 포동포동 살이 찌며 편하게 살아가는 암탉들이 더이상 부럽지 않았어요. 저는 제 삶에 충분히 만족했고, 초록머리와 함께하는 그 삶을 즐겼어요.

 


기자: 말씀하시는 것만 봐도 초록머리를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셨는지 느껴지네요. 그토록 바라는 소원을 이루어 내셨으니 얼마나 기쁘셨겠어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서운 적, 족제비가 다시 나타나 괴롭히기 시작하는데요, 족제비와의 긴 싸움을 할 동안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셨나요?

잎싹: 전 오직 초록머리를 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절대로 초록머리만큼은 다치게 하고 싶지도, 고통받게 하고 싶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제가 알을 품고 있을 때 청둥오리가 그랬던 것처럼 미친 듯이 날뛰고 할퀴며 족제비와 맞섰지요. 예전에는 멀리서 바라보기만 해도 벌벌 떨었던 존재가 더는 무섭지 않았어요. 초록머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어요.
 

기자: 그렇군요. 정말 대단한 용기십니다. 우리 부모님들도 그러실 것 같아요. 자식을 위해서라면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풀어 주시잖아요. 그런데 그토록 아끼고 사랑하던 초록머리가 마당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을 때, 그리고 야생오리 무리에 들어갔을 때는 어떠셨나요?

잎싹: 마당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을 때는 정말 눈앞이 깜깜해지는 것 같았어요. 제가 그렇게 외면하고 싶어했고 싫어하게 된 그곳, 마당이라니. 왜 하필 그 아이가 마당을 택했을까. 정말 힘들었어요. 마당에 갔다온 뒤에 아무도 자기를 반겨주지 않고 쫓아낸다며 말할 때는 더더욱 힘들었어요. 마치 과거, 제 모습을 보는 것만 같아서 초록머리의 아픔을 그 누구보다 잘 이해할 수 있었거든요. 그리고 초록머리가 야생오리 집단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고 든든한 파수꾼으로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다시 기쁨이 찾아왔어요. 드디어 초록머리가 진정으로 행복한 길을 찾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요. 물론 그만큼 아쉬움도 크긴 했죠. 오랫 동안 정든 자식이 떠난다고 생각하니까요.
 

기자: 힘들었던 순간과 행복했던 순간이 교차하신 거네요. 하지만 초록머리가 자기의 삶을 찾아 떠나가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신거죠? 잎싹을 힘들게 했던 족제비에게도 갓 태어난 새끼들이 있다는 걸 아셨을 때는 어떠셨나요?

잎싹: 정말 많이 혼란스러웠어요. 평생 동안 제 적이었던 족제비도 먹여주고 보살펴야 할 새끼들이 있다는 사실에 놀라고 또 놀랐어요. 약간의 동정심도 생겼어요. 왜 족제비가 그렇게 무섭게 먹이를 찾아 다녔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거든요.
 

기자: 초록머리가 떠나고 나서 족제비에게 몸을 내어주셨는데 어떻게 그런 결심을 하게 되셨나요?

잎싹:초록머리가 행복을 찾아 날아가는 것을 바라보며 나에게도 또 하나의 희망이 생겼어요. 파란 하늘로 멀리멀리 날고 싶은 소망이요. 그걸 대신하여 족제비 새끼들에게 내 몸을 내어주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기자: 정말 용기있게 사셨네요. 가슴이 찡한 감동적인 이야기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배불리 먹고 지내는 양계장의 암탉이나 마당의 암탉이 아닌, 소망을 가지고 어렵지만 그 꿈을 향해 용감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잎싹의 모습이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줍니다. 감사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주인공이 되고 싶어합니다. 주인공이 되는 것을 다른 사람의 시선에 의해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바로 내 삶의 주인공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원하는 것, 이루고 싶은 꿈을 향해 힘들지만 열심히 도전해 보는 것이 진짜 주인공이 되는 것입니다.

이윤서 독자 (샘모루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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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지
대원국제중학교 / 2학년
2010-09-24 23:15:06
| 저도 이 책 읽었었는데, 잎싹이 너무 불쌍하고 마지막에 결국 족제비에게 먹이가 된 것이 너무 안쓰러워서 그만 읽다가 울고 말았어요ㅠ.ㅠ. 정말 읽을만한 책이었습니다. 누구한테나 권하고 싶어요. 기사 잘 읽고 갑니다^^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09-24 23:30:53
| 저도 3학년 때 이 책을 읽었던 기억이 생생히 나네요... 정말 좋은 책이었어요. 마지막 문단에 써 주신 말, 가슴 속에 새기겠습니다. 좋은 기사 잘 읽었습니다^^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09-25 21:22:26
| 책 속 주인공과 인터뷰를 하니 더 재미있게 느껴져 읽어보고 싶습니다.^^
김하경
부림중학교 / 1학년
2010-09-25 22:04:09
| 저도 이 책을 읽었어요^^
잎싹이 자신의 환경에서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했다면 어땠을까요?
마당에 나와서도 힘이 들었을 잎싹을 보면서 안타깝네요.
윤서기자의 기사 너무너무 잘읽었습니다^^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09-27 16:15:20
| 책을 읽고 책속의 주인공과 함께 인텁뮤를 하다니 새로운 형식의 글이네요.
이수진
서울창도초등학교 / 6학년
2010-09-28 08:07:07
| 저도 독서토론대회에 나가야되서 ‘마당을 나온 암탉’본 적 있어요!!!
진짜 재밌어요~ 근데 책을 읽고 가상인터뷰를 하실 생각을 하시다니, 정말 기발하네요~*^^*
황지현
대전외삼중학교 / 1학년
2010-09-30 19:26:13
| 인터뷰가 신선해요^^ 저도 매우 감동을 받았던 책입니다.
신민정
서울중마초등학교 / 5학년
2010-10-03 18:33:03
| 우와~ 정말 많은 도움을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지금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읽고 있어요
심서영
봉림중학교 / 1학년
2010-10-06 19:39:28
| 마당을 나온 암탉을 연극으로도 보고 책으로도 읽었었는데 이렇게 인터뷰형식으로 읽으니 새롭네요^^ 아주 재미있었어요~~~
윤주하
냉정초등학교 / 6학년
2011-04-11 18:53:55
| 와우~ 인터뷰로 만들 생각을 하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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