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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호 2월 3일

동화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채현 나누리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149 / 조회수 :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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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반지

우리 아빠랑 엄마는 나만 미워한다. 아침에 동생이 먼저 나를 치고 지나가길래 나도 같이 쳤는데, 엄마랑 아빠는 동생이 모르고 그랬겠지 하며 동생 편만 들어준다.
또 동생이랑 내가 싸우니 "한소희! 동생이랑 싸우지 말랬지!" 한다. 동생은 잘못이 없나? 너무 억울하다. 난 내 동생 한강준이 세상에서 제일 싫다. 그런 내 동생만 두둔하는 엄마 아빠랑도 요즈음 너무 많이 싸운다. 휴...


학교에 갔더니, 선희가 또 말썽이다.

"소희야, 나 지우개 좀 빌려주면 안될까?"

"싫어! 내가 왜? 너도 지우개 좀 사고 다녀! 너희 집 지우개도 못살 정도니? 아니잖아?"


순간 내 입에서 나온 이 말에 나도 흠칫 놀랐지만 선희의 울그락 불그락 한 표정을 보고 지우개 안 빌려줘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선희가 말을 이었다.

"소희 너, 지우개를 안 빌려주면 안 빌려준다고 이야기하면 될 것이지 왜 그런 말을 하니? 난 너랑 이제 안 놀아!"

"그래, 너 나랑 이제 놀지 마. 난 친구 없이도 살 수 있어. 아니, 나 혼자가 더 편하지, 흥!"


내 지우개를 내가 안 빌려준다니까 선희는 자기 혼자 홱 토라져 버렸다. 선희는 가끔씩 내가 가족들과 싸우고 학교에 올 때, 내가 예민할 때에만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다.

오늘 국어시간이었다. 선생님은 여느때와 같이 노란 네모 안에 있는 말을 색깔펜으로 밑줄 치라고 하셨다. 그리고는 우리는 시를 합창하듯 다같이 낭송하기 시작했다. ‘별. 즐거운 날 밤에는 한 개도 없더니 한 개도 없더니. 마음 슬픈 밤에는 하늘 가득 별이다. 수만 개일까, 수십만 개일까 ,울고 싶은 밤에는 가슴에도 별이다. 온 세상이 별이다.‘


오늘 저녁식사 시간이었다. 내가 밥을 먹고 있었는데, 엄마가 내가 좋아하는 메추리알을 내 밥그릇 위에 놓아 주셨다. 평소 같았으면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겠지만, 오늘 아침 일을 생각하니 넙죽 받아 먹기가 싫었다. 그래서 나는 무표정으로 메추리알을 다시 반찬그릇에 담아놓고는 ‘잘먹었습니다’ 말 한 마디도 않은 채 내 방으로 들어갔다. 엄마가 나를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는 괜히 방문을 쾅 닫았다. 휴~ 한숨이 나왔다. 그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창문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다. 갑자기 낮에 공부시간에 교과서에서 나왔던 시가 생각났다. 내가 마음이 슬펐던 건가... 밝게 빛나는 별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기도 하였다.


언젠가 나는 시골에 가서 4살짜리 동네 동생과 꽃을 엮어 꽃반지를 만들며 놀았던 적이 있다. 그 옆에 잎과 뿌리가 뜯긴 채 시들어 있던 꽃도 생각났다... 순간, 지금 나의 상황도 이것과 같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꽃반지도 두 송이의 꽃을 함께 엮어 만들어야 꽃반지가 되고, 더 예쁜 것처럼...나와 부모님, 그리고 나와 선희가 함께 있어야 더 예쁘지 않을까... 꽃은 뿌리와 줄기가 있어야 아름다운 모습으로 길가에 피어있을 수 있는데... 그래야 살랑거리는 바람과 대화도 하고, 햇님 아줌마와도 인사할 수 있는데.. 나는 나의 뿌리인 부모님의 마음에 말대꾸와 행동으로 금을 그엇고, 항상 옆에 있어 주는 잎과도 같은 단짝친구, 선희의 마음에도 금을 그어 버렸다. 별을 보고 있으니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부모님은 내가 누나라서 책임감 있게, 그리고 어른스럽게 행동하라는 사랑의 말씀이었을텐데... 선희도 딱 잘라 거절당하니 무안하기도 하고 마음 아팠을 수도 있는데..


"안되겠다."

이 말을 하고는 돼지저금통을 깼다. 역시 저금은 한달에 한 번 500원씩만 하는 별난 한소희였다. 3개월 동안이나 모았지만 돈은 1500원 뿐. 점퍼를 걸치고 슬리퍼를 신고 간 곳은 동네 슈퍼였다. 나는 사탕을 샀다. 그리고 그 옆 문구점에 가서 예쁜 색종이도 사고, 편지지도 샀다. 사탕은 내일 학교에 입고 갈 체육복 주머니에 대여섯개 찔러 넣고, 사 온 편지지 4장으로 나의 뿌리와 잎에게 편지를 썼다. 동생과 부모님, 그리고 선희말이다. 내일은 선희에게 사탕을 주면서 사과해야겠다. 선희는 옅은 보조개를 띠며 눈웃음을 짓겠지? 그리고 부모님은 아이고, 우리딸~ 하며 내 엉덩이를 두드려 주실 것이고 말이다. 내 동생은 누나~ 하고 나에게 안길 것이다. 별아, 너 덕분에 나의 뿌리와 잎에게 사과할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 별 덕분에 나의 뿌리와 잎을 찾았던, 어느 밤이었다.

이채현 나누리기자 (대구대덕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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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0-10-22 21:12:14
| 언니 동화 이야기 좋은 내용이 담겨있고, 재미있는 것 같아
박소영
성명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0-24 14:26:27
| ㅜ.ㅜ 감동적이다...^^ 처음에 기사 들어가보지도 않고 내용만 살짝 나올 땐 정말 깜짝 놀랐어. 혹시 실제 이야긴가 하고... 그래서 허겁지겁 들어가 보았는데 동화였네^^;; 동화 너무 잘 쓴다^^ 다음에도 재밌고 감동적인 동화 기대할게^^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0-24 23:18:12
| 소영아~ 고마워~ㅎㅎ
한지은
야탑중학교 / 2학년
2010-10-31 15:33:01
| 제목도 내용도 잔잔하고 감동적이예요. 작가같아요.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0-10-31 18:12:24
| 정말 감동적인 이야기네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0-10-31 22:02:05
| 친구의 우정에 대해 아주 자연스럽게 다루었군요. 정말 많은 교휸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채현
송현여자중학교 / 2학년
2010-11-02 21:00:43
| 제 동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위청비
순천북초등학교 / 6학년
2010-11-06 21:09:33
| 동화 잘 지으셨네요^^ 추천 꾹 누르고 갑니다~!
윤하진
서울난우초등학교 / 6학년
2011-03-29 20:48:34
| 우와아~ 작가 하셔도 될것같아요 ㅎ
이윤이
대련한국국제학교 / 5학년
2012-09-01 23:32:28
| 너무 잘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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