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기록관 홈페이지로 이동합니다
50호 1월 6일

동화 이야기 추천 리스트 프린트

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추천 : 142 / 조회수 : 1418

뉴스 공유하기 C
					로그 미투데이 트위터 Facebook

민들레의 소원

바람이 무섭게 휘몰아치고 있어요. 초록빛의 커다란 나무들은 허리가 아프다며 아우성이네요. 나무 사이로 저는 고개만 뻥긋 내밀며 엄마 손을 더 꽉 잡았죠. 그때 엄마가 소리쳤어요.
“자, 다들 준비해라. 바람이 우리 쪽으로 오고 있어. 얘들아, 어서 힘차게 날아오르렴! 멀리 멀리 날아서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렴. 잘 가거라. 내 사랑하는 아이들아.”


모두들 신이 나서 껑충 날아올라 바람을 타고 하늘 높이 흩어져 버렸어요. 전 바람이 너무 무서워서 멈추기만을 기다리며 엄마 손을 놓지 않았어요. 엄마는 환하게 웃으며 제 얼굴을 보셨어요.


“막내야, 겁내지 말거라. 바람은 우리에게 좋은 친구란다. 더 넓은 세상 속으로 날아가 멋진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싶지 않니? 세상은 넓고 아름다운 곳도 아주 많단다. 날아서 멋진 꽃을 피우렴. 바람이 널 아름다운 곳으로 여행을 시켜줄 거야.”
“엄마, 그래도 전 무서워요.”
“자, 용기를 내렴. 즐거운 모험이 널 기다리고 있단다. 멋진 민들레가 되기 위한 과정이란다. 어떤 모험이 될 지 기대 되지 않니?”
“멋진 민들레요?”
“그래. 멋진 민들레!”
“알았어요. 용기를 낼게요. 저도 언니 오빠들처럼 멋진 민들레가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나겠어요.”
“그래. 장하구나. 너의 여행길에 늘 행운이 함께하길 기도하마.”


바람은 여전히 심하게 불었어요. 전 하늘을 날 준비를 하기 위해 엄마 손을 놓았어요. 그 순간 전 엄마 주위를 몇 바퀴 맴돌더니 하늘 높이 부~웅 하고 몸이 떠올랐지요. 엄마는 저에게 손을 흔들어 주셨어요. 엄마 곁이 제일 안전하고 좋은 곳이지만 멋진 민들레가 되기 위해 바람이 거칠게 저를 휘감더라도 비가 제 머리를 찰싹거리며 때릴지라도 이겨낼 거예요. 막상 바람을 타보니 무서운 생각이 싸악 사라지고 재미있었어요. 엄마가 자주 들려주시던 인간들에게 저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계속해서 여행을 했지요. 제가 아직은 작은 몸의 홀씨이지만 언젠가는 멋진 꽃을 피울 민들레이니까요.


어느덧 분홍빛의 노을이 하늘을 덮었어요. 얼마나 날아온 것일까요? 깜깜한 밤이 왔는데도 바람은 멈추지 않았어요. 전 계속해서 여행을 떠났죠. 그렇게 몇 번의 밤이 지나갔는지 모를 일이에요. 이젠 바람도 어둠도 무섭지 않아요. 하늘, 구름, 해, 달, 별, 바람과 친구가 되었거든요. 전 제 자신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웠어요.
바람이 잔잔해졌어요. 저의 몸은 아래로, 아래로 내려갔지요. 산도 보이고, 바다, 넓은 들판, 높은 건물, 자동차, 사람들이 보였어요. 이젠 천천히 내려앉아 자리를 잡아야 될 것 같아요. 어디로 내려앉을까 고민을 하다 넓은 들판에 내려앉기로 했죠. 저곳이야말로 멋진 꽃을 피울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어요. 저에겐 정말 중요한 일이거든요. 잘못해서 매연방귀 내뿜는 자동차가 달리는 딱딱한 아스팔트 위에 떨어진다든지 바다 속으로 풍덩 떨어진다면 전 끝이거든요.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저도 제 아이들의 미래까지도 생각해야 되는 걸요. 이런 깊은 생각도 하다니 여행을 하면서 철이 들었나 봐요.


따뜻한 흙 이불을 덮고 겨울 내내 잠을 푹 잤어요. 몸이 근질근질하고 눈이 따가웠어요. 이젠 세상 밖으로 나갈 시간이에요. 두꺼운 흙을 뚫고 새싹을 쭈~욱 내밀었지요. 따스한 봄 햇살이 반갑게 인사해 주네요. 떡잎 한 장으로 세수를 하고 이리 저리 둘러보았어요. 상쾌한 공기가 뿌리까지 느껴졌어요. 주위엔 친구들이 아주 많았어요. 강아지풀, 소리쟁이, 쇠비름, 괭이밥풀, 애기똥풀, 토끼풀.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했지요. 우리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꽃을 피웠어요. 친구들은 이곳에 오기까지의 모험담을 늘어놓았어요. 쓰레기더미 위로 떨어졌다 고약한 악취 때문에 숨을 못 쉬었는데 마침 바람이 불어와서 얼른 그곳을 피할 수 있었다는 아슬아슬한 이야기, 시냇물이 보여서 시냇물 가까운 풀밭으로 내려앉았는데 시커먼 폐수가 풀밭사이로 흐르고 여기저기 빈병이 나뒹굴고 죽은 물고기 떼를 보고 섬뜩해서 힘껏 몸을 날려 바람을 타고 그곳을 떠났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 엄마말씀처럼 바람은 우리의 좋은 친구였어요. 모두들 바람의 도움으로 위험한 곳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모두들 저처럼 멋진 꽃을 피우기 위해 기나긴 여행을 했고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했지요.


또 비가 내렸어요. 비가 멈추자 친구들은 몇 뼘은 키가 자라있었지요. 잎사귀마다 물방울 옷을 입었네요. 풀밭 곳곳에 작은 웅덩이가 생겼어요. 그 웅덩이에 제 얼굴이 비쳤지요. 노란 꽃봉오리가 금방이라도 필 듯 멋진 모습이었어요. 아! 이제 저도 꽃을 피우려나 봐요. 저녁이 되자 봄비가 또 잎사귀를 간질이네요. 봄은 꽤 제멋대로예요. 하루는 추웠다 하루는 맑았다가 비도 자주 내리네요. 에취! 기침을 시원하게 했어요. 엄마생각을 하다 눈이 저절로 감겼지요. 꿈에서 엄마와 민들레가 가득 핀 풀밭 위에서 노래를 불렀어요. 왠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아요.


시끌시끌 무슨 일인지 시끄럽네요. 눈을 떠보니 주위 친구들이 안절부절 못하네요. 멀리서 사람들이 소풍을 나왔는지 우리 쪽으로 걸어오고 있었어요.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사람들을 보았지요. 저의 머릿속에는 위험한 생각들이 떠올랐어요. 친구들을 꺾으면 어떡하지! 우리들을 밟으면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되었어요. 그때였어요. 아이 한 명의 손이 제 꽃봉오리를 향했어요. 이젠 죽었구나 하고 눈을 찔끔 감았지요.


“어머, 예쁜 민들레가 피었네. 엄마, 여기 민들레가 활짝 피었어요.”
사람들은 모두 제 주위에 빙 둘러섰어요. 모두들 예쁘다고 칭찬을 해주었지요. 글쎄 제가 밤새 멋진 꽃을 피웠지 뭐예요. 사람들은 모두 제 꽃잎을 쓰다듬어 주었어요. 전 으쓱해서 꽃잎에 탱탱하게 힘을 불어넣었지요. 모두들 좋은 사람들 같았어요. 사람들이 모두 돌아간 뒤 다시 고요한 밤이 왔어요. 낮에 만난 사람들은 좋은 사람들이었지만 언제 나쁜 사람들이 나타나서 우리들을 꺾고 밟을 지모를 일이었어요. 그 생각을 하니 잠이 오지 않았어요. 힘들게 여행해서 겨우 꽃을 피웠는데 마음은 무거웠지요.


저희는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부탁하고 싶어요. 우리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도록 아름다운 환경을 유지시켜달라고요. 그래서 내 아이들과 또 아이들, 아이들이 계속해서 이 넓은 들판에서 숨 쉴 수 있기를 소원했지요. 사람들이 우리를 짓밟는다면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소리칠 수도, 움직일 수도 없는 나약한 풀들인데요.


오늘도 날씨가 무척이나 좋네요. 이제 저에게도 예쁜 아이들이 많이 생겼어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바람을 타고 즐거운 모험을 시작해야겠지요.

임지수 나누리기자 (경인교육대학교부설초등학교 / 5학년)

추천 리스트 프린트

 
이채원
대구대서초등학교 / 5학년
2011-01-07 21:16:31
| 민들레가 사람들에게 꺽일까봐 무서워 하고 있네요
동화 잘 읽고 가겠습니다.
장유정
청심국제중학교 / 1학년
2011-01-08 16:07:47
| 정말 아름다운 환경을 유지해야겠어요
전현환
대륜중학교 / 1학년
2011-01-15 14:11:24
| 민들레의 마음이 잘 나타나 있네요. 앞으로는 푸른환경을 지켜야겠습니다.
임지수
북인천여자중학교 / 1학년
2011-01-19 16:49:08
| 채택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렌즈속세상

놀이터


Template_ Compiler Error #10: cannot write compiled file "/web/webapp/data/ipress/iprdata7/e3/school.president.go.kr_paper/template/kr/_compile/group/63/1/bottom.htm.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