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천왕 3화:이성을 잃은 봉상왕

달고와 돌고, 그리고 여러 충신들은 봉상왕 앞으로 끌려갔다. 봉상왕은 드디어 달고와 돌고의 목덜미를 잡았다는 듯 입에 미소를 품고 있었다.

“죄인 달고와 돌고는 들으라.”

봉상왕은 얼굴을 있는 대로 일그러뜨리며 말했다.

“너희는 나, 봉상왕을 몰아내고 왕위를 탐하려고 하였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족 전체를 달고 일가와 돌고 일가 전체를 멸하는 삼족 파멸의 형을 받게 하도록 하겠다!”

삼족 파멸의 형은 동양에서 제일 심한 벌 중 하나였으므로, 왕위를 탐한 자, 난의 주동자, 왕에게 해를 입힌 자 등 중죄인에게만 적용되는 벌이었다. 하지만 삼족 파멸의 형 바로 전날에는 원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는 그나마 큰 ‘자비’가 적용된다고 한다.

그날 밤, 병사들은 돌고의 아들, 우불을 찾을 채비를 하였다. 왕이 명을 내리기 직전, 달고가 왕에게 찾아왔다. 왕과 달고는 안에서 앉아 차를 마시며 대화를 하였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작은아버님?”

왕은 달고에게 최대한의 예의로 하였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한이 담겨 있었다.

“나, 이 생의 마지막 부탁을 하기 위해 왔다네.”

달고가 침착하게 말을 하였다.

“돌고와 우불은 아무 죄가 없네, 그들은 왜 죽이려고 하는가?”

달고가 이 말을 뱉는 순간, 봉상왕은 굳었다.

“돌고와 우불은 살려 주시게나. 차라리 이 몸을 도막내어 바다에다 던져버리게!”

“……”

둘 다 말이 없었다. 그 때, 봉상왕이 입을 열었다.

“작은 아버님은 항상 제 동생, 돌고에게만 신경을 쓰셨습니다. 좋은 옷은 돌고만 입혀주고, 좋은 음식은 돌고에게만 주고...돌고, 돌고, 그놈의 돌고에게만!”

봉상왕은 주먹으로 돌고라고 말할때마다 책상을 두드렸다.

“왜 그놈의 돌고에게만 관심을 주냔 말입니까? 저도 또한 작은아버지의 조카입니다. 못난 놈, 미련한 놈, 천치같은 놈이지만, 그래도 작은아버지의 조카란 말입니다! 제게 좀만 따뜻하게 대해주셨으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것 아니냐는 말입니까!”

봉상왕은 눈물을 흘리며 시뻘개진 눈으로 달고를 째려보았다. 달고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열기도 전에, 봉상왕은 소리치기 시작하였다.

“작은 아버님이 정말로 원망스럽습니다. 돌고놈도, 그리고 곧 거치적거리는 놈이 될 우불이 그녀석도!”

봉상왕은 뒤를 돌아보았다.

“밖에 계 있느냐!!!”

장군 한명이 들어오자, 봉상왕이 소리쳤다.

“지금 당장 돌고의 아들, 우불을 잡아 오너라! 내 내일 사형식을 거행할 것이다!”

장군이 나간 후, 봉상왕은 다시 고개를 홱 돌려 달고를 쳐다본 후, 입을 열었다.

“왕위는 제 것입니다. 아무도 빼앗지 못합니다!”

하지만 달고는 역시 질 수 없다는 듯이 큰 소리로 말했다.

“네가 그렇게 행동하니까 내가 널 왕으로써 인정 못한다는 것 아니냐! 네가 그렇게만 행동하지 않았어도 난 너에게 따뜻하게 대해줬을 것이다. 내 내일 하늘나라에서 네가 왕이 된 후 고구려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볼…”

하지만 달고는 말을 잇지 못하고 무언가에 맞아 쓰러졌다. 봉상왕이 던진 찻잔이었다. 찻잔은 달고의 이마에 정확히 맞았다. 봉상왕이 이성을 되찾은 이후 달고에게 다가가 달고는 흔들었지만 달고는 숨 쉬지 않고 있었다. 달고는 봉상왕이 던진 찻잔 때문에 사석에서 숨지게 된 것이었다.

달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돌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자신이 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은 수포가 되었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그때, 문득 떠오른 사람이 있었다. 그를 떠올리고 나서, 돌고가 입을 열었다.

"우불이...우불이가 정말 위험하다!"

이주현 나누리기자 (예일초등학교 / 5학년)

송아영 성당중학교 / 1학년 2011-01-31 13:01:20 | 역사스토리(?) 같네요??? 어쨎든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