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윤 독자 (호계초등학교 / 6학년)
추천 : 26 / 조회수 : 1056
5월 14일 토요일에 우리 가족은 가까운 바닷가로 낚시를 갔다. 아빠는 선착장에서 낚시를 하고 엄마와 나는 갯벌에서 조개를 잡았다. 그런데 이상한 냄새가 났다. 엄마는 조개가 썩었다고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조개껍질이 많이 흩어져 있었다.
‘조개가 왜 저절로 썩어 버렸을까?’ 아빠께 여쭈어보니 몇 가지의 이유가 있다고 했다. 첫째 지구온난화 때문에 바닷물 온도가 높아졌고, 둘째 적조현상과 청조현상 때문이며, 셋째 도시의 생활하수, 그리고 마지막으로 누군가 몰래 나쁜 것을 근처에 버렸기 때문이란다. 죽어있는 조개가 불쌍했다. 된장국에 넣어도 맛있고, 부침개나 탕국을 끓여도 맛있는 조개가 바닷가에서 저절로 죽다니 말이다.
사람들은 더 건강하게 살기 위해서 건강에 좋다면 무엇이든지 먹는다. 저녁마다 아파트 주위를 돌고 훌라후프도 돌리고 근력운동도 한다. 엄마는 요가를 하고 아빠는 등산모임에서 일요일마다 산을 간다. 이런 모든 것이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 위해서 하는 운동이다. 엄마는 우리가 통닭이나 피자를 먹는 것보다 된장국과 나물을 먹어야 된다고 강조한다. 자연에서 나는 식품을 먹어야 진짜 건강에 좋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 몸에 좋은 조개랑 게들은 왜 죽어갈까? 식물과 동물이 살지 못하면 사람도 살지 못한다고 하던데, 이렇게 작은 조개들이 죽고 나중에는 큰 생선들이 죽으면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까? 사람들이 지구 환경을 더럽히니까 조개들이 시위를 하는 것일까? 아니다. 조개들이 사람들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다. ‘제발 지구를 위해 환경오염을 시키지 말아주세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은 갯벌 주위에 있는 쓰레기들을 주웠다. 선착장에는 낚시 온 사람들이 버린 온갖 쓰레기들이 널려 있고 낚싯대와 바늘도 버려져 있었다. 아빠는 이렇게 함부로 버리고 가는 사람은 낚시 올 자격도 없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런 사람들이 밉다. 그렇지만 누구인줄 모르니까 따질 수도 없다. 나는 죽은 조개들을 생각하면서 갯벌에 묻힌 라면봉지와 신발 한 짝도 건져냈다. 신발 속에도 조개 2마리가 죽어 있었다. 나는 조개껍질은 다시 바다에 돌려주고 신발만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 금세 우리가 가져간 봉투가 다 찼다. 아빠는 그 봉투를 잘 묶고 주둥이를 청색테이프로 붙였다.
우리가 돌아올 때 보니 바다는 반짝반짝 눈웃음을 지어 주었다. 나는 계속 죽은 조개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아빠와 나는 낚시 갈 때마다 쓰레기봉투를 가져가기로 약속했다. 다음에는 이번에 가지고 간 것보다 더 큰 쓰레기봉투를 가져갈 것이다. 그 속에 바다 생물의 아픈 마음까지 모두 넣어 왔으면 좋겠다.
이지윤 독자 (호계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