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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호 8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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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이 피하지방에도 영향을 미친다?

안녕하세요, 유 기자입니다. 지루한 장마가 끝났다 싶더니 바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네요. 여름철 무더위와 함께 가장 피하고 싶은 것으로 자외선을 빼놓을 수 없지요. 본격적인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자외선 차단제, 선글라스, 양산 등 자외선을 막기 위한 물품들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과연 자외선은 피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걸까요?

자외선을 많이 쬐면 피부암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거나 피부가 노화된다는 등의 연구결과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과도한 자외선 노출이 피부뿐 아니라 피하지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국내 연구팀이 밝혀 주목받고 있습니다. 서울의대 피부과 정진호 교수님을 만나 자세한 내용을 들어보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정진호 교수(이하 정 교수) : 네 안녕하세요.

유 기자 : 최근 서울의대 피부과 정진호 교수팀이 자외선을 많이 쬐면 피하지방세포에서 지방 합성을 억제해 피부를 늙게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셨는데요, 자외선이 피하지방까지 침투하나요?

정 교수 : 자외선 파장은 표피와 진피까지는 침투할 수 있지만 그 아래에 있는 피하지방까지 직접 침투하진 못합니다. 하지만 자외선 노출에 의한 피부 노화(광노화)는, 이것을 ‘광노화’라고 하는데요. 광노화는 자연적으로 노화된 피부보다 주름이 많고 피부가 얇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피부가 얇다는 건 피하지방량이 적다는 뜻인데요. 그래서 연구를 하게 됐죠. 과연 어떤 메커니즘으로 자외선이 피하지방에 영향을 미치는 걸까 하고요.

유 기자 : 그런데 요즘은 다들 미용은 물론 건강을 위해서도 다이어트를 하는데요. 몸에 피하지방이 줄어들면 좋은 거 아닌가요?

정 교수 : 우리 몸의 피하지방은 전체 지방의 8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내장에 저장돼 있습니다. 예전에는 내장지방과 피하지방이 단지 우리 몸의 ‘에너지 저장고’ 정도로만 취급당했지요. 하지만 이제는 다양한 질병과 연관이 있다고 추정되고 있습니다. 또 자외선에 많이 노출되는 얼굴과 목, 팔 등에 피하지방량이 적어지면 주름이 생기고 빨리 노화되기 쉽지요.

유 기자 : 이번 연구를 위해 노년층 7명, 청년층 5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하셨다고 들었는데요. 어떤 실험이었나요?

정 교수 : 우선 노년층의 평균연령은 72.7세(70~75세 사이, BMI 지수 19.5~22.8 사이)였고 청년층 평균연령은 30.2세(24~33세 사이, BMI 지수 16.6~25.1)였습니다. 이들은 모두 피부 병력이 없는 한국인입니다. 자외선으로부터 보호된 엉덩이 피부조직과 자외선에 노출된 팔 상완(팔뚝) 피부조직을 제공해 주었지요.

유 기자 : 참고로 BMI 지수는 몸무게(kg)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눠서 얻은 값으로 보통 20~23이 정상, 23 이상이면 과체중, 25 이상이면 경도 비만으로 분류됩니다. 참, 자외선에 영향 받지 않은 피부를 자외선에 일부러 노출시키기도 하셨다면서요?

정 교수 : 네. 여섯 명의 남성 자원자들(평균연령 26.5세, 21~33세, BMI 18.6~23.3)이 자외선에 엉덩이를 노출시킨 뒤(파장 275nm~380nm) 엉덩이 피부 샘플을 제공해 줬어요. 즉 한국인 남성 노년층과 청년층 두 군으로 나눠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은 피부와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를 각각 비교하고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은 청년층 피부를 일부러 노출시켜 자외선에 의한 변화를 관찰한 것이지요.

실험 결과 자외선을 장기적으로 쬔 노년층 팔뚝 피부조직은 자외선에 노출되지 않은 엉덩이보다 지방산과 중성지방의 양이 현격하게 적었습니다. 하지만 청년층 팔뚝 피부조직과 엉덩이 피부조직 사이에는 특별한 차이가 보이지 않았어요. 이를 통해 노년층에서 볼 수 있는 팔과 엉덩이의 지방량 차이는 부위별 차이라기보다는 광노화로 인한 차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유 기자 : 그럼 피하지방의 양이 적어진 이유는 무엇 때문이었나요?

정 교수 : 지방층까지 자외선이 도달하지 못하니 지방 생성에 관여하는 효소의 양을 측정해 봤습니다. 그 결과 광노화가 진행된 노년층의 팔뚝 부분에서 효소들의 양이 눈에 띄게 적었어요. 참고로 지방 생성에 관여하는 대표적인 효소로는 아세틸조효소A 카르복시화 효소(ACC), 지방산합성효소(FAS), 스테아로일 조효소 A 불포화효소(SCD) 등이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자외선 노출은 피하지방세포 내에서 지방을 만들어내는 효소를 제거할 뿐만 아니라 새로 생성되는 것도 막았습니다. 즉 자외선이 피하지방을 분해하는 것이 아니라 피하지방 생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전체 피하지방량이 줄어드는 것입니다.

유 기자 : 피하지방 합성을 억제하는 단백질도 처음으로 알아내셨다고 들었는데요?

정 교수 : 네, 광노화로 피하지방 합성이 억제되는 것은 피부 각질세포에서 분비된 인터류킨-6, 인터류킨-8, 단핵구 주화성인자 단백질-3(MCP-3), 태반성장인자(PlGF) 때문입니다. 이 물질들의 분비를 차단하자 지방생성효소들과 유전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했어요. 이들 단백질은 자외선이 피부에 닿으면 생성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분비를 막으면 자외선을 쪼이더라도 지방합성이 억제되지 않습니다.

유 기자 : 피하지방이 줄어들면 몸에 어떤 이상이 생기나요?

정 교수 : 피하지방세포의 기능이 떨어져 피하지방에 저장되지 않은 지방들은 지방산의 형태로 혈액 속에 존재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혈중 지방산의 증가로 고지혈증, 심근경색, 대사이상증후군 등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져요.

이외에도 피하지방은 우리 몸의 체온을 유지하고 수분 증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 에스트로겐 등 여러 가지 호르몬을 저장하는 기능도 하기 때문에 우리 몸에서 피하지방이 줄어들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유 기자 : 네,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결국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는 피부의 탄력 저하, 주름살로 인해 생기는 외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내적인 건강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피하지방이 줄어들고 복강 내 내장지방이 증가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질병 발병률이 높아진다고 하는데요. 나이가 들어서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었을 때부터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겠습니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도움 : 정진호 서울대 의대 피부과 교수)
-기사제공: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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