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독자 (장덕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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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외할머니 댁에 갔더니, 외할머니가 정성스레 보자기에 싼 물건을 보여주셨다. 보자기가 너무 화려하고 좋아보여 ‘무슨 중요한 보물이겠구나.’ 속으로 기대를 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 달리 그것은 오래된 물건이었다. 바로 도시락통이었다. 할머니께서 보여주신 도시락은 버들로 만든 도시락이었다. 도시락은 밥과 반찬을 넣어 가지고 다니던 휴대용 그릇이다.
도시락통의 길이는 30cm, 너비는 15cm, 높이는 11cm였다. 지금은 민속 박물관에 가야 찾아볼 수 있는 물건이라고 하셨다.
외할머니가 보관하셨기에 이 도시락은 외할아버지가 쓰셨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외할아버지의 아버지, 즉 외증조할아버지의 도시락이었다.
외증조할아버지는 산에 일을 갈 때 이 도시락에 밥을 싸서 해가 지고 어두워질 때까지 일을 하셨다고 한다.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셔서 우리 외할아버지가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해서 선생님이 되셨다.
외할머니는 아마 외할아버지를 잘 키워주신 외증조할아버지께 느끼는 고마움과 돌아가신 외할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그 도시락만 보면 생각나시는 것 같았다. 도시락을 보시다 자주 눈물을 흘리셨다고 했다.
이젠 나도 그 도시락을 볼 때마다 좋다. 만져도 보고, 다른 물건도 괜히 넣어본다. 그리고 지금과는 다른 그 당시의 많은 것들을 상상해본다.
나도 이제 아빠의 물건을 자세히 본다. 그리고 아빠께 그 물건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가 있는 물건이냐고 물으면, 아빠는 잘 대답은 안 해 주신다. 내가 의미를 찾아야 하는 걸까? 나도 언젠가는 부모님을 기억할 수 있는 물건을 소중하게 아껴서 보물이 되도록 해봐야겠다.
최강희 독자 (장덕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