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영주 독자 (충주남산초등학교 / 5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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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24일. 떨리는 마음으로 아침 일찍 직행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 경복궁으로 가는 전철을 탔다. 오! 이럴수가! 경복궁으로 가야 할 전철은 완전 반대로 달리고 있었다. 엄마와 나는 어이가 없어 웃고 말았다. 그 실수로 20분이면 갈 거리를 한 시간도 더 걸려 경복궁에 도착했다.
청와대 사랑채까지는 15분 정도 걸어서 들어갔다. 나는 청와대 사랑채 건물이 맞은편에 있는 청와대처럼 전통적인 건물일 줄 알았는데 내 예상과는 다르게 현대적인 세련된 느낌의 멋진 건물이었다.
편집진과 푸른누리 기자단은 청와대 사랑채 1층 로비에서 만나 서로 인사를 나누고 인터뷰 전에 서울시 문화 관광 해설사 김은배 님의 해설을 들으며 청와대 사랑채 1층에 있는 대한민국관과 2층에 있는 하이서울관을 관람했다. 역대 대통령의 발자취와 수도 서울의 발전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었고, 대통령 집무실와 똑같이 만든 곳에서 멋지게 포즈도 취하고, 국새를 찍어 보며 미래의 대통령이 되어보기도 했다.
청와대 사랑채 관람 후 우리 기자단은 인터뷰 하기로 한 장소로 이동했다. 엄익평 선생님께서는 1층 로비 전시실에서 황토색의 고운 계량 한복을 입고 심각한 표정으로 옥공예 시연을 하고 계셨다. 관람 오신 내, 외국인들도 전시해 놓은 선생님의 옥공예 작품들을 보며 감탄하였다.
편집진께서 엄익평 선생님과 기자단이 가까이에서 인터뷰 할 수 있도록 자리를 정돈해 주셨다. 기자단들이 엄익평 선생님 앞에 나란히 앉았다.
엄익평 선생님 : 인터뷰 전에 그래... 어디... 뭘 질문할건지 준비한거 있으면 말해봐요. 하하하
기자단 : 하하하
선생님의 농담 때문에 모두 크게 웃었고 너무 떨렸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그리고 엄익평 선생님께서 우리 기자단이 하는 질문에 자상하고 친절하게 대답해 주셨다. 옥장 엄익평 선생님은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37호이다. 선생님은 36년간 옥공예에 온 힘을 쏟으셨고, 옥벼루, 옥주전자, 옥술잔, 옥향로, 옥수반, 옥노리개 등 수많은 옥 제품을 쉴 새 없이 만들어가며 스스로 기법을 터득하셨다고 한다. 그리고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여 수상의 영광을 얻었으며, 1998년 제 23회 전승 공예대전에서는 ‘백옥 당초수자 길상문합’ 을 통해 뛰어난 세각 기술을 인정 받아, 국무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하셨다.
선생님께서는 철사톱으로 옥판의 모양을 오려내는 시연을 해주시며 "옥에 문양을 내려면 이렇게 수천 수만 번 갈아야 제대로 된 문양이 나온단다" 라고 말씀하셨다. 선생님의 두 손 마디마디가 거칠게 굳은살이 박혀 있는 것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다.
기자 : 선생님께서는 36년간 옥공예를 해오셨는데 그 긴 시간을 견디기 힘들 때 어떻게 극복 하셨나요?
엄익평 선생님 : 옥공예를 한다는게 모든 부분이 어렵긴 하지요. 다른 공예들도 마찬가지로 인내력이 필요한데 이 옥공예는 특히, 하나를 가지고 장시간을 해야 되거든요. 그런데서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도를 닦는 기분으로 하는거지. 지금은 문화재라는 칭호를 얻었으니까 사명감도 있고 더 잘 지켜 나가야겠지.
기자 : 앞으로 우리나라 전통 문화를 계승해 나갈 푸른누리 기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엄익평 선생님 : 그래요. 이제 이런걸 관심 가져주고 하니까 상당히 고맙죠. 우리 문화가 있어야 제대로 된 뿌리잖아요. 우리 뿌리를 사랑하고, 꼭 전통 공예가 아니라도 없어져가는 문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 좋겠어요. 그리고 우리 문화에 자부심을 가지길 바랍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폭풍처럼 떨렸던 내 마음도 어느새 가라앉고 편안해져있었다. 처음 만나는 편집진 선생님과 엄익평 선생님도 너무 자상하시고 오늘 함께한 영서, 도현오빠, 소은언니, 그리고 혜주기자. 만나서 반가웠고 모두 수고했어요.
표영주 독자 (충주남산초등학교 / 5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