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아 독자 (서울송전초등학교 / 6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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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 목요일 보니하니의 첫 촬영이 있는 날이었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자마자 서둘러서 준비를 마치고 EBS로비로 향했다. 다행히도 내가 도착 했을 때는 약속시간보다 10분 전인 7시 50분이었다. 모두들 처음 보는 얼굴이었기 때문에 긴장이 되고 설레기도 하면서 "내가 이 친구들과 보니하니 푸른누리 기자단의 대표로 활동을 잘 할 수 있을까"라는 궁금증까지 밀려왔다. 한 명도 빠짐없이 모인 푸른누리 기자단은 안성으로 향하는 차에 탔다. 모두들 촬영지로 가는 길에 서로에 대해 알기 위해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시간은 빨리 갔고, 드디어 이 날의 촬영지인 안성 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에 도착했다.
이날 우리가 취재하고 체험하는 남사당패는 조선후기에 장터와 마을을 떠돌아다니며 곡예, 춤, 노래를 공연했던 최초의 대중연예 예능인 집단으로 후에는 민중 예술단으로 활동하게 된다. 남사당은 꼭두쇠를 중심으로 공연 내용을 정하여 기예를 연마 하였고 풍물놀이, 줄타기, 탈놀음, 창, 인형극, 곡예공연을 하였다.
바우덕이는 남자들로만 이루어진 남사당패에서 최초의 여자 꼭두각시로 본명은 김암덕이다. 또한 바우덕이는 안성 남사당패의 대표적인 꼭두각시가 되어 남사당을 최고의 민중 예술단으로 승화 시켰다고 한다. 우리는 남사당의 여러 공연 중 덧뵈기(샌님 잡이), 어름(줄타기), 버나(접시돌리기), 살판(땅재주), 을 배워보기로 하였다.
안성에 도착한 우리는 남사당패의 전통 의상으로 갈아입고 민속놀이들을 배우러 갔다. 첫 번째로 배우게 된 것은 덧뵈기였다. 덧뵈기는 탈을 쓰고 하는 연희로서 일종의 탈놀음이다. 푸른누리 기자단은 먼저 각자의 개성을 살려 탈을 만들었는데 함께 전통 탈에 관해 의논하고 도와가며 탈을 만든 까닭에 우리나라의 전통을 잘 살려 만들 수 있었다. 그 다음에는 탈춤을 배웠다. 탈춤은 춤을 추는 속도와 표현하는 바가 요즘 춤과 달라서 익숙하지 않은 까닭에 쉽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매우 특별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배운 것을 갖고 샌님 잡이라는 덧뵈기를 하게 되었다. 샌님 잡이는 샌님과 샌님의 부인 노파가 하인 말뚝이와 재담을 주고받는 내용이다. 우리는 푸른 팀과 누리 팀으로 나누어 각 팀의 실력을 보여줬다. 누리 팀도 푸른 팀도 모두 최선을 다해 샌님 잡이를 마치고 나서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한 흥미를 갖게 되었다.
두 번째로 우리가 배우게 된 것은 어름이었다. 얼음은 줄타기와 비슷한 우리나라의 전통놀이이다. 그런데 우리 생각과는 달리 이번에 우리를 가르쳐 주신 분은 여자 분이셨다. 그래서 우리는 남사당패는 남성들로만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름을 가르쳐주시는 분이 여성인 것이 의아해서 까닭을 여쭤보았다. 선생님께서는 우리의 물음에 친절히 답해주셨는데, 요즈음에는 남사당패에서 여성도 활동 한다고 말씀해주셨다. 역시 여성이 활동 하지 못하는 분야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께서 먼저 3m의 높이의 줄에서 시범을 보여주셨는데, 묘기도 하시고 줄의 끝까지 가는 것을 보며 선생님께서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셨는지 알 수 있었다. 우리는 약 1m의 높이의 줄에서 어름을 해 보려고 몇 번이나 애썼지만, 중간쯤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어떤 친구들은 중간도 못 가서 넘어지기도 하였다. 선생님께서는 어름을 하기 위해서는 발을 대각선으로 꺾고 손을 옆이 아닌 위로 올려야한다고 말씀해 주셨다. 선생님의 조언을 잘 듣고 실천 해보니 훨씬 나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름의 보람을 안고 다음 민속놀이를 배우러 향했다.
세 번째로는 버나를 돌리는 것을 배웠다. 버나는 서양의 접시돌리기와 비슷한데, 동그란 나무 판을 돌리는 것이다. 버나도 역시 처음 해보는 것이라서 어름만큼 어려웠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초보자들을 위해 아래 빨간색 구멍이 파여 있는 버나를 주셔서 금방 돌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구멍이 없는 쪽으로 하면 잘 안 되는 것을 보니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누리 기자단은 버나를 가르치는 선생님께 집에서 버나를 연습하고 싶은데 집에서는 무엇으로 연습하면 좋을 지에 대해 여쭈어 보았다. 선생님께서는 유리 접시는 위험하기 때문에 철로 된 그릇이나 공책으로 연습하면 충분할 것이라고 말씀해주셨다. 우리는 집에서도 꼭 버나돌리기를 연습해보기로 하였다.
마지막으로는 살판을 배웠다. 살판은 텀블링과 같은 묘기인데, "잘하면 살판이오, 못 하면 죽을 판이오."라는 말에서 살판이라는 말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먼저 살판의 기술 중 ‘생선 뒤집기’를 해보았다. 선생님의 시범을 볼 때는 쉽게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의외로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실제로 해보았더니 이 묘기가 어려운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차렷 자세로 팔과 다리를 하나도 움직이지 않고 몸을 뒤집어야하기 때문이었다. 생선뒤집기를 하고 난 후에 우리는 물구나무서기를 해보았다. 2명씩 짝을 지어 해서 이번에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는데 이 기술도 실제로 해보니 균형이 잘 잡히지 않고 버티기도 어려웠다. 우리나라 전통 남사당놀이인 살판을 직접 해보니 조상님들의 끈기와 노력의 크기가 느껴졌고 소중한 우리의 문화를 자주 체험해서 이어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푸른누리 기자단은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 되어 EBS로비로 향했다. 우리가 서울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7시쯤이었다. EBS 보니하니의 첫 촬영, 많이 힘들고 긴장 되었었지만, 정말로 재밌고 유익한 경험이었다. 이 날의 경험을 통해 나는 남사당패의 전통과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외국의 서커스단 못지않게 멋지고 자랑스러운 우리나라의 남사당이 있다는 것을 세계에 알리고 싶다.
조승아 독자 (서울송전초등학교 / 6학년)